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을 더욱 촘촘하게 만드는 것은 프랑스의 움직임이다. 프랑스 금융시장청(AMF)은 자국 내 기존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PSAN) 제도 하에서 영업 중인 약 90개 가상자산 업체를 대상으로 2026년 6월 30일이라는 독자적인 기한을 통보했다. 이날까지 MiCA 정식 인가를 획득하지 못한 업체는 질서 있는 청산 계획을 제출하고 영업을 중단해야 한다 .
AMF의 입장은 단호하다. 어떠한 기한 연장도 없다는 것이다. 마리-안 바르바-라야니 (Marie-Anne Barbat-Layani) AMF 청장은 공개적으로 “라이선스 신청을 완료하는 것이 매우, 매우 시급하다”라고 경고했다 . 7월 1일부터는 완전한 인가를 받은 사업자만 프랑스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 이는 그동안 MiCA 143조에 따라 18개월의 전환 유예 기간을 부여받았던 PSAN 등록 사업자들을 겨냥한 조치다
.
AMF는 적어도 2024년 중반부터 MiCA 인가 신청 접수를 시작하며 이 순간을 준비해 왔다. 당초 기존 사업자에게 적응 시간을 주기 위해 설계된 전환 기간은 2026년 7월 1일자로 완전히 만료되며, 프랑스는 이보다 더 빠른 데드라인을 제시한 셈이다 .
규제 당국의 기대와 실제 시장 현실 사이의 간극은 매우 크다. MiCA 2단계 규제 대상에 해당하는 EU 기반 가상자산 업체가 3,000곳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반면 , 2026년 4월 기준으로 EU 전역에서 정식 CASP 라이선스를 취득한 곳은 불과 183곳에 불과했다
. 이는 과거 각국의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VASP) 제도 하에 난립했던 약 3,167개 업체에서 대규모 통합이 이뤄진 결과지만, '여권 제도(passporting rights)' 덕분에 약 86%의 시장 접근성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
단속은 이미 시작됐다. MiCA 시행 이후 부과된 과징금은 **누적 5억 4천만 유로(한화 약 8천억 원)**를 넘어섰으며, 2025년 한 해에만 224건의 위반 사례가 EU 전역에서 적발됐다 . 각국 규제 당국은 2025년 11월까지 63곳의 CASP 라이선스를 취소했고, 2026년 2월까지는 50곳 이상의 업체가 추가로 인가를 잃었다
.
주요 대형 거래소들은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바이낸스, 바이비트, OKX, 크립토닷컴, 그리고 레볼루트(Revolut) 등은 새로운 MiCA 지형의 중심에서 완전한 인가를 받았거나 사전 승인을 얻은 운영자로 자리매김했다 . OKX 역시 몰타에 위치한 유럽 허브를 통해 글로벌 거래소 중 가장 먼저 MiCA 라이선스를 확보한 주자 중 하나로, 현재 유럽경제지역(EEA) 28개국 4억 명 이상에게 규제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하지만 이번 주 공개된 OKX 유럽의 분석은 상당한 규모의 개인 투자자 활동이 아직 규제권으로 이동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실제 지난 12개월간 유럽에서 발생한 가상자산 앱 다운로드의 41%는 MiCA 승인을 받지 못한 플랫폼의 몫이었다 .
시한 이후 무허가 영업을 지속할 경우 돌아오는 제재는 가상자산 업계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 모든 상황이 투자자에게 주는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메시지는 간단하다. 7월 1일 이후, 인가받지 않은 거래소에 묶여 있는 모든 자산은 동결되거나, 이용자가 통제할 수 없는 '질서 있는 청산' 절차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이다 .
아직 MiCA 인가가 없는 플랫폼에서 거래 중인 수백만 명의 투자자가 안전하게 자산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선택지는 무엇일까. 자신이 이용 중인 거래소가 관련 국가 규제 기관으로부터 인가를 받았는지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기한 전에 완전히 인가된 사업자에게로 자산을 옮기는 것이다. ESMA 웹사이트와 각국 국가 관할 당국의 등록부는 인가된 사업자 목록을 항시 제공하고 있다 .
OKX 유럽의 분석이 강조하듯, 이것은 일부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유럽은 전 세계 가상자산 거래소 이용자 수요의 약 35%를 차지하며 아시아(32%), 북미(17%)를 제치고 단일 지역으로서는 최대 시장이 되었다 . 유럽은 지구상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규제된 가상자산 시장이면서도, 대다수 이용자가 영업 근거를 상실하기까지 단 몇 주밖에 남지 않은 플랫폼에 머물러 있는 역설적인 대륙이기도 하다.
MiCA 전환 기간은 종말을 염두에 두고 설계되었다. 2026년 5월 말, 더 이상 규제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진짜 질문은 시한이 다 닳기 전까지 시장이 이 광범위한 '인가 공백'을 메울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Comments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