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트먼의 이 같은 적극적인 행보는 오픈AI가 추진 중인 기업공개(IPO)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NOTUS는 올트먼이 IPO를 앞둔 시점에 정부에 일종의 '우선주'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협력 관계를 구축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정부의 지분 참여가 단순한 규제 대상을 넘어 주요 이해관계자로 자리매김하게 함으로써, 자사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는 동시에 향후 규제 리스크를 줄이려는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모든 AI 기업이 정부의 '러브콜'을 반기는 것은 아니다. 특히 오픈AI의 최대 경쟁자로 꼽히는 앤트로픽(Anthropic)의 반응은 단호했다. NOTUS 보도에 따르면, 앤트로픽 측은 미국 정부의 지분 참여 제안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전달했다.
이들의 거절 사유는 단순히 경영권 침해를 넘어, 기업의 존재 이유와 맞닿아 있다. 앤트로픽은 정부가 주요 주주가 될 경우, 핵심 가치인 '책임 있는 AI 개발'이라는 회사의 근본적인 사명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안전한 초지능' 개발을 강조해 온 앤트로픽의 독특한 기업 문화와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강한 집념을 반영한다.
이번 논의는 전례 없는 발상처럼 보이지만, 이미 트럼프 행정부는 유사한 실험을 다른 첨단 기술 분야에서 시작했다. 불과 2주 전인 2026년 5월 21일,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에 근거하여 9개의 양자컴퓨팅 기업에 20억 1,300만 달러(약 2조 8천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발표했다.
이때 정부는 재정 지원의 대가로 각 기업의 **소수 비지배 지분(minority, non-controlling equity stakes)**을 취득했다. 자금은 IBM에 약 10억 달러, 글로벌파운드리(GlobalFoundries)에 약 3억 7,500만 달러가 배정되었으며, D-Wave, 리게티(Rigetti), 이온큐(IonQ) 등에도 수억 달러가 투입됐다.
이 양자컴퓨팅 투자는 법적으로 공식화된 반면, AI 기업에 대한 지분 검토는 아직 개념 검증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첨단 산업에서 정부 역할을 전통적 보조금 지급자에서 '전략적 투자자'로 전환하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주는 선례다.
NOTUS의 폭로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시기적 절묘함 때문이다. 보도가 나오기 이틀 전인 6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은 '첨단 인공지능 혁신 및 보안 증진'이라는 제목의 새로운 AI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명령의 골자는 최첨단 AI 모델의 시중 공개 전에 연방 정부가 최대 30일간 자발적 사전 검토를 진행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표면상으로 이 행정명령은 AI의 안전한 배치를 통한 사이버 보안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AI 기업들에 대한 지분 확보 논의와 맞물리면서 '당근과 채찍'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들은 자발적 협력(지분 양도 및 사전 검토 수용)을 통해 정부와의 관계를 더욱 긴밀히 하고, 이는 향후 더 큰 정부 프로젝트 수주나 유리한 규제 환경 조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민간 기업의 지분을 사회화하려는 구상은 정치 스펙트럼의 반대편에서도 등장했다. 진보 성향의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 상원의원(무소속, 버몬트)은 이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급진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그는 오픈AI와 앤트로픽 같은 주요 AI 기업들의 지분 50%를 정부가 신설할 국부펀드가 소유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샌더스 의원은 현금 대신 주식으로 지불하는 일시 불로소득세 형태로 이 지분을 거둬들일 계획이다. 그의 구상대로라면 이 국부펀드는 공교육, 의료, 인프라 등 공공재에 배당을 지급하는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는 올트먼의 자발적 지분 기부 제안보다 훨씬 강경한 '강제 수용' 방식으로, 업계의 격렬한 반발이 예상된다.
이 모든 논의의 이면에는 미국의 기술 패권을 유지하려는 절박함과 막대한 부의 이동에 대한 정치권의 민감한 반응이 자리 잡고 있다. 중국 등 경쟁국들의 추격이 거세지는 가운데, 미국 정부는 더 이상 방관자로 남아 있을 수 없다고 판단하는 모습이다.
자발적 지분 확보든, 강제적 국부펀드든, 아니면 단순한 우호적 규제든 간에, 하나의 거대한 흐름은 분명해지고 있다. AI가 단순한 기술을 넘어 '지정학적 운명'과 '국가 재정'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으로 격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이 논의들은 모두 '초기 예비 협의'일 뿐이며, 자발적인 양도 형태가 될지, 아니면 정치적 반대에 부딪혀 무산될지는 전혀 알 수 없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빅테크의 '꿈의 과실'을 사회가 어떻게 나눠야 할지에 대한 거대한 논쟁이 이제 막 시작됐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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