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조치는 불과 한 달 전 베이징이 메타(Meta)에게 AI 스타트업 마누스(Manus) 인수를 철회하라고 명령한 것과 궤를 같이하며, 중국의 기술적 성과물에 대한 '방어벽' 구축이 훨씬 더 공격적인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
외교적 틀이 어떻게 이렇게 빨리 무너졌는지 이해하려면, 5월 13~15일 베이징 회담이 실제로 무엇을 '생산'했고 무엇을 정교하게 '회피'했는지 살펴봐야 한다. 핵심 성과는 시진핑 주석이 제안한 '건설적 전략적 안정성(Constructive Strategic Stability)' 프레임에 워싱턴이 동의한 것이지만, 이 표현은 양측이 근본적으로 상반된 의미로 해석한다 .
베이징은 이를 중국의 조건에 따라 경쟁을 관리하는 '힘의 이동'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 즉 “협력이 주를 이루는 긍정적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독트린으로 간주했다 . 반면 워싱턴은 이를 농산물·보잉 항공기 구매, 희토류 공급망 문제 해결 약속 등 구체적인 '전술적 성과'들의 꾸러미로 프레이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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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하게 말해, 양측이 발표한 정상회담 결과문은 마치 서로 다른 두 회의에서 나온 것처럼 보였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미국의 발표문이 비즈니스 거래를 강조한 반면 중국은 새로운 관계의 틀에 집중했다고 지적했다 .
회담은 두 개의 새로운 양자 협의체인 무역위원회(Board of Trade) 와 투자위원회(Board of Investment) 의 창설이라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비민감 상품 교역을 관리하고 투자를 촉진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 이 기구들은 사실상 강제력이 전혀 없는 '대화 상점(talking shop)'으로 전락할 위험을 안고 있었다
.
6월의 공격적인 규제 회귀는 놀라운 일이 아니라, 정상회담 합의 아래 감춰진 세 가지 치명적 긴장감이 빚어낸 필연적 결과였다.
1. 해결되지 않은 관세 폭탄의 줄다리기
베이징 정상회담은 2025년 10월 체결된 핵심 관세 휴전 협정의 연장에 실패했다 . 2025년 11월 합의의 일부였던 300억 달러 규모의 관세 감축 틀은 원칙적으로 존재했지만, 영구적인 이행 일정에 대한 합의는 없었다
. 새로운 합의가 없으면 이 휴전은 11월 10일에 만료되며, 그 즉시 중국산 제품에 부과되는 실효 관세율은 다시 47%에서 57%로 급등할 위기에 놓여 있었다
. 게다가 2026년 2월, 미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모든 관세가 위헌이라고 판결함에 따라 행정부는 대체 법적 근거를 찾아야 하는 복잡한 법적 정글에 빠진 상황이었다
.
2. 정면 충돌하는 규제 시스템
6월 1일의 상호 규제는 단발성 사건이 아니라 정면으로 충돌하는 두 개의 열차와 같다. 미국은 자국의 법률을 중국의 해외 자회사에까지 적용하는 '역외 전략' 을 추구한다. 이에 맞서 중국은 외국 제재를 무력화하고 자국의 민감 기술·데이터 유출을 전면 차단하기 위한 자체 '역외 방어벽' 을 구축하고 있다 . 이는 서로 상반된 법률을 마주한 다국적 기업들에게 심각한 법적 충돌과 컴플라이언스 부담을 초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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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독트린의 간극: 전술적 패치냐, 전략적 기동이냐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안정성'에 대한 상호 모순된 정의다. 미국 외교협회(CFR)의 지적처럼, 미국에게 안정성은 경제적 거래를 성사시키며 충돌을 피하는 충돌 회피를 의미한다 . 그러나 중국에게 이는 기술 자립을 정당화하고 '관리된 경쟁'을 새로운 뉴노멀로 받아들이는 전략적 교착 상태(strategic stalemate) 를 위한 틀이다
. 즉, 미국이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하는 모든 행동을 중국은 경쟁을 '관리'하자고 만든 틀 자체를 위반하는 행위로 간주할 수밖에 없고, 이것이 곧바로 상호 보복으로 이어지게 되는 구조인 것이다.
2026년 6월 초의 상호 조치는 '베이징 안정화(Beijing Stabilisation)'가 본질적으로 변화에 대한 약속이 아닌 전술적 시간 벌기에 불과했음을 명확히 한다. 대통령의 방중이라는 외교적 퍼포먼스와 모호한 제도적 기구의 신설로는 기술 부문에서 가속화되는 탈동조화와 근본적으로 망가진 관세 구조를 덮을 수 없었다. 이 합의는 평화 조약이 아닌 기념사진을 위한 합의였을 뿐이다. 진짜 이야기는, 두 강대국이 각자 제 속도에 맞춘 '안정성'은 오직 길고도 치열한 경제·기술 전쟁을 더욱 치열하게 준비함으로써만 확보될 수 있다고 이미 결론 내린 듯 보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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