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소식 속에서도 반가운 일은 있었다. 5월 27일, 마침내 이번 에볼라 창궐 이후 실험실 검사로 확진된 환자 중 첫 번째로 완치 판정을 받은 환자가 병원 문을 나섰다. WHO의 아나이스 르강(Anais Legand) 대변인은 29일 언론 브리핑에서 “이 환자는 두 번의 음성 판정을 받고 지역사회로 복귀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 르강 대변인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의심 환자들 중에서도 생존자는 더 나올 수 있지만, 확진자 중 완치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이며 초기 치료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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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통계상의 감염자와 사망자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실제 피해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반영하듯 WHO의 움직임은 그 어느 때보다 빨랐다. WHO 사무총장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 박사는 5월 17일, 긴급위원회 소집을 기다리지 않고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WHO 역사상 사무총장이 긴급위원회 소집 전에 단독으로 PHEIC를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속한 조치의 배경에는 급증하는 확진 사례, 국경을 넘는 전파, 그리고 분디부교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부재라는 삼중고가 있었다 .
이후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5월 28일 DRC의 수도 킨샤사(Kinshasa)에 직접 도착해 현장 대응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이번 에볼라 발병 상황을 “매우 복잡하다” 고 진단하며, 동부 지역의 무력 단체들에게 인도주의적 휴전(ceasefire) 을 전격 촉구했다. 그는 “의료진이 환자에게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만 확산을 막을 수 있다”며 국제 사회의 추가 기금 지원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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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급박하게 돌아가는 방역 현장과 달리 DRC 정부는 지나친 공포 확산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로저 캄바 보건부 장관은 5월 29일 기자회견에서 “언론에서 ‘이미 통제 불능 상태’라는 말을 들었는데,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현재 상황을 “아직 전염병의 초기 단계”로 규정하며 “진정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그러나 WHO 측은 전혀 다른 암울한 진단을 내놓았다. 바로 접촉자 추적(contact tracing)의 붕괴다. WHO 관계자들은 동부 지역의 극심한 치안 부재와 주민들의 강제 이주로 인해,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다수의 사람들조차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고백했다 . 확진자의 동선을 쫓아 추가 감염을 차단하는 것이 에볼라 방역의 핵심인데, 그 가장 기초적인 작업이 마비된 것이다.
현재 DRC 동부, 특히 이투리와 북키부 주는 수많은 무장 단체가 활동하는 분쟁 지역이다. 전투와 약탈을 피해 집을 떠난 난민들이 대규모로 이동하면서 바이러스가 예측 불가능한 경로로 퍼져나가고 있다 .
설상가상으로 지역 사회의 방역 당국에 대한 깊은 불신과 식량 부족 문제도 대응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 테스트 키트와 의료진의 부족으로 대부분의 사례는 ‘의심’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사망자가 발생해도 검체를 채취해 키트가 있는 실험실까지 운반하기도 전에 시신이 매장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실제로 DRC에서 보고된 1,031건의 총 사례 중 확진된 것은 125건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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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의료진들은 묵묵히 싸우고 있다. 의사들은 특정 치료제 없이도 집중 치료를 통해 추가 생존자들이 곧 나올 것이라고 조심스레 기대하고 있으며, 첫 번째 완치 소식은 그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 국제 사회의 지원이 절실한 지금, WHO는 “이웃 국가들 또한 즉각적인 대비 태세에 돌입해야 한다”고 경고하며 총성 없는 전쟁과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동시에 치르고 있는 DRC를 향해 손길을 뻗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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