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전 단계에서도 이미 상승세는 뚜렷했다. 한 분석에서는 그린필드 투자가 전년 대비 21% 증가해 약 59억 유로에 도달하며 중국의 유럽 투자 방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에는 두 가지 배경이 있다.
현재 중국 투자의 대부분은 전기차와 배터리 공급망에 집중돼 있다.
중국 기업들은 배터리 기술과 생산 규모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으며, 유럽의 전기차 전환 정책이 거대한 시장을 만들어냈다. 실제로 EU 전기차 판매의 약 4분의 1이 중국 제조업체 제품일 정도로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유럽에 공장을 짓는 이유는 분명하다.
대표적인 투자 기업으로는 CATL, AESC, 화유코발트(Huayou Cobalt) 등이 있으며, 이들은 헝가리·독일·프랑스 등에서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거나 계획 중이다.
가장 상징적인 사례는 중국 배터리 기업 CATL의 헝가리 데브레첸(Debrecen) 공장이다.
이 프로젝트의 투자 규모는 70억 유로 이상으로, 완공되면 유럽 최대 규모 배터리 공장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이 공장은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유럽 자동차 제조사에 배터리를 공급하도록 설계됐다.
이 프로젝트는 중국 기업 전략의 핵심을 보여준다. 단순히 유럽에 제품을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유럽 자동차 산업 생태계 내부에 생산 기반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최근 중국 투자 지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국가는 단연 헝가리다.
MERICS와 Rhodium Group 분석에 따르면 헝가리는 **유럽 내 중국 외국인직접투자(FDI)의 약 31%**를 차지하며 가장 큰 투자 목적지가 됐다.
헝가리가 선택된 이유는 여러 가지다.
1. 자동차 산업 클러스터
중부·동부 유럽에는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 생산기지가 밀집해 있어 배터리 공급업체에게 이상적인 위치다.
2. 대규모 EV 프로젝트 집중
CATL 등 중국 에너지·배터리 기업의 대형 투자가 이어지면서 헝가리는 빠르게 전기차 공급망 중심지로 떠올랐다.
3. EU 단일시장 접근성
헝가리에서 생산하면 EU 단일시장 내에서 관세 없이 판매할 수 있다. 이는 중국 기업에게 큰 장점이다.
이러한 조건 덕분에 헝가리는 중국 기업이 유럽 시장에 진입하는 전략적 관문 역할을 하게 됐다.
중국 투자 증가는 유럽에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가져온다.
긍정적인 측면에서는 다음과 같은 효과가 있다.
하지만 정책 결정자들은 몇 가지 구조적 위험도 우려하고 있다.
이 문제는 단순한 산업 정책을 넘어 경제 안보(Economic Security) 논쟁으로 확장되고 있다.
EU는 중국 투자를 완전히 막기보다는 통제된 개방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첫째, 외국인 투자 심사 강화다.
EU와 회원국들은 전략 기술과 핵심 인프라 분야에서 투자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둘째, 무역 방어 조치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중국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조사와 관세 검토를 진행해 공정 경쟁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셋째, 조건부 투자 유치다.
정책 논의에서는 외국 기업 투자에 대해 현지 생산, 기술 협력, 부가가치 창출 같은 조건을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유럽의 전기차 전환은 대규모 배터리 생산 능력을 필요로 한다. 동시에 중국 기업들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배터리 제조업체 중 하나다.
따라서 중국의 그린필드 투자는 앞으로도 유럽 산업에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핵심 질문은 이것이다.
유럽이 중국 자본과 기술을 활용하면서도 전략적 의존을 피할 수 있을 것인가.
유럽의 전기차 전환은 점점 더 중국 산업 투자와 얽혀가고 있으며, 그 관계의 조건을 어떻게 설정할지는 앞으로 수년간 유럽 정책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