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미지는 허블이 맞닥뜨린 기술적 난관을 고려하면 더욱 값지다. 2024년 6월, 허블은 자세 제어에 필수적인 자이로스코프(회전축 측정 장치) 중 하나의 잦은 오작동으로 인해 안전 모드에 들어갔다. 이는 1990년 발사 이래 30년이 훌쩍 넘은 노장 망원경의 노후화를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NASA는 심사숙고 끝에 당시 정상 작동하던 3개의 자이로 중 1개는 예비용으로 남겨두고, **단 하나의 자이로만을 사용하는 ‘단일 자이로 모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그 대가는 적지 않았다. 관측 시간이 약 12% 줄어들고, 전반적인 과학적 생산량은 최대 25%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었다 .
그러나 단일 자이로 모드로의 성공적인 전환(2024년 6월 14일부로 과학 임무 재개) 이후, 허블은 우려를 불식시키며 여전히 강력한 관측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 놀랍게도, 자세 제어 방식이 바뀌었을 뿐 탑재된 과학 장비들은 안정적으로 완벽하게 작동하며 고품질의 데이터를 지구로 보내고 있다.
이번 MACS0329‑0211의 이미지 공개는 단독 사례가 아니다:
이러한 일련의 공개는 단일 자이로 모드라는 제약 속에서도 허블이 여전히 은하, 은하단, 그리고 우주 전역의 중력 렌즈 현상에 대한 고품질의 다중 파장 관측을 지속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허블이 현재 사용 중인 단일 자이로 모드는 사실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 아니다. NASA는 20여 년 전 자이로스코프가 수명을 다할 경우를 대비해 이 작동 모드를 미리 고안하고 테스트까지 마친 상태였다. 이 모드에서는 남은 하나의 자이로스코프 외에 자기장 측정기, 태양 감지기, 별 추적기 등을 조합해 망원경의 방향을 정밀하게 제어한다. 덕분에 일반 관측에서 요구되는 지향 정확도를 거의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
허블의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NASA 고다드 우주 비행 센터의 패트릭 크로스는 “대부분의 관측은 이번 변경으로 인해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조치가 “이번 10년은 물론 그다음 10년까지 허블의 과학 임무를 지원하기 위한 최선의 접근 방식”이라고 밝혔다 .
노장 망원경의 분투는 계속되고 있다. MACS0329‑0211의 이미지에서 드러난 중력 렌즈 호들은 수십억 년 전 초기 우주의 모습을 비추는 타임캡슐과 같다. 이번 관측을 통해 연구자들은 보이지 않는 암흑 물질의 지도를 그리고, 최초의 은하들이 어떻게 탄생하고 성장했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풀어나갈 것이다.
자이로스코프 하나에 의지하는 36년 차 우주 망원경이 보내온 ‘꿀벌 떼’ 사진 한 장은, 인류가 우주를 향해 던지는 질문이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며, 그 답을 찾기 위한 도구 또한 얼마든지 진화하고 적응할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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