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경기 이틀 후 상황이 급반전됐습니다. FIFA가 갑자기 '징계 효력 정지(probationary hold)'라는 초강수를 두며 발로건의 16강전 출전을 허가한 것입니다 . FIFA는 자체 징계 규정 27조(Article 27)를 근거로, 발로건의 1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1년간 유예하는 조건으로 효력을 정지시켰다고 밝혔습니다
. 즉, 발로건이 1년 이내에 또 다시 퇴장을 당할 경우 그때 징계가 집행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 '전례 없는 결정'의 배경에는 백악관의 강력한 압박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의 불길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복수의 주요 외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발로건의 징계 재검토를 요청했으며, 이 전화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 트럼프 대통령 역시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올바른 결정을 내려준 FIFA에 감사한다. 거대한 부정의를 바로잡았다"며 결정을 환영했습니다
.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FIFA로부터 '평화상'을 수상한 인연이 있는 점을 언급하며, FIFA가 월드컵 개최국인 미국의 대통령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 특히 이번 결정은 1962년 이후 무려 60여 년 만에 처음으로 퇴장 징계가 대회 도중에 철회된 '전례 없는' 사례로 기록되며, FIFA의 중립성과 형평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
이번 결정에 가장 강하게 반발한 쪽은 단연 16강 상대인 벨기에 대표팀입니다. 벨기에 왕립 축구협회(RBFA)는 즉각 성명을 내고 "FIFA의 결정에 충격을 받았다"며 "모든 가능한 옵션을 조사 중"이라고 밝히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 RBFA는 "FIFA 징계 규정 27조를 적용했지만, 같은 규정 66.4조는 퇴장이 자동 출전 정지로 이어진다고 명확히 명시하고 있다"며 FIFA 결정의 모순을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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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발로건 퇴장의 직접적인 피해자는 보스니아가 아니라 예정된 경기를 앞둔 벨기에라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게임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벨기에 입장에서는 월드컵 최고 득점자(3골)를 보유한 강팀 미국을 상대로 핵심 선수 제외라는 우연한 '혜택'을 빼앗긴 셈이기 때문입니다.
내부 반발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디 애슬레틱(The Athletic)은 복수의 FIFA 고위 관계자들이 인판티노 회장의 이번 결정 처리 방식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 스포츠키다(Sportskeeda) 등 일부 매체는 최소 3명의 FIFA 부회장이 내부적으로 이번 결정에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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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는 단순한 판정 논란을 넘어, 스포츠의 최고 권위자로서 FIFA의 중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근본부터 흔드는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월드컵 규정에는 '퇴장에 대한 항소는 불가능하다'는 명백한 조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외압이라는 명백한 변수 앞에서 FIFA가 제 살을 베는 결정을 내렸다는 비판이 거셉니다.
벨기에 축구협회가 법적 대응을 예고한 가운데, 향후 국제 스포츠 중재 재판소(CAS)로의 소송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회 일정이 촉박한 상황에서 16강전 전까지 법적 판결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한편, 16강전에서 발로건을 앞세운 미국과 분노한 벨기에의 맞대결은 스포츠 외적인 논란을 넘어, 경기장 안에서의 치열한 명예 회복전으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