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슬리는 결승선을 3위로 통과했지만, 두 차례의 피트 스탑 과정에서 각각 제한 속도보다 0.1km/h, 0.4km/h를 초과했다는 판정을 받아 합산 10초의 시간 페널티를 받았다. 이 페널티는 경기 후 기록에 반영되어 가슬리의 순위는 7위까지 수직 낙하했다 .
알핀은 자체 텔레메트리 데이터 분석 결과 가슬리가 표준적인 안전 마진을 두고 주행했으며 실제 과속은 없었다고 주장했고, FIA 스튜어드는 이를 '중대하고 연관성 있는 새로운 증거(a significant and relevant new element)'로 인정하며 만장일치로 페널티를 취소시켰다 .
맥라렌과 레드불은 FIA의 결정이 발표된 직후 국제 스포츠 규정(International Sporting Code) 제15.4조에 따라 1시간 이내에 항소 의사를 통보했다. 이는 정식 항소가 아닌, 이후 96시간 동안 전체 청문회 기록과 판결문을 정밀히 검토해 실제 항소를 진행할지 결정할 수 있는 유예 기간을 확보하는 절차다 .
맥라렌의 경우, 팀의 핵심 논리는 형평성이다. 오스카 피아스트리도 같은 과속 판정으로 5초 페널티를 받고 경기 도중 피트 스탑 때 이를 수행했다. 만약 계측 시스템 자체의 결함이 증명되었다면, 같은 세션에서 발생한 모든 페널티가 일관되게 재검토되어야 한다는 것이 맥라렌의 입장이다. 가슬리의 페널티만 콕 집어 취소하는 것은 '선별적 정의'라는 주장이다 .
레드불의 속내는 더 직접적이다. 이삭 하자르(Isack Hadjar)는 원래 순위(5위)에서 경기를 마쳤으나, 앞선 네 명의 드라이버에게 적용된 페널티 덕분에 3위로 올라서며 데뷔 첫 포디움을 달성하는 듯 보였다. 레드불은 경기 직후 하자르에게 제기된 별도의 레드 플랙(red flag) 관련 조사도 무사히 넘겼기에, 팀 내에선 생애 첫 포디움을 확정지은 분위기였다 .
그러나 가슬리의 복권은 하자르를 다시 4위로 밀어내며 이 '일생일대의 순간'을 5일 만에 사라지게 만들었다. 2026 시즌을 앞두고 레드불 2군에서 콜업된 신예에게 이번 3위는 커리어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기록이었기에, 모기업의 충격과 분노는 상당했다 .
메르세데스는 당장 정식 절차를 밟지는 않았지만, 토토 볼프(Toto Wolff) 팀 대표가 공개적으로 법무팀의 검토를 지시하며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핵심은 조지 러셀(George Russell)이 당한 '처참한 연쇄 불이익'이다.
러셀은 피트 레인 과속으로 5초 페널티를 받았으나, 이후 피트 스탑 과정에서 이 페널티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추가로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 페널티까지 부과받았다. 이로 인해 포인트권 진입이 유력했던 경기가 12위 무득점으로 끝났다 . 만약 가슬리가 무죄라면, 최초 과속 판정 자체가 잘못된 계측 데이터에 기반한 것이므로 러셀에게 내려진 모든 2차 페널티는 원천 무효라는 게 메르세데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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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프는 "FIA가 러셀에게 적용될 수 있는 '구제책(remedies)'이 무엇인지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말하며, 당장 항소를 걸지 않더라도 이 문제를 결코 흘려보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
현재까지의 경기 주말 보도 및 항소 절차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윌리엄스는 어떠한 항소 의사도 밝히지 않았으며 이번 분쟁에 공식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다.
이삭 하자르(레드불): 이번 사건으로 가장 큰 감정적 기복을 겪은 인물이다. 모나코 결승 직후, 하자르는 별도의 스튜어드 조사(레드 플랙 상황에서 차량 정비)도 통과하며 공식 순위 3위를 일단 확보했다 . 하지만 5일 후, 자신의 어떠한 잘못도 없이 기록이 4위로 정정되며 첫 포디움을 잃었다. 하자르는 FIA의 결정 전 “만약 순위가 정정돼도 너무 실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으나, 그의 챔피언십 포인트와 경력에 미치는 손실은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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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피아스트리(맥라렌): 그는 맥라렌 항소의 구체적 근거다. 피아스트리는 경기 전 “이미 끝난 경기의 결과를 바꿀 순 없다”며 경고했지만, 알핀은 바로 그 벽을 넘었다 . 맥라렌은 단순히 피아스트리의 개별 페널티를 재심사해달라는 게 아니라, 계측 시스템의 무결성이 공식적으로 부정된 이상, 그 시스템으로 나온 모든 페널티를 포함한 경기 분류 전체를 일관되게 조정해야 한다는 원칙론적 접근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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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러셀(메르세데스): 피해의 누적 규모로 보면 가장 참혹한 사례로 남았다. 한 번의 잘못된 계측이 단순한 경고로 끝날 수도 있었던 상황을 드라이브 스루 페널티까지 유발하며 완전히 망가뜨렸다. 메르세데스의 주장은 단순 명료하다. 최초의 계측이 '무효'라면, 그로 인해 발생한 모든 결과도 '무효'여야 한다는 것이다 .
맥라렌과 레드불은 이번 주 바르셀로나-카탈루냐 서킷에서 열리는 그랑프리가 끝난 후인 화요일까지 정식 항소장을 제출해야 한다 . 어느 팀이라도 항소를 강행하면 사건은 FIA 국제항소법원(International Court of Appeal)으로 넘어가며, 여기서 결론이 나기까지는 수주, 길게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
만약 항소가 받아들여지면, 가슬리의 포디움은 또다시 뒤집히거나 더 큰 파장을 부를 수 있다. 문제의 타이밍 루프로 페널티를 받은 5명 전원에 대한 전면적인 재심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알핀은 라이벌 팀들의 항소에 맞서 싸울 것임을 이미 분명히 했다 .
이번 사건은 단순한 순위 다툼을 넘어, F1의 스튜어드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를 흔들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가장 큰 아이러니는 포뮬러원매니지먼트가 페널티의 근거가 된 텔레메트리 데이터를 제공한 주체이면서, 동시에 그 데이터가 틀렸음을 입증한 라이다 측정 데이터 역시 제공했다는 사실이다. 여러 팀은 이 기이한 구조가 더 넓은 거버넌스(지배구조)의 문제를 드러낸다고 보고 있다 .
공식 기록상으로 피에르 가슬리는 현재 3위이며 시상대에 섰다. 그러나 그가 들고 있는 트로피는 아직도 지진동 위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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