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급등은 단일 뉴스가 아닌, 세 가지 공급 충격이 동시에 중간유분(경유, 난방유 등) 시장을 강타한 결과였다.
가장 결정적인 사건은 러시아가 7월 8일 자로 경유 수출을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한 것이었다 .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참석한 정부 회의에서 이 조치를 발표하며 "국내 시장 공급을 늘리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
이러한 조치는 우크라이나의 조직적인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내 정유 시설이 마비되고, 휘발유 부족과 가격 급등까지 초래된 데 따른 것이다 . 러시아는 앞서 연료 트레이더 등 비생산자의 경유 수출을 금지하는 부분 조치를 시행했으나, 7월 8일 조치로 생산자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 이번 금지 조치에는 선박용 연료와 가스오일도 포함되지만, 대부분의 보도는 통칭하여 '경유 수출 금지'로 언급하고 있다 . 몽골과 같은 기존 정부 간 협정에 따른 공급은 면제됐다 .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추가 타격을 위협하며 휴전 종료를 선언하면서 원유 가격이 약 7% 급등했다 . 브렌트유 선물은 6.6% 오른 배럴당 79.07달러, WTI(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6.1% 상승한 74.7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두 지수 모두 2026년 4월 이후 최대 일일 상승률이다 .
이러한 긴장 고조는 이란이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봉쇄할 수 있다는 위험을 높였다 . 호르무즈 해협은 2026년 3월 발발한 이란 전쟁 기간 동안 이미 여러 차례 폐쇄된 바 있다 . 이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은 모든 정제 제품에 상당한 공급 차질 프리미엄을 추가하며, 러시아의 경유 금지 효과를 증폭시켰다 .
러시아의 금지 조치 이전에도 글로벌 경유 시장은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었다. 6월 26일, 미국 경유 선물의 크랙 스프레드(정유사의 원유 대비 경유 가공 마진)는 이미 3주 만에 최고치인 배럴당 62.84달러를 기록했으며, 로이터 통신은 예비적 미-이란 휴전 이후에도 "해당 제품의 공급 타이트함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 7월 8일에는 NYMEX 3-2-1 크랙 스프레드(더 넓은 정유 수익성 지표)가 역대 최고치인 배럴당 64.58달러를 기록했다 .
유럽 가스오일 선물도 7월 8일에 13% 급등하며, 경유 부족 사태가 전 세계적 현상임을 보여줬다 .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2026년 6월 단기 에너지 전망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석유 재고 감소로 브렌트유 가격이 6~7월 평균 배럴당 105달러를 유지하고, 경유 및 항공유 도매 가격이 2026년에 분쟁 전 전망치보다 60%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
WTI 대비 경유 선물 크랙 스프레드는 2026년 3월 기준 이미 배럴당 약 70달러까지 치솟은 상태였다 . CME 그룹의 PVM 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난방유 크랙 스프레드는 2026년 3월 말에 배럴당 90달러에 근접하기도 했다 . 7월 8일 러시아의 금지 조치는 이러한 마진을 더욱 끌어올렸다.
도매 경유 가격은 이 금지 조치 이전에도 주간 기준 갤런당 30센트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 러시아 금지로 인한 추가 상승 압력을 고려할 때, 갤런당 40센트 이상의 인상은 시장 예상과 일치하는 수준이었다.
EIA는 이미 갤런당 1달러가 넘는 크랙 스프레드가 최종 소비자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은 2026년 초 이란 전쟁 첫 달 동안 미국 소매 경유 가격이 이미 62% 급등해 갤런당 5.64달러에 도달했다고 보고했다 . 원유와 경유 프리미엄이 동시에 폭등하면서, 이미 높은 연료비로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던 미국 트럭킹 업계의 운영 마진은 더욱 악화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