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1일, 머스크는 ASML 임직원들에게 화상으로 직접 테라팹의 규모를 설명했습니다. 그의 목표는 연간 1테라와트(TW) 규모의 반도체를 생산하는 것으로, 이는 현재 미국 전체 소비량의 약 두 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수치입니다 . 이를 위한 공장 건설 비용은 당초 550억 달러로 알려졌으나, 이날 발표에서는 1,190억~1,220억 달러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 이는 원화로 약 165조~170조 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금액입니다.
ASML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큰 호재가 없습니다. 테라팹은 2나노미터(nm) 이하의 최첨단 공정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는 ASML의 High-NA EUV(고개구 극자외선) 장비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 이 장비는 대당 가격이 약 4억
5억 5천만 원 수준이 아니라 3억 7천만4억 달러(약 5,100억~5,500억 원) 에 달하며, 전 세계에서 ASML만이 유일하게 생산합니다 . 머스크의 구상대로라면, 이는 ASML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테라팹이라는 이야기가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동안, ASML의 자체 실적 전망도 주가에 강력한 연료를 제공했습니다. 같은 시기 ASML은 2026년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360억400억 유로(약 50조56조 원)로 상향 조정하며, AI가 이끄는 EUV 장비 수요를 강조했습니다 . 이는 이미 TSMC, 삼성전자, 인텔 등 주요 고객사 전반에서 주문이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었습니다.
같은 날, 정반대의 사건도 ASML의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이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주당순이익과 매출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약 8%나 폭락했습니다 . 그 이유는 오라클이 AI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 주식과 채권 발행으로 200억 달러(약 28조 원)를 추가로 조달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 주주 입장에서는 지분 희석과 재무 부담 증가라는 악재였습니다.
하지만 이 소식은 반도체 장비 업계 전체에 엄청난 호재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시장은 오라클의 막대한 지출 계획을 ‘AI 반도체 투자 사이클이 아직도 한창 진행 중’이라는 강력한 증거로 해석했습니다 . 즉, 오라클 주주들은 울었지만, ASML을 비롯한 반도체 장비 주식들은 열광적인 매수세에 휩싸였던 것입니다.
ASML의 급등은 결코 혼자만의 잔치가 아니었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그 전 주말의 급락에서 벗어나 무려 6.5%나 반등하며 장비주 전반의 상승세를 이끌었습니다 . TSMC가 2026년에만 520억
560억 달러(약 72조78조 원)의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이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한 가운데, 6월 11일에는 AI 하드웨어와 관련된 거의 모든 주식(반도체, 메모리, 저장장치, 네트워크, 전력 인프라)이 일제히 랠리를 펼쳤습니다 .
역사적인 상승장 속에서도 몇 가지 우려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6월 11일의 급등은 이야기와 실적, 그리고 시장의 거대한 흐름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장면이었습니다. 테라팹은 비전을 제시했고, ASML의 가이던스는 단기적인 믿음을 주었으며, 오라클의 과감한 지출은 AI 거품론을 잠재웠습니다. 이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기 위해서는 이제 머스크의 청사진이 실제 구매 계약으로 전환되는 모습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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