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발견이 큰 관심을 받은 이유는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Enceladus) 사례 때문이다. 이 위성에서는 실제로 물과 얼음, 염분, 유기 분자가 포함된 거대한 분출 기둥이 발견됐고, 탐사선이 이를 직접 통과하면서 바다 물질을 분석할 수 있었다.
유로파에서도 비슷한 분출이 존재한다면, 숨겨진 바다를 연구하는 훨씬 쉬운 방법이 될 수 있었다.
연구진은 허블이 여러 해 동안 수집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다시 분석하면서 유로파의 매우 희박한 대기 구조를 더 정밀하게 조사했다.
그 결과, 과거에 물기둥으로 해석된 신호가 반드시 분출을 의미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특히 두 가지 문제가 확인됐다.
이 때문에 일부 신호는 실제 분출이 아니라 대기 변화나 통계적 잡음일 가능성도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2014년 논문이 발표됐을 때 연구진은 물기둥 존재에 대해 약 99.9%의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더 많은 데이터를 포함한 재분석에서는 이 수치가 90% 이하로 떨어졌다. 이는 과학계에서 새로운 발견이라고 확정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수준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재분석 연구에는 초기 발견을 발표했던 과학자들도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즉, 연구자들이 스스로 과거 결론을 다시 검증한 사례다.
과학자들은 그렇다고 물기둥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즉, 새 연구는 ‘없다’고 결론 내리기보다는 증거가 생각보다 약하다는 점을 보여준 셈이다.
NASA의 유로파 클리퍼(Europa Clipper) 탐사선은 유로파의 얼음 껍질과 그 아래 바다가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인지 조사하기 위해 설계됐다.
만약 실제로 물기둥이 존재한다면 탐사선은 그 속을 지나가며 다음과 같은 물질을 직접 분석할 수 있다.
이는 착륙이나 얼음 시추 없이도 지하 바다의 화학적 단서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는 물기둥 탐사가 확실한 목표가 아니라 ‘가능한 기회’ 정도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설령 분출을 발견하지 못하더라도, 유로파 클리퍼는 내부 구조, 표면 화학, 얼음층 두께 등을 자세히 조사할 예정이다.
유로파는 여전히 태양계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해양 세계(ocean world)’ 중 하나다. 관측에 따르면 얼음 지각 아래에는 거대한 전 행성 규모의 바다가 존재한다.
다만 이번 재분석은 과학자들이 기대했던 가장 쉬운 방법—즉 우주로 분출된 바닷물을 직접 채집하는 방식—이 생각만큼 확실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유로파 연구는 다음과 같은 방법에 더 의존하게 될 수 있다.
결국 이번 연구가 보여주는 것은 한 가지다. 과학은 새로운 데이터와 분석을 통해 기존 결론을 끊임없이 다시 검증하며 발전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유로파의 바다에 무엇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그리고 아마도 더 흥미롭게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