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화웨이 어센드(Ascend)로의 전환. 비교적 가까운 미래를 위해 딥시크는 이미 상당량의 추론 작업 부하를 화웨이의 어센드 950 칩 시리즈로 이전했습니다. 딥시크의 차기 주력 모델인 V4는 특히 화웨이 어센드 950PR 하드웨어에서 완전히 구동되도록 최적화되었습니다. 흥미롭게도 딥시크는 V4 모델에 대한 얼리 액세스 권한을 화웨이 등 국내 공급업체에만 제공하고, 엔비디아와 AMD 같은 미국 칩 제조사에는 제공하지 않으며 업계 관행과도 확연히 다른 행보를 보였습니다
. 이는 딥시크가 미국 하드웨어 없이도 대규모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입니다
.
단기: 알고리즘 효율성. 딥시크의 모델은 항상 알고리즘과 아키텍처 효율성을 강조해 왔으며, 이를 통해 학습과 추론 모두에 필요한 원시 컴퓨팅 성능을 획기적으로 줄였습니다. 전문가 혼합(MoE), 선택적 활성화, 전이 학습과 같은 기술 덕분에 딥시크는 성능이 낮은 칩에서도 최첨단 수준의 성능을 제공할 수 있으며, 이는 국산 하드웨어로의 전환을 더욱 현실적으로 만들어 줍니다
. 이러한 추론 효율성에 대한 집중은 중국산 AI 프로세서와 더 강력한 미국산 칩 간의 성능 격차를 줄이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
딥시크가 하드웨어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배경에는 미국의 수출 규제가 누적된 영향이 있습니다. 워싱턴은 2022년 10월부터 엔비디아 A100 이상 성능의 칩에 대한 중국 수출을 금지했으며, 이후 블랙웰(Blackwell) 시리즈로 제한을 강화하고 H20 칩에 대해 특별 허가를 받도록 하는 등 규제를 계속 좁혀 왔습니다. 심지어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리는 딥시크가 최신 모델을 미국 수출 규정을 위반한 채 엔비디아의 최첨단 블랙웰 칩으로 학습시켰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
딥시크는 이러한 제약 속에서도 뛰어난 엔지니어링 혁신을 통해 최첨단 AI 성능을 달성할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하지만 단일 공급업체(심지어 국내 기업인 화웨이라 할지라도)에 대한 의존도는 여전히 전략적 위험 요소입니다. 실제로 딥시크가 이전에 화웨이 어센드 하드웨어를 사용해 모델을 학습시키려는 시도는 잦은 실패와 지연으로 이어져, 결국 학습은 엔비디아 칩으로, 추론만 화웨이 칩으로 처리하는 방식을 취해야 했습니다
. 이러한 어려운 과거는 딥시크가 왜 궁극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통제하기를 원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딥시크의 칩 개발 야망은 2026년 6월에 마감된 첫 외부 자금 조달 라운드를 통해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이번 펀딩에서 회사는 약 500억 위안(약 7.4조 원)을 조달했으며, 기업 가치는 5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중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AI 스타트업으로 평가 받았습니다. 이번 라운드는 창업자 량원펑(Liang Wenfeng)이 개인 자금 200억 위안(약 29억 달러)을 투입하며 주도했고, 주요 기관 투자자로는 기술 기업 텐센트(Tencent, 100억 위안)와 배터리 제조사 CATL(50억 위안)이 참여했습니다
. 이 외에도 JD.com, NetEase, IDG 캐피탈 등이 투자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
이번 거래의 구조는 독특합니다. 투자자들은 딥시크에 직접 자금을 투입하는 대신 량원펑이 관리하는 유한 파트너십에 자금을 맡겼고, 그 대가로 딥시크에 대한 직접적인 의결권을 받지 못했으며 5년의 락업 기간이 적용되었습니다. 이 구조 덕분에 량원펑은 막대한 외부 자본을 유치하면서도 회사에 대한 전략적 통제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자금의 조달 시점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맞춤형 AI 칩을 설계하고, 시제품을 제작하며, 양산하는 것은 수년이 소요되는 작업이며, 일반적으로 수억 달러에서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비용이 발생합니다. 7.4조 원의 '전쟁 자금'은 이 거대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동시에 차세대 AI 모델 개발과 필요한 데이터 센터 인프라 구축에도 사용될 수 있는 재정적 여력을 제공합니다.
딥시크의 칩 전략은 압박 속에서 이루어지는 '방어적 혁신'의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분기마다 더욱 제한되는 하드웨어 환경에 직면한 딥시크는 세 가지 전선에서 동시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알고리즘 개선을 통해 기존 하드웨어의 성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고, 현재의 작업 부하를 국내 파트너(화웨이)로 전환하며, 장기적인 자립을 위해 자체 칩 설계에 착수한 것입니다. 7.4조 원 규모의 자금 조달은 딥시크에게 이 전략을 완수할 수 있는 재정적 기반을 제공하며, 따라서 이 하드웨어 전략은 단순한 비상 계획을 넘어 잠재적으로 결정적인 경쟁 우위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