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간 미국의 수출 통제는 첨단 반도체, 칩 제조 장비, 슈퍼컴퓨터 등 물리적 제품을 대상으로 했다. 그러나 이번 명령은 배포된 AI 모델의 ‘소프트웨어 가중치(weights)’ 자체를 국방 관련 물자처럼 통제 대상으로 삼는, 역사적인 전환점이었다 .
이는 즉시 “AI 거버넌스의 구조적 변곡점” 으로 평가받았으며, “전례 없는”, “포괄적인” 조치였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 비판 여론은 더욱 거셌다. 의회의 논의나 적법 절차 없이, 단일 행정 부처의 서한 한 장이 최첨단 기술에 대한 전 세계의 접근을 하룻밤 만에 중단시킬 수 있는 “임시방편적 허가 체제”라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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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명령은 추상적인 정책적 우려를 ‘기술 종속의 위험성’에 대한 생생한 실증 사례로 바꿔놓았다. 하룻밤 사이에 AI 주권 논쟁은 싱크탱크에서 각국 정부의 최고위급 회의 테이블로 이동했다.
이제 무시할 수 없는 핵심 질문은 분명해졌다. 과연 동맹국들은 상호 통제 권한 없이, 언제든 이유 여하에 따라 최첨단 AI 접근 권한을 박탈할 수 있는 미국의 수출 허가 체제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혼란 속에서 가장 직접적인 상업적 수혜를 입은 곳은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AI 기업 코히어(Cohere) 였다. 코히어는 오랫동안 고객의 자체 데이터센터 내에 AI를 직접 설치하는 ‘온프레미스(On-premises)’ 배포 방식을 제공하며, 미국에 종속되지 않는 주권적 대안임을 강조해왔다 .
앤트로픽 사태가 터지자, 코히어의 최고 AI 책임자 조엘 피노는 정부와 투자자들로부터 쇄도하는 “엄청난 수의 문의”가 접수되고 있다고 밝혔다 . 이들은 갑자기 자국의 데이터센터에서, 자국의 법적 관할권 아래에서 구동되며, 미국 정부의 ‘킬 스위치’가 작동하지 않는 AI 모델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코히어가 이미 준비해온 전략의 완벽한 승리였다. 이 사태가 발생하기 몇 주 전인 2026년 4월, 코히어는 독일의 AI 연구소 알레프 알파(Aleph Alpha)를 인수하며 기업 가치 200억 달러(약 26조 원) 규모의 합작 법인을 출범시켰고, 이 거래는 캐나다와 독일 정부의 공식 지지를 받은 상태였다 . 앤트로픽 수출 금지 조치는 코히어의 ‘주권적 AI’라는 사업 비전을 이론적 차별점에서, 충격에 빠진 각국 정부의 가장 시급한 조달 과제로 격상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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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가 내려진 지 나흘 만에, 미국의 AI 리더십을 보호하려던 이 전략은 극적인 역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 코히어에 문의가 폭주하는 동시에, 중국의 AI 기업 딥시크(DeepSeek)는 사상 최대 규모인 74억 달러(약 9조 6천억 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중국 AI 연구소들은 자사 모델의 사용료(토큰 가격)를 최대 99% 인하하며 공세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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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의 첨단 AI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설계된 이 수출 통제는 결과적으로 미국의 경쟁국들을 포함한 비(非)미국산 대안에 대한 글로벌 수요를 폭발적으로 가속화하는 형국이 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