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연산은 안경 다리 안에 내장된 듀얼 퀄컴 스냅드래곤 칩에서 처리됩니다. 하나는 운영체제와 비전을, 다른 하나는 그래픽과 스냅의 AR 경험인 ‘렌즈(Lenses)’를 전담합니다 . 스냅이 밝힌 스펙의 시야각은 51도이며, 지연 시간은 7밀리초에 불과합니다. 이는 사무용 24인치 모니터나 스트리밍용 115인치 대형 화면에 버금가는 체감 크기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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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는 연속 4시간 사용이 가능하며, 전용 충전 케이스까지 합치면 총 20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 프레임은 스위스산 TR90 폴리머로 제작되어 ‘플라스틱 타이타늄’이라 불릴 만큼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납니다. 47mm 프레임 버전이 132g, 52mm 버전이 136g으로, 장시간 착용에도 부담이 적은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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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은 외부 컨트롤러 없이 손 동작 추적과 음성 명령만으로 이루어집니다. 투명 디스플레이 렌즈가 실세계 위에 길 안내, 알림, 공간 앱을 바로 띄워줍니다 . 두 개의 고해상도 풀 컬러 카메라와 센서 어레이는 사용자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이해하는 온디바이스 AI의 핵심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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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 출시 두 달 전만 해도 스냅은 전혀 다른 길로 내몰리고 있었습니다. 2026년 3월 31일, 운용 자산 약 25억 달러 규모의 헤지펀드 아이레닉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스냅의 클래스 A 주식 중 약 2.5%에 해당하는 지분을 확보한 뒤, **“스냅 현실로 돌아와: 지금 구하라(Snap Back to Reality: Save Snap Now)”**라는 제목의 공개 서한을 발표했습니다 .
서한의 내용은 노골적이었습니다. 아이레닉은 기업 가치가 79억 달러 수준인 스냅이 “터무니없이 저평가돼 있다”고 주장하며, 주가를 현재의 4달러 수준에서 26달러 이상(약 3만 5천 원에서 34만 원 이상)으로 끌어올릴 “7배 성장을 위한 6단계(6 Steps to 7X)” 계획을 제시했습니다 . 그리고 가장 중요하고도 공격적인 첫 번째 요구가 바로 스펙 AR 사업부의 즉각적인 분할 또는 폐쇄였습니다.
아이레닉은 스냅이 스펙에만 35억 달러 이상을 썼고 연간 5억 달러를 계속 태우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 장기 베팅을 ‘당장 떨쳐내야 할 재무적 부채’로 규정했습니다 . 서한엔 우버, 메타, 블록이 대규모 감원과 효율화를 통해 주주 가치를 높인 사례를 본받아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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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또 다른 행동주의 펀드인 랜디언 캐피털(Randian Capital)도 가세했습니다. 스펙 부서가 단순히 돈을 먹는 ‘하마’를 넘어 “지배구조의 공백”을 상징한다고 비판하며, 당장 매각을 추진하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습니다 .
스냅의 반응은 2026년 4월 15일에 나왔습니다. 에반 스피겔 CEO는 전사적 구조조정을 발표하며, 약 1,000명의 직원을 해고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전 세계 총 직원 수 5,261명의 약 **16%**에 해당하는 규모였습니다 . 동시에 현재 진행 중인 채용 공고도 300개 이상 닫아 버렸습니다. 이 조치로 2026년 하반기까지 연간 5억 달러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고, 2분기에는 9,500만~1억 3천만 달러의 일회성 비용이 반영될 예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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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겔은 사내 메모에서 지금이 “중대한 기로(crucible moment)”라며, 더 날렵한 조직을 위한 핵심 도구로 인공지능(AI)을 지목했습니다. 회사는 앞으로 AI 에이전트가 새 코드의 65% 이상을 생성하고, 매달 백만 건 이상의 질의를 처리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
결정적인 부분은 스펙 AR 안경 하드웨어 팀은 이번 해고의 칼바람에서 거의 완벽하게 보호됐다는 점입니다. 아이레닉이 권고한 21% 감원보다 낮은 16% 선에서 정리해고가 이뤄졌고, 삭감된 직무는 주로 제품 및 파트너십 부문에 집중됐습니다. 엔지니어는 거의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 스피겔은 감원을 통해 얻은 자원을 스펙에 오히려 더 효율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의도로, 이는 결코 투자자의 요구에 굴복한 것이 아니라는 신호를 시장에 강하게 보낸 셈입니다.
6월 16일, 직접 스펙을 공개한 에반 스피겔 CEO의 프레이밍은 행동주의 투자자의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그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스펙이 **“회사의 장기 비전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이며, 이는 스마트폰 이후의 컴퓨팅을 향한 스냅의 베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그는 이날 공개 석상에서 스펙을 “컴퓨팅의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라고까지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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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스냅도 이것이 당장 대중화될 제품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초기 주요 타깃은 개발자와 얼리 어답터이며, 스피겔은 스펙이 스마트폰의 즉각적인 대체재가 아니라고 못 박았습니다 . 이는 애플 비전 프로의 전략과 유사합니다. 비싸지만 강력한 기기로 생태계를 먼저 조성한 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저렴하고 대중적인 버전으로 발전시키려는 것입니다.
시장의 첫 반응은 차갑습니다. 스펙 공개 당일 스냅 주가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개인 투자자들과 분석가들은 200만 원이 훌쩍 넘는 가격에 과연 얼리 어답터 이상의 의미 있는 소비자 수요가 창출될 수 있을지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
스펙의 가장 큰 장점은 무선(테더리스)·독립형이라는 점, 투시(See-through) 렌즈 디자인, 그리고 몇 시간 동안 쓸 수 있는 무게라는 점입니다. 가장 큰 약점은 역시 가격입니다. 이미 수백만 대가 팔리며 ‘AI 스마트 안경’이란 대중적 카테고리를 만든 50만 원대 레이밴 시리즈와 경쟁하기엔 너무 비싸고, 애플처럼 생태계와 브랜드 충성도로 프리미엄을 정당화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
결국 관건은 스냅의 이 ‘개발자 우선’ 전략이 실제로 앱과 렌즈 생태계를 키워내 양산 시점에는 매력적인 플랫폼이 될 수 있느냐, 아니면 이미 회사의 근육까지 빼가며 맞추고 있는 ‘재무적 규율’ 압박 때문에 시간을 벌지 못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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