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에는 정치가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하는 이란 축구 대표팀의 이야기는 스포츠 외교가 얼마나 복잡하고 험난할 수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미국과 이란은 수십 년간 극심한 정치적 대립 관계에 있으며, 대회 직전에는 군사적 충돌까지 발생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란 선수단이 미국 땅을 밟고 월드컵 경기에 나설 수 있었을까요? 핵심은 '자격'과 '행정 절차', 그리고 '국제기구의 중재'에 숨어 있습니다.
티켓을 따내다: 예선 통과
2025년 3월 25일, 이란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우즈베키스탄과 2-2로 비기며 일본, 뉴질랜드에 이어 정식 예선을 거친 국가로는 가장 먼저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습니다
. 이로써 이란은 4회 연속, 통산 7번째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되었습니다. 스포츠 규정상,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획득한 FIFA 회원국은 특별한 징계 사유가 없는 한 대회 참가 자격을 박탈당하지 않습니다.
FIFA의 원칙: "모두가 함께해야 한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란이 월드컵 티켓을 손에 쥔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에 공습을 가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집니다. 이란 역시 이스라엘과 걸프 지역 내 미군 기지를 향해 미사일로 대응하면서 양국 관계는 최악의 파국으로 치달았습니다
.
이런 상황에서 FIFA는 "모든 회원국이 참가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 이는 정치적 갈등이 스포츠 참가 자체를 금지하는 사유가 될 수 없다는 FIFA의 오랜 방침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최대 난관: 미국 입국 비자
진짜 장애물은 예선 통과나 FIFA의 징계가 아니었습니다. 바로 '미국 비자'였습니다. 개최국인 미국이 입국을 허가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었기 때문입니다.
2025년 11월 말, 이란은 미국이 대회 조 추첨 행사에 참석할 자국 대표단 15명에게 단 4개의 비자만 발급하자 강하게 반발하며 조 추첨 자체를 보이콧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 당시 이란 축구 협회장 메흐디 타지는 FIFA 회장인 지아니 인판티노에게 직접 문제를 제기하며 심각성을 알렸습니다.
결국 2026년 6월 초, 이란의 첫 경기를 불과 10여 일 앞둔 시점에서 백악관은 공식적으로 이란 대표팀 선수단에 대한 비자 발급을 확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 이로써 극적으로 출전의 길이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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