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협이 다시 열린다고 해서 선박 흐름이 바로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도 아니다. 해운 분석가들은 실제 회복이 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전망에서는 5월부터 9월 사이에 점진적으로 정상화될 가능성이 제시됐다. 선박 종류와 항로 상황에 따라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석유 운송은 긴 사이클로 운영된다. 이미 다른 항로로 우회한 유조선은 다시 재배치해야 하고, 항만은 입항 순서를 다시 조정해야 하며, 정유사 역시 원유 구매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따라서 해협이 완전히 열리더라도 아시아 수입국은 한동안 지연된 선적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
또 하나의 핵심 변수는 해상 보험이다.
분쟁이 격화되면서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항해하는 선박의 전쟁 위험 보험료가 화물 가치의 1% 미만에서 약 3~10% 수준으로 급등했다.
이 정도 보험료는 많은 선주와 용선사에게 경제적으로 부담이 크다. 일부 보험사는 위기 기간 동안 보장을 취소하거나 가격을 크게 올렸고, 이 때문에 선박들이 아예 페르시아만 진입을 피하기도 했다.
보험 시장이 안정되지 않는 한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수는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세계 주요 해운·물류 기업들도 위기 기간 동안 중동 항로 운항을 줄이거나 중단했다.
일부 선사는 페르시아만 노선을 완전히 중단했고, 일부는 화물을 다른 항구로 우회시키거나 위험 할증료를 부과했다.
휴전이나 정치적 합의가 이루어지더라도 기업들은 보통 안정이 장기간 확인될 때까지 정상 운항을 재개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물리적으로 항로가 열려도 실제 운항 능력은 바로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
보안 문제도 회복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전문가와 당국은 해협에 설치됐을 가능성이 있는 기뢰나 위험 물체를 제거하는 작업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일부 분석에서는 평화 합의 이후에도 제거 작업이 몇 달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구체적인 일정에는 논쟁이 있지만, 중요한 점은 선사와 보험사가 안전한 항로가 공식적으로 확인되기 전까지는 운항을 확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기가 몇 달간 이어지면서 아시아 국가들은 이미 공급 전략을 바꾸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도다. 중동 공급이 불안정해지자 인도 정유사들은 러시아, 서아프리카, 베네수엘라 등에서 원유 구매를 늘렸다.
특히 베네수엘라는 5월 기준 하루 약 41만7천 배럴을 인도에 공급하며 인도의 세 번째 원유 공급국이 됐다.
다만 이런 대체 공급은 완전한 해결책이 아니다. 베네수엘라 원유는 상대적으로 무거운 성질을 가져 일부 복잡한 정유시설에서만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 중동산 원유를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
중국, 일본, 한국, 인도 같은 아시아 주요 수입국에게 이번 사태의 핵심 영향은 공급 자체의 영구적 감소라기보다 ‘시간과 비용’의 문제다.
호르무즈 해협이 외교적으로 다시 열리더라도 당분간 다음과 같은 영향이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정치적 합의는 해협을 다시 열 수는 있지만, 그 해협에 의존하는 세계 석유 물류 네트워크가 완전히 회복되는 데는 몇 달이 걸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