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격 상승 압력의 핵심 배경은 유난히 낮은 저장량이다.
유럽의 가스 저장 능력은 약 **1100억 입방미터(bcm)**지만, 2026년 초 저장량은 약 31 bcm에 불과했다. 이는 201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
5월 중순 기준 저장률도 약 34% 수준으로, 겨울 대비 목표치에 비해 여전히 낮다 .
유럽은 보통 4월부터 10월까지 저장고에 가스를 주입해 겨울을 대비한다. 하지만 현재처럼 재고가 낮은 상황에서는 훨씬 더 많은 가스를 빠르게 확보해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 수송로 중 하나다. 특히 카타르 LNG 수출 대부분이 이 해협을 통과한다.
현재 중동 지역의 긴장과 충돌은 선박 운항과 에너지 인프라에 영향을 주며 LNG 공급 차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 일부 보고서는 공격과 군사 충돌로 인해 카타르 LNG 수출 능력의 일부가 이미 제한되었을 가능성을 언급한다 .
문제는 규모다. 전 세계 LNG 공급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에, 부분적인 차질만 발생해도 글로벌 가스 시장이 빠르게 긴장 상태로 바뀔 수 있다 .
유럽의 가스 저장 시스템은 계절형 버퍼 역할을 한다.
하지만 저장을 하려면 지속적인 공급이 필요하다.
만약 걸프 지역에서 오는 LNG 화물이 지연되거나 줄어들면, 유럽은 다른 지역에서 LNG를 확보하기 위해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구매 경쟁이 심해지고 가격 변동성도 커진다 .
즉 실제 물리적 부족이 없어도 화물 확보 경쟁만으로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다.
현재 상황의 더 깊은 원인은 유럽 가스 공급 구조의 변화다.
2022년 이후 유럽은 러시아 파이프라인 가스 의존도를 크게 줄였고, 그 공백 상당 부분을 LNG 수입으로 대체했다.
이 변화는 공급원을 다양화하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위험도 만들었다.
파이프라인 가스는
라는 특징을 가진다.
반면 LNG는 글로벌 해상 시장을 통해 이동한다. 공급 안정성은 다음과 같은 변수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이 때문에 유럽 가스 시장은 이제 세계 LNG 시장과 지정학적 사건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가 됐다 .
현재 시스템에서 유럽은 공급이 부족할 때 대부분 가격을 더 지불해 LNG를 끌어오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즉 과거처럼 안정적인 파이프라인 물량이 아니라, 가격 경쟁력 자체가 에너지 안보의 핵심 수단이 된 셈이다.
저장량이 낮고 공급 위험이 커질 때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해 유럽의 가스 시장은 몇 가지 변수에 크게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EU 당국은 현재 인프라로 11월까지 최소 80% 저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이는 LNG 공급 상황에 크게 의존한다 .
결국 이번 상황은 단순한 가격 상승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해협의 지정학적 사건이 유럽의 겨울 에너지 전망을 즉시 바꿀 수 있는 구조가 되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