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연준의 새 수장으로 **케빈 워시(Kevin Warsh)**가 임명되면서 시장의 기대는 더욱 굳어졌습니다. 채권 트레이더들은 그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훨씬 더 강경한 태도를 취할 것으로 확신하며 인상 시계를 앞당기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그리고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국제 유가를 폭등시켰습니다. 에너지 가격 급등은 그대로 전체 물가를 밀어 올리고, 결국 연준의 매파적 행보를 강제하는 연쇄 반응을 일으킵니다. 연준은 이미 “호르무즈 해협 사태로 촉발된 유가 급등”이 통화 완화 정책을 막는 ‘끈질긴 인플레이션’을 만들고 있다고 명시적으로 밝혔습니다.
보통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위기는 안전자산인 금값을 지지하는 요인입니다. 하지만 이번 미국-이란 간 휴전 협상은 ‘된다, 안 된다’를 반복하며 시장에 혼란만 초래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협상 연장 발언으로 5월 26일 잠시 4,500달러 선을 지지하기도 했지만, 결론적으로 이는 금값에 쌓였던 지정학적 프리미엄을 오히려 갉아먹으며 변동성만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휴전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대한 희망이 일시적인 반등을 만들긴 하지만, 전반적인 하락 추세를 막기엔 역부족입니다.
연준의 피벗(Pivot·정책 전환)은 진공 속에서 일어난 게 아닙니다. 몇 년 만에 가장 뜨거웠던 인플레이션 데이터에 대한 직접적인 반응입니다.
이 지표들은 ‘연착륙’이나 단기 정책 완화에 대한 남은 희망마저 완전히 산산조각냈습니다. 헤드라인 CPI가 단 두 달 만에 2.9%에서 3.8%로 튀어 오른 가운데, 사상 최악의 PPI 수치는 더 큰 인플레이션 파고가 아직 오지도 않았음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시장 심리의 변화는 너무나 극적이고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하락의 규모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정점에서부터의 경로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정도 규모의 하락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신중한 입장을 유지합니다. 대체적인 합의는 이것이 건재한 구조적 강세장 안에서 일어난 ‘폭력적인 기술적 조정’ 이지 새로운 약세 사이클의 시작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연준 정책과 지정학이라는 거시적 충격이 원인이므로, 금의 장기적 투자 가치 훼손보다는 경기 순환적 위협으로 해석하는 셈입니다.
단기 전망은 모멘텀을 쫓는 트레이더들과 장기적인 관점의 기관 투자자들 사이의 극명한 시각차로 정의됩니다.
기관들의 장기 강세론 (골드 5,000달러 이상)
장기 전략가들은 이번 하락을 오히려 매수 기회로 보며 자신들의 전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JP모건 글로벌 리서치는 2025년 말에 이미 2026년 4분기까지 금값이 5,000달러를 향해 재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으며, 연말까지 평균 온스당 5,055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들의 강세론은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지속적인 금 매입, 계속되는 지정학적 리스크, 그리고 결국 연준이 다시 완화 정책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기대에 기반합니다. 다른 기관들도 4,000달러 밑으로의 지속적 하락보다는 6,000달러 테스트 가능성이 더 크다고 입을 모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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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현실 (높은 변동성과 위험)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훨씬 더 조심스럽거나 비관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강달러, 높은 실질 금리, 휴전 불확실성이라는 핵심 압박은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 전망입니다. 변동성은 당분간 높게 유지될 것이고, 물가 지표가 계속 뜨겁게 나온다면 추가 지지선 붕괴 가능성도 얼마든지 열려 있습니다.
더 심하게 맞은 은(Silver)
귀금속 시장의 충격은 은이 훨씬 더 심하게 겪고 있습니다. 은은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하며 금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모닝스타(Morningstar) 애널리스트들은 이를 순수한 펀더멘털 악화보다는 차익 실현을 강요당한 투기 세력들의 연쇄 청산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분석합니다.
은은 금보다 산업 수요와 투기적 포지셔닝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고 현금 보유 심리가 강해지는 환경에서 더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는 은값이 온스당 60달러까지 추락할지, 아니면 80달러 선을 회복할지를 두고 격론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치명적인 전제 조건
JP모건의 ‘5,000달러 이상’ 전망에는 커다란 별표가 하나 붙습니다. 이 예측은 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지금처럼 공격적으로 재평가하기 이전에 나온 것입니다. 더불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초래한 인플레이션의 전면적인 충격이 수치로 완전히 드러나기 전의 분석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금값이 그 수준까지 다시 반등할 수 있을지는 이제 전적으로 세 가지 요인에 달려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둔화, 연준의 예상 금리 경로 변화, 그리고 에너지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미-이란 갈등의 봉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