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월의 수출 통제는 단발적인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이는 '누가 최첨단 AI의 윤리적 레드라인을 정하는가'라는 단 하나의 질문을 둘러싸고 벌어진, 수개월에 걸친 치열한 대립의 결정적인 격화 단계였습니다 .
1월 말, 로이터 통신은 펜타곤이 앤트로픽에게 클로드(Claude) 모델의 안전장치를 제거하여 군이 자율 무기 표적 선정과 국내 감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최대 2억 달러(한화 약 2,800억 원) 규모의 계약과 관련된 사안이었습니다 . 앤트로픽은 자사의 사용 정책을 고수하며 이를 거부했고, 수주 간의 협상 끝에 논의는 교착 상태에 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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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을 통해 모든 연방 기관에 "앤트로픽 기술의 사용을 즉시 전면 중단하라"고 지시하며, "우리는 그들이 필요하지도 않고, 원하지도 않으며, 다시는 그들과 거래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선언했습니다 . 같은 날, 펜타곤은 앤트로픽을 공식적으로 '공급망 위험(supply-chain risk)'으로 지정하고 국가 안보 위협 블랙리스트에 올렸는데, 이는 그간 화웨이와 같은 외국 적대 기업에게만 적용되던 딱지였습니다
.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냉전 시대의 국방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을 발동해 앤트로픽이 클로드를 군에 넘기도록 강제하겠다고 위협했으며, 앤트로픽은 행정부가 실행에 옮길 경우 법정 다툼을 벌이겠다고 밝혔습니다
. 한편, 펜타곤은 오픈AI(OpenAI)와는 대체 AI 계약을 최종 체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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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말, 폴리티코(Politico)는 행정부가 가장 극단적인 위협에서는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했습니다. 연방 정부의 사용 금지 명령에도 불구하고, 상무부 산하 AI 표준 및 혁신 센터(CAISI)를 비롯한 일부 정부 기관들은 이미 미토스를 테스트하고 있었습니다 . 하지만 행정부와 앤트로픽 사이의 근본적인 불신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6월 12일의 명령은 행정부의 가장 강력한 대응이었습니다. 상무부는 다른 회사가 '페이블 5'의 소프트웨어 취약점 탐지 방지 안전장치를 우회하거나 ‘탈옥(jailbreak)’할 수 있다고 주장한 후 이러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앞서 펜타곤이 앤트로픽을 정부가 사용하기에 너무 위험하다며 블랙리스트에 올린 데 이어, 이제 상무부의 수출 통제는 이 회사의 기술을 전 세계가 접근하기에도 너무 위험하다고 판단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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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은 명령에 즉각 따르면서도 불편한 심기를 명확히 드러냈습니다. 외국인 사용자와 내국인 사용자를 실시간으로 구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회사는 전 세계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페이블 5와 미토스 5 서비스를 완전히 중단시켰습니다.
앤트로픽은 성명을 통해 "이번 명령의 실질적 결과는 모든 고객에 대한 페이블 5 및 미토스 5 서비스를 갑작스럽게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널리 사용되는 클로드 챗봇을 포함한 다른 모든 앤트로픽 모델에 대한 접근은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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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은 공개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정부의 처리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 고 밝혔으며, 지침에 구체적인 국가 안보 우려 사항이 명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 또한 회사는 투명한 법적 허가 프레임워크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정부는 투명하고 공정하며 명확하고 기술적 사실에 기반한 법적 절차의 일환으로, 안전하지 않은 배포를 차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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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명령은 내부적으로도 초현실적인 상황을 연출했습니다. 앤트로픽의 외국인 직원들은 자신들이 직접 개발한 모델에서조차 접근이 차단되었습니다. 한 업계 관측통이 언급했듯, "무기(군수품)는 건물 안에 있는데, 그걸 만든 사람들이 그걸 보는 것이 허락되지 않은 상황"이 된 것입니다 .
트럼프 행정부가 앤트로픽과의 갈등을 격화시키는 동안, 여러 분야에서 경쟁 구도와 규제 환경을 재편하는 움직임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6월 2일부터 5일까지 열린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빌드(Build) 2026'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자체 개발한 7개의 'MAI' AI 모델을 공개하며, 오픈AI와 앤트로픽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전략적 전환을 시사했습니다 . MS AI 총괄 책임자인 무스타파 술레이만(Mustafa Suleyman)은 앤트로픽에 지급하는 비용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없애는 것"이 목표라고 공개적으로 밝히며, 클로드의 비용이 너무 비싸다고 지적하고 자사의 'MAI-Thinking-1'을 대체재로 제시했습니다
. 이는 MS가 앤트로픽의 주요 엔터프라이즈 유통 파트너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타격이었습니다.
2026년 5월 5일, 블룸버그 통신은 xAI, 구글, MS가 AI 모델을 일반에 공개하기 전에 미국 정부가 AI 표준 및 혁신 센터(CAISI)를 통해 사전 보안 평가를 실시할 수 있도록 조기 접근 권한을 부여하는 데 동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 오픈AI와 앤트로픽은 이미 유사한 자발적 협약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앤트로픽은 정부의 자발적 안전 검토 시스템에는 참여하고 있으면서도, 동일한 모델에 대해 배포 후 일방적인 수출 통제 조치를 동시에 받는 모순적인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안전 레드라인을 지키는 동시에, 앤트로픽은 자사의 정책적 입장 또한 발전시키고 있었습니다. 2026년 5월, 회사는 "2028: Two scenarios for global AI leadership"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하여 민주주의 국가들이 첨단 AI 분야에서 우위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중국에 대한 엄격한 칩 수출 통제를 지지했습니다. 이는 행정부의 명시된 목표와 대체로 일치하는 입장이었습니다 . 6월 초에는 앤트로픽의 정책 페이지가 출시 전 테스트, 독립적인 평가, 안전 사고 공개 의무에 대한 지지를 강조했습니다
. 또한, 이 시기에 앤트로픽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 공개(IPO)를 준비하는 비공개 신고서(S-1)를 제출하여 적대적인 규제 환경 속에서도 상장 준비 신호를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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