사고 원인을 두고는 초기 보도가 엇갈린다. 일부는 다른 선박과의 충돌을 주장하는 반면, 다른 매체들은 충돌 언급 없이 선체 내부로 물이 유입돼 파손됐다고 전한다. 군사 공격이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증거는 현재까지 없다. 이 사건은 노후 선박의 구조적 결함에 의한 해난 사고로 보이지만, 더 큰 문제는 이 사고가 전쟁 상태인 지역에 접해 있다는 점이다. 정상적인 해상 안전·예인·구난 대응 체계가 작동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루니호의 침몰은 단독 사건이 아니다. 수개월째 세계 주요 해상 에너지 수송로를 마비시킨 거대 위기의 일부다.
위기는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습을 감행하면서 시작됐다. 이란은 보복 조치로 전 세계 석유·가스 운송의 핵심 병목 구간인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했고, 그 여파로 글로벌 연료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해협 통과를 금지하는 경고를 발령했고, 이후 수개월간 선박 통행은 거의 중단 상태였다. 특정 시점에는 12시간 동안 단 3척의 선박만이 해협을 지난 것으로 기록됐다. 2026년 7월에는 미국 주도의 협력 항로를 따라 항행 신호(AIS)를 켜고 통과한 대형 선박이 아예 없던 날도 며칠째 이어졌다.
분쟁 발발 이후 수십 척의 상선이 공격·나포·피해를 입었다:
간헐적인 외교적 창이 열리면서 일시적 중단이 있었지만, 6월 말~7월 초부터 교전은 다시 격화됐다. IMO는 "최대한의 자제와 긴장 완화"를 촉구했지만, 이 위기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공급망 혼란으로 불리고 있다. 지역 내에는 약 6,000명의 선원이 여전히 발이 묶여 있고, 시점에 따라 약 1,600척의 선박이 페르시아만 안에 갇히기도 했다.
루니호의 침몰은 직접적인 군사 공격의 결과는 아니지만, 이 위기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취항 32년 된 노후 상선이 미·이란의 전쟁으로 인해 정상적인 안전·예인·구난·대피 체계가 모두 마비된 해역에서 치명적 구조 결함을 일으킨 것이다. 이 사건은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상업 선박 운항이 미사일과 드론뿐 아니라, 해상 안전 인프라의 전반적 붕괴, 선원 대피로의 차단, 보험 적용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극도로 위험해졌음을 웅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