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어 스타머 총리는 5월 말 기자들에게 “이 분야에 결정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으며, 반드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이 말이 허언이 아님을 증명하듯, 6월 8일 더 타임스(The Times)는 스타머 총리가 메신저 등 덜 유해한 서비스는 허용하되, 알고리즘 기반의 ‘중독성 있는’ 플랫폼 접속을 차단하는 내용의 발표를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
미국 측은 영국의 공식 발표를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백악관은 주영 미국대사관을 통해 영국 정부의 공청회에 제출한 공식 답변서에서 포괄적인 16세 미만 금지 조치에 대한 분명한 반대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 이 서한의 핵심 논거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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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공식 서한은 단순한 규제 반대를 넘어, ‘표현의 자유’라는 미국적 가치를 정면에 내세운 것입니다. 앞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영국의 표현의 자유가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공화당 중진 의원은 영국의 온라인 안전법을 두고 “영국의 온라인 검열법”이라고 맹비난한 바 있습니다. 이 서한은 외국을 상대로 미 수정헌법 제1조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그 뼈대는 다름 아닌 표현의 자유 논리였습니다 .
트럼프 행정부의 반대 서한은 스타머 총리의 발표를 불과 며칠 앞두고 도착했고, 이는 즉각 외교적 긴장으로 이어졌습니다 . 더 흥미로운 점은, 내부적으로 영국 내각에서도 상당한 이견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더 아이 페이퍼(The i Paper)의 보도에 따르면, 일부 장관들은 빅테크 친화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려 미·영 관계가 훼손될 것을 우려해 금지 조치에 소극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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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영국 정부는 정면돌파를 택했습니다. 리즈 켄달 기술부 장관은 6월 9일 “나의 초점은 오로지 영국 부모님들의 목소리”라며 “우리는 (미국의) 압력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맞받아쳤습니다. 아이의 안전을 정쟁의 도구로 삼을 수 없다는 원칙적 선언이었습니다 .
이 정책이 특히 강력한 힘을 받는 이유는 보기 드문 초당적 합의 덕분입니다. 제1야당인 보수당의 케미 베이드녹 대표는 이미 1월부터 극단적 포르노, 폭력적인 콘텐츠, 기업의 착취적 설계로부터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16세 미만 SNS 이용 제한을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즉, 여당과 야당 사이에 방법론이 아닌 방향성에 대한 전국민적 우려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
탄탄한 의회의 지지, 4만 건이 넘는 공청회 참여 기록, 그리고 호주라는 선례는 미국의 외교적 압박 속에서도 영국 정부가 자신감을 가지고 정책을 밀어붙이는 동력입니다. 이제 관심은 스타머 총리가 과연 어떤 수위의 ‘유해성’을 기준으로 삼고, 어떤 식으로 기술적 검증을 법제화할지로 쏠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워싱턴이 이 고집 센 영국의 결정에 또다시 어떤 카드로 응수할지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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