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시작된 경고음은 기술주, 그중에서도 AI 반도체 섹터에서 터져 나왔다. AI 칩 선두 주자 중 하나인 브로드컴(Broadcom)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거품처럼 부풀었던 AI 랠리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
불안한 시장에 기름을 붓는 또 다른 악재는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고조였다. 6월 초, 이란의 드론이 쿠웨이트의 주요 국제공항을 표적으로 삼고 미국과 이란이 상호 공습을 주고받으면서 페르시아만에 전운이 감돌았다 .
이는 단순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넘어 원유 공급망에 대한 실질적 위협으로 이어졌다.
유가 상승은 기업의 생산 비용을 높이고 소비자 물가를 자극해,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여력을 빼앗는다. 신흥국 입장에서는 성장 둔화 우려와 인플레이션 압력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 퍼즐 조각은 중국에서 떨어졌다. 2026년 6월 11일, 베이징의 시장 감독 당국은 중국을 대표하는 5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Tmall), JD닷컴, 핀둬둬, 더우인(틱톡), 샤오홍슈를 한꺼번에 소환했다. 당국은 이들을 향해 플랫폼 간의 치킨 게임식 출혈 경쟁, 이른바 '쥐새끼 경쟁(内卷式竞争)' 을 중단하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
이번 소환은 갑작스러운 사건이 아니었다. 중국 당국은 수년간 플랫폼 기업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규제 압박을 꾸준히 강화해왔다:
신흥국 지수 내에서 중국 기술 및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규제 리스크가 현실화되자, 투자자들은 다시 한번 중국 테크 섹터의 불확실성을 떠올리며 관련 주식을 내다 팔았다. 이는 이날 아시아 증시 전반의 매도 압력에 쐐기를 박았다 .
요약하자면, 이번 신흥국 증시 급락은 한 가지 원인이 아닌 3중 악재(미국 금리, 중동 유가, 중국 규제) 가 절묘하게 겹친 결과였다.
이처럼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과 지정학적 리스크, 그리고 개별 국가의 규제 리스크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서, 신흥국 주식 시장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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