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는 DMA가 규정한 12개월의 미준수 결정 시한을 훌쩍 넘겼다. 이는 사건의 복잡성과 이해관계가 얼마나 큰지를 방증한다. 약 2년 동안 집행위원회는 호텔 목록, 항공권 가격, 상품 비교 정보를 자체 검색 결과에 그대로 노출하는 ‘리치 검색 결과(rich search results)’가 유럽의 특화된 비교 서비스들을 사실상 몰아내고, 사용자 접근을 어렵게 만드는지를 집중적으로 평가해왔다 .
수차례의 규제 대화에도 불구하고, EU 집행위원회는 구글이 제시한 개선안을 번번이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구글은 2024년 초 일부 검색어에 대해 리치 기능을 없애고 전통적인 ‘푸른 링크’만 표시하는 실험을 포함한 디자인 변경을 시도했지만, 집행위원회는 이러한 조치가 근본적인 자사 우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결론 내렸다 .
주요 미비점은 다음과 같다.
경쟁 담당 집행위원 테레사 리베라(Teresa Ribera)는 절차가 더딘 점을 인정하면서도 사건의 복잡성을 강조했고, “결정은 반드시 나올 것(It will come)”이라고 말했다 .
이번 과징금은 DMA 발효 이후 가장 큰 벌금으로, 이전 사례를 크게 웃돌며 브뤼셀의 집행 의지를 한층 강하게 보여줄 전망이다.
DMA는 규제 당국에 전 세계 연간 매출의 최대 10% , 반복 위반 시 최대 20%까지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 현재까지 두 건의 DMA 위반 사건이 과징금 부과로 종결되었다.
구글에 예고된 ‘수억 유로’ 규모의 과징금은 이 두 건을 넘어서는 것이 확실하다 .
이번 DMA 제재는 구글을 상대로 한 EU의 오랜 독점금지법 집행 역사와 같은 선상에 있다. 기존 유럽연합 기능조약(TFEU) 102조에 근거한 제재만 해도 구글은 수십억 유로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받았다.
전체 빅테크를 기준으로 보면, 2025년 한 해에만 EU에서 최소 37억 7천만 유로의 벌금이 부과됐으며, 이 중 구글이 단일 최대 금액을 기록했다 .
강도 높은 법 집행은 이미 국제적 긴장을 촉발했다. 2025년 9월 구글에 대한 과징금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기술 기업을 겨냥한 제재로 간주하며 EU에 더 높은 관세로 보복하겠다고 위협했다 . DMA와 디지털서비스법(DSA)의 공세적 집행은 이제 경쟁법과 대서양 무역 정책이 교차하는 최전선에 서 있다.
구글과 글로벌 기술 업계의 가장 가까운 관심사는 2026년 여름 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공식 미준수 결정이다 . 이 결과는 정확한 과징금 액수뿐만 아니라 구글이 EU 전역에서 검색 결과 페이지를 어떻게 재설계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속력 있는 요구 사항도 제시하게 된다.
한편 구글은 이미 유럽에서 경쟁 특화 검색 서비스에 더 눈에 띄는 위치를 부여하는 새로운 검색 결과 형식을 시험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우선 숙박과 항공편 관련 검색어를 대상으로 삼을 예정이다 . 이는 구글이 유럽 검색 결과 표시 방식에 근본적 변화를 강제하는 결정이 임박했음을 예상하고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사건은 DMA의 중대한 시험대다. 2년에 걸친 조사, 예비 심사 결과, 업계의 압력 끝에 EU 집행위원회의 신뢰성은 이 야심 찬 법률의 틀에 걸맞은 결정을 내리느냐에 달려 있다. 유럽의 언론사, 비교 사이트, 경쟁 검색 엔진들에게 이번 결과는 DMA가 약속한 ‘경쟁 가능한 디지털 시장’이 현실이 될지 판가름할 중대한 갈림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