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이 결정을 단순한 의전 축소가 아닌 의도적인 신호로 해석합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과의 직접 접촉을 꺼리는 베이징의 태도를 반영한다는 분석입니다. 이는 중국-싱가포르 관계의 문제라기보다는 미중 간 고조된 긴장 속에서 미국 측과의 '동등한 만남' 자체를 피하려는 계산으로 풀이됩니다 .
여기에 더해, 2019년 이후 웨이펑허, 리샹푸, 둥쥔까지 3명의 연이은 국방장관이 경질되거나 사실상 실각한 배경은 중국 군 지도부의 심각한 내부 혼란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 공식적인 자리에서의 실수나 예측 불가능한 돌발 상황을 원천 차단하려는 의도도 작용했을 수 있습니다.
2026년 샹그릴라 대화는 5월 14~15일 베이징에서 열린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 직후에 개최된다는 점에서 유례없는 역학을 띠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회담을 '전략적 재설정'이 아닌 '전술적 안정화' 로 평가합니다 . 중국이 애초에 필요로 했던 미국산 농산물과 보잉 항공기 구매 같은 '쉬운 합의'는 이루어졌지만, 기술 규제, 희토류 수출 통제, 대만 문제 등 핵심 쟁점에서는 어떤 진전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
로위 연구소(Lowy Institute)는 이 정상회담으로 인해 오히려 샹그릴라 대화의 본래 기능이 무력화되었다고 지적합니다. 양국 정상이 직접 만난 직후, 국방장관들이 따로 만나 민감한 안보 현안을 논의하는 것은 '자칫 상사를 앞지르는 행위'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 모두 이번 포럼에서의 정치·국방 교류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
한편, 2025년 10월 APEC 정상회의에서 성사된 '관세 휴전'과 '희토류 수출 통제 유예' 합의는 이후 양국 관계의 기반을 마련했지만, 이 역시 '근본적 갈등의 유예'에 불과했습니다 . 이 취약한 데탕트가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매서운 연설과 맞물리면서 포럼장은 긴장감으로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2025년 대화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첫 인도-태평양 전략 연설을 통해 핵심 기조를 분명히 했으며, 이는 2026년 연설에도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그의 메시지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헤그세스 장관은 동시에 지역 동맹국들에게 국방비 증액을 촉구하며, 미국이 이 지역에서 '밀려나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 2026년 연설에서는 며칠 전 끝난 정상회담의 성과를 전제로,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현상 변경' 시도에 대해 더욱 구체적인 경고가 담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중국은 회의장에서 자국을 향한 비판과 견제에 실시간으로 반박할 기회를 스스로 포기했습니다 . 이로 인해 포럼은 건설적인 안보 논의보다는 일방적인 경고와 비난이 오가는 구도로 흘러가기 쉬워졌습니다.
가장 첨예한 쟁점은 단연 대만입니다. 중국 측 주요 당사자의 부재 속에서, 헤그세스 장관은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대만에 대해 '임박했다'고 표현하며 사실상 2027년을 데드라인으로 보는 시각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 본토의 즉각적인 반박이나 다른 관점의 공식 설명이 없는 가운데,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전략만이 부각되는 이례적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요컨대, 2025년과 2026년 샹그릴라 대화는 양국 정상이 극적으로 포옹하는 순간에도 군사·안보 영역에서는 전략적 불신과 '말하지 않은 갈등'이 심화되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무대가 되었습니다. 시진핑과 트럼프의 '거래적 안정화'가 과연 진영 간 군사적 긴장을 완화할 수 있을지, 아니면 일시적인 위장에 불과할지 이번 대화는 중요한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