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우려는 단순히 예산 항목 하나가 줄었다는 데 있지 않다. 억지력과 방위비 분담의 문제다. 앞서 미국 상·하원을 아우르는 초당적 의원 그룹은 대만 입법원 지도부에 보낸 서한에서 특별 국방예산이 부분적으로만 지원될 수 있다는 보도에 우려를 표했고, 중국의 커지는 위협을 억제하려면 강력한 다년간 국방예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타이베이를 방문한 미국 의원들도 야당이 주도하는 입법원에서 지연되던 400억 달러 규모 패키지 통과를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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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소된 법안이 통과된 뒤 미국의 메시지는 양면적이었다. 워싱턴은 예산 승인 자체는 환영했지만, 미국 국무부는 대만의 군사비 지출이 더 지연되면 중국에 대한 ‘양보’가 된다고 밝혔다 . 대만 주재 미국의 사실상 창구인 미국재대만협회(AIT)도 남은 국방예산 처리가 늦어지면 대만 안보가 약해지고 중국공산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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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일이 미·대만 관계의 단절을 뜻하지는 않는다. 통과된 법안은 여전히 미국산 군사장비 구매 자금을 담고 있다 . 또한 미국은 대만과 공식 외교관계를 맺고 있지 않지만, 대만의 가장 강력한 비공식 후원자이자 주요 무기 공급자라는 기본 구도도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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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신뢰 문제는 커졌다. 워싱턴은 대만에 더 빠른 군비 증강과 더 큰 자체 방위 부담을 요구해 왔고, 라이 총통의 원안은 타이베이가 바로 그 요구에 응답하고 있다는 신호였다 . 그런데 지연 끝에 더 작은 패키지가 통과되면서, 미국 당국자와 의원들은 대만이 스스로 발표한 일정대로 방위력 증강을 실행할 수 있는지 의문을 품기 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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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민감한 대목은 상징이 아니라 실제 전력이다. 원안은 첨단 미국 무기, 대만 방산 기반, 통합 방공망을 강조했다 . 다른 보도는 이 계획이 8년에 걸쳐 미사일 방어, 장거리 정밀타격 무기, 무인체계에 자금을 투입하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 이런 분야가 추가로 지연되거나 더 잘린다면, 미국의 공개 비판은 더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민주적으로 통치되는 대만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며 대만 주변 군사 압박을 강화해 왔고, 미국은 대만의 핵심 비공식 안보 후원자로 남아 있다 . 이런 구도에서는 지연 그 자체가 베이징에 전략적 가치를 가질 수 있다. 미국 국무부가 추가 지연을 중국에 대한 ‘양보’라고 표현하고, AIT가 중국공산당에 유리하다고 경고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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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은 군사적 차원만이 아니다. 예산 축소는 일부 무기 프로그램의 속도를 늦출 수 있지만, 더 큰 신호는 대만 내부의 정치적 갈등이 방위 계획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베이징이 압박과 분열만으로도 대만의 준비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직접 충돌 없이 압박을 계속할 유인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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