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결과 러시아는 AI 학습에 필수적인 엔비디아 GPU 같은 고성능 컴퓨팅 장비를 합법적으로 확보하기 매우 어려워졌다. 대형 언어 모델을 운영하려면 막대한 연산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는 큰 병목이 됐다.
서방 공급망이 막히면서 대규모 AI용 하드웨어를 제공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가가 중국이다. 러시아 정부도 서방 기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중국과의 기술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 변화는 양측 모두에게 전략적 의미가 있다.
다만 관계는 대칭적이지 않다. 러시아는 외부 컴퓨팅 공급에 크게 의존하는 반면, 중국 역시 최첨단 칩 제조에서는 여전히 제약을 안고 있다.
Sberbank는 어떤 칩을 사용할지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화웨이의 Ascend AI 가속기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화웨이는 미국의 수출 규제 이후 자국 AI 하드웨어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Ascend 시리즈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Ascend 아키텍처는 대형 AI 모델 학습과 추론을 위한 데이터센터용 가속기로 설계되어 있으며, 기능적으로는 엔비디아 GPU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
다만 중국 내부에서도 ByteDance나 Alibaba 같은 대형 기업들이 이미 해당 칩을 대량으로 필요로 하기 때문에 외국 고객이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중국 반도체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여전히 최첨단 서방 GPU보다 뒤처져 있다고 본다.
대표적인 예가 다음 비교다.
이 격차가 중국 칩을 사용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대신 같은 성능을 얻기 위해 다음이 필요할 수 있다.
즉 가능은 하지만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GigaChat은 기술적으로 꽤 진전된 모델이며 특히 러시아어 처리에서 강점을 가진다.
하지만 글로벌 비교에서는 여전히 격차가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부 분석에서는 OpenAI와 Anthropic 모델이 상위권을 차지하는 반면, 러시아 모델(GigaChat 2 Max 등)은 비교 평가에서 훨씬 아래에 위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GigaChat의 강점은 글로벌 경쟁보다는 러시아어 기반 서비스와 국내 기업용 AI 시장에 있다.
Sberbank의 칩 전략은 AI 산업에서 나타나는 더 큰 흐름을 보여준다.
그러나 동시에 한계도 드러난다.
중국의 최신 칩은 여전히 엔비디아 최상위 GPU보다 뒤처져 있고, 자국 수요만으로도 공급이 빠듯한 상황이다.
결국 러시아 입장에서 중국 기술은 완벽한 대체재라기보다는 제재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우회로에 가깝다.
Sberbank가 GigaChat을 중국 칩으로 구동하려는 계획은 지정학이 AI 산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는 사례다.
서방 제재는 러시아를 사실상 서방 반도체 공급망에서 밀어냈고, 그 결과 러시아는 화웨이 Ascend 같은 중국 AI 가속기에 의존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성능 격차와 공급 제한 때문에 중국 칩은 아직 엔비디아 GPU의 완전한 대체재라기보다 제한적 대안에 가깝다.
그럼에도 이 움직임은 러시아와 중국 사이의 기술 협력 심화와 글로벌 AI 블록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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