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대상에는 하마스의 가장 저명한 정치 지도자들이 대거 포함됐습니다. 과거 정치국장을 지낸 칼레드 마샬(Khaled Mashal), 가자지구 내 최고위 정치 지도자 칼릴 알하이야(Khalil Al-Hayya), 오랜 기간 대외 협상을 담당해 온 무사 아부 마르주크(Moussa Abu Marzouk), 정치국원인 후삼 바드란(Husam Badran) 그리고 파티 하마드(Fathi Hamad) 등입니다 .
EU는 제재 명분에 대해, 정치국원들이 조직의 고위 의사 결정자로서 "하마스의 폭력 행위 계획, 준비 및 실행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적극적으로 옹호한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 이는 군사조직뿐만 아니라 정치적 의사 결정 구조 전체를 겨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유럽이 하마스의 정치·군사 조직 간 유착 관계를 더 이상 분리해서 보지 않겠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되었습니다.
같은 날, EU는 EU 글로벌 인권 제재 체제(Global Human Rights Sanctions Regime)에 따라 요르단강 서안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대상으로 "심각하고 조직적인 인권 침해"를 저지른 4개 단체와 3명의 개인에 대한 제한 조치를 별도로 채택했습니다 . 이번 제재 대상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강제 이주, 재산권 침해, 교육권 및 종교의 자유 침해 등에 관여한 단체들입니다.
주요 제재 대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번 이중 제재는 2026년 5월 11일 EU 외무장관 회의에서 이루어진 정치적 합의의 결과물입니다. 이 합의는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이끈 헝가리 정부의 지속적인 거부권 행사로 인해 수개월간 발목이 잡혀 있던 상황을 종식시킨 것입니다 . 부다페스트의 정권 교체로 인해 그동안 묶여 있던 만장일치의 벽이 허물어진 것입니다.
이러한 결정을 이끌어낸 동력은 무엇보다 현장의 절박한 인권 상황이었습니다. 2026년 한 해에만 요르단강 서안에서 정착민 폭력으로 11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으며, 이는 2025년의 9명에서 증가한 수치입니다. 또한 가자지구에서의 참상에 대한 국제 사회의 비판 여론이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인 카야 칼라스(Kaja Kallas) 는 이번 조치를 균형 잡힌 대응으로 규정하며, EU가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폭력과 관련해 이스라엘 정착민들을 제재하는 동시에 하마스의 고위 테러리스트들도 함께 제재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
하지만 이 '균형 잡힌 접근'은 결국 선택 가능한 가장 좁은 범위의 조치였습니다. 일부 회원국들이 강력히 추진했던 더 강력한 경제적 강경책에 대한 합의에는 결국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무산된 경제적 압박 카드는 다음과 같습니다 :
아일랜드, 스페인, 벨기에는 이러한 경제 제재의 강력한 지지자였으나, 독일과 이탈리아가 반대했습니다. 특히 협력 협정 중단은 만장일치를 필요로 하여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 이처럼 무산된 제안들은 훨씬 더 큰 파장을 몰고 올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앞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협정의 부분 중단 시 이스라엘의 대EU 수출품 약 37%에 관세가 부과되어, 이스라엘 기업들에 연간 최대 10억 유로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한 바 있습니다 .
하마스는 5월 30일 공식 성명을 내고 EU의 결정을 "부당하고 이스라엘의 서사에 완전히 편향된 것"이라고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 이들은 EU가 '이중 잣대'와 '완전한 편향성'을 드러냈다고 비판하며, 팔레스타인 정치 지도자들을 처벌하면서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이 자행하는 이른바 '대량 학살'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EU가 "이스라엘 시민과 하마스 테러리스트 사이에 거짓된 대칭성을 만들었다"고 맹비난하며, EU가 "도덕적 파산을 드러냈다"고 성토했습니다 . 기드온 사아르(Gideon Sa'ar) 외무장관 또한 이 비교를 "완전히 왜곡된 도덕적 등가성"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