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붉은 퀘이사들은 왜 중요할까요? 이들은 은하 중심부의 초거대 블랙홀이 급격히 성장하는 짧고 격렬한 '블로우 아웃(Blow-out)' 단계에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 마치 태풍의 눈처럼, 이 시기의 블랙홀은 주변의 먼지와 가스를 미친 듯이 빨아들이며 강력한 빛을 내뿜지만, 정작 그 물질들에 둘러싸여 외부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상태입니다
.
이 ‘블로우 아웃’ 단계는 우주적으로 매우 짧은 시간 동안(수백만 년 이내) 일어나기 때문에, 이런 상태의 천체를 포착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입니다 . 이번에 스피어엑스가 대량의 HRQ를 발견한 것은 이 희귀한 전환기를 연구할 수 있는 획기적인 표본을 제공한 것입니다.
HRQ는 단순한 ‘먼지 낀 퀘이사’ 그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이들은 은하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블랙홀의 ‘피드백’ 과정은 주변 가스를 가열하거나 날려버림으로써 별의 생성을 멈추게 하고, 결과적으로 은하의 성장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따라서 HRQ의 ‘블로우 아웃’ 단계는 은하가 왕성하게 별을 만드는 시기(스타버스트)에서, 별 생성이 멈춘 조용한 ‘적색 은하’로 넘어가는 변곡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스피어엑스가 밝혀낸 이 77개의 숨은 괴물들은 은하의 '젊은 시절'과 '중년기'를 잇는 결정적 순간을 보여주는 타임캡슐인 셈입니다 .
스피어엑스가 제공하는 방대한 데이터는 앞으로 과학자들이 이 매혹적인 ‘블로우 아웃’ 가설을 시험하고, 블랙홀이 어떻게 은하라는 거대한 구조물의 생성과 진화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더 깊은 비밀을 풀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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