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는 국제 시장에서 가격이 형성되기 때문에, 중동에서 직접 석유를 많이 수입하지 않는 국가라도 국제 가격 상승을 통해 영향을 받는다.
에너지 분석기관들은 봉쇄가 길어질 경우 유가가 크게 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컨설팅 회사 라피단 에너지 그룹(Rapidan Energy Group)은 해협이 8월까지 닫혀 있을 경우 세계 경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에 가까운 침체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회사의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해협이 더 일찍 재개되더라도:
에너지 시장 분석기업 우드 맥켄지(Wood Mackenzie)는 더 극단적인 가능성도 제시한다. 심각한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걸프 지역 원유와 콘덴세이트 공급 하루 1,100만 배럴 이상이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에 근접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런 가격 급등은 운송, 제조업, 식품 공급망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우드 맥켄지는 해협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외교적 합의가 빠르게 이뤄져 선박 운항이 곧 재개되는 경우다. 에너지 가격은 안정되고 세계 경제도 비교적 빠르게 정상 궤도로 돌아간다.
협상이 수개월 지속되면서 해협이 여름까지 사실상 닫혀 있는 상황이다. 이 경우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글로벌 성장률이 눈에 띄게 둔화될 수 있다.
갈등이 장기화되며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 경우 유가가 200달러 근처까지 치솟고, 높은 인플레이션과 성장 둔화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석유뿐 아니라 LNG 수출에도 중요한 통로다.
만약 LNG 운송이 중단되면 특히 수입 의존도가 높은 지역에서 가스와 전력 가격이 빠르게 상승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해협 봉쇄 이후 유럽 가스 시장의 기준 가격인 TTF 선물 가격은 MMBtu당 약 14.80달러로 상승해 이전보다 약 35% 높아졌다.
동아시아 LNG 가격은 더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이는 일본·한국·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중동 LNG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가스 가격 상승은 다시 전기요금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산업 비용과 가계 지출 증가로 연결된다.
대규모 유가 상승은 역사적으로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경향이 있다.
연료 가격이 오르면 거의 모든 산업이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중앙은행은 물가 억제와 경기 부양 사이에서 정책 선택이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일부 분석가들은 장기 봉쇄가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의 글로벌 경기 침체 위험을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물리적인 공급 부족이 발생하기 전에도 운송 비용 상승이 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
페르시아만 지역은 최근 해상 보험에서 고위험 구역으로 지정되며 전쟁 위험 보험료가 크게 상승했다.
대형 유조선의 경우 과거 선박 가치의 1% 미만이던 보험료가 약 1%에서 최대 7.5% 수준까지 뛰었다.
이는 한 번의 항해에 수백만 달러의 추가 비용을 의미하며, 결국 최종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경제적 영향은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흥미롭게도 걸프 지역 산유국들도 가격 상승의 혜택을 온전히 누리기 어렵다. 수출 자체가 막히면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수익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해상 통로 중 하나다. 장기간 봉쇄될 경우 수백만 배럴 규모의 석유와 LNG가 시장에서 사라지면서 유가는 130~200달러 범위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가스 가격 상승, 운송 차질, 보험료 급등이 동시에 발생하면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세계 경제 성장률이 크게 둔화될 수 있다. 분석가들이 이 상황을 수십 년 만의 가장 큰 에너지 공급 충격으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