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핵심은 행성이 만들어질 당시의 가스 환경이다.
가장 널리 쓰이는 핵 성장(core accretion) 모형에서는 고체 물질이 뭉쳐 행성 핵을 만들고, 핵의 질량이 대략 지구의 20배에 이르면 주변의 원시행성계 원반에서 수소와 헬륨을 빠르게 끌어모을 수 있다고 본다. 이른바 폭주 가스 포획이 시작되면 가스 행성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커진다.
GJ 523b의 질량은 이 대략적인 기준을 넘어선다. 그런데 관측된 밀도는 행성이 거대한 수소·헬륨 외피를 가진 전형적인 가스 행성이 아니라, 무거운 원소가 대부분인 천체일 가능성을 가리킨다. 2.55 지구반지름이라는 크기는 흔히 수소와 헬륨 외피를 보유한 미니 해왕성 또는 서브해왕성 영역에 해당하지만, GJ 523b는 그 예상과 다른 모습을 보이는 셈이다.
행성의 나이도 수수께끼를 키운다. 연구진은 GJ 523 계의 나이를 약 1억 6,900만 년으로 추정했으며, 불확실성은 +1억 년, -4,800만 년이다. 이처럼 젊다면 초기의 두꺼운 대기가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벗겨졌다고 설명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게다가 질량이 큰 행성은 중력이 강해 대기를 붙잡는 데도 유리하다.
공전 궤도의 기울기도 단서가 될 수 있다. 연구진은 별의 자전축이 관측 방향과 이루는 기울기를 17.6±5.0°로 추정했다. 행성이 별 앞을 통과한다는 사실을 함께 고려하면, 행성의 궤도와 별의 적도면 사이에는 최소 **71.4°**의 불일치가 있는 것으로 계산된다. 이는 행성이 별의 적도면과 거의 수직에 가까운 ‘극궤도’를 돌 가능성을 뜻한다. 다만 이 값은 간접 추정치이며, 단순하고 평평한 원반 안에서 나란히 형성된 행성계와는 잘 맞지 않을 수 있다.
GJ 523b가 고체 물질 대부분을 주변의 가스 원반이 흩어진 뒤에 모았을 수 있다. 이 경우 거대한 암석 행성 핵이 만들어질 때 이미 포획할 수 있는 성운의 수소와 헬륨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을 수 있다.
행성이 자리 잡은 지역의 원반에 가스가 부족했거나, 원반 자체가 빠르게 소멸했을 수 있다. 행성이 성장하면서 방출한 열이 대기를 뜨겁게 유지해 가스 포획을 늦췄을 가능성도 있다.
연구진이 논의한 또 다른 경로는 자갈 크기의 물질과 미행성체가 함께 성장에 기여하는 방식이다. 고체 물질이 계속 유입되면 성장 중인 대기가 가열돼 폭주 가스 포획이 지연되거나 억제될 수 있다.
GJ 523b가 원래 더 두꺼운 대기를 가지고 태어났다가 초기의 강한 고에너지 복사, 거대 충돌 또는 조석·동역학적 상호작용으로 대기를 잃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단순한 광증발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GJ 523b는 질량이 크고, 공전 주기도 17.75일로 매우 짧은 편은 아니며, 아직 젊다. 이런 조건은 대기 탈출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지만, 가까운 궤도에서 대기를 벗겨낸 작은 행성 핵의 경우보다 설명을 어렵게 만든다.
거의 극궤도에 가까운 기하 구조는 행성 이동, 기울어진 원시행성계 원반 또는 다른 천체와의 중력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졌을 수 있다. 연구진은 원반 자체의 기울기에서 비롯된 불일치 가능성을 비교적 현실적인 설명으로 본다.
반면 외부의 기울어진 동반 천체가 필요한 폰 자이펠–리도프–코자이(von Zeipel–Lidov–Kozai) 경로는 아직 관측되지 않은 동반 천체를 전제로 하며, 연구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유력한 설명으로 다뤄진다.
GJ 523b는 지름 기준으로는 서브해왕성 영역에 들어가지만, 구성 물질은 암석 행성에 가까운 이른바 메가 지구의 대표 사례가 될 수 있다. 연구진이 논의한 메가 지구는 반지름이 지구의 약 2.1배 이상이고 밀도가 5.5g/cm³ 이상인 행성들이다.
이는 외계행성 연구에서 잘 알려진 **반지름 간극(radius gap)**과도 관련이 있다. 반지름 간극은 작은 암석 행성과 더 큰 서브해왕성 사이에 행성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나는 영역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이 간극 위쪽의 행성은 어느 정도의 수소·헬륨 대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GJ 523b처럼 크기는 큰데 밀도가 높은 행성이 존재한다면 행성의 크기만으로 진화 과정을 판단하기 어렵다. 질량을 함께 측정해야 암석 중심의 메가 지구인지, 두꺼운 대기로 둘러싸인 저밀도 행성인지 구분할 수 있다.
이번 사례는 지구 질량 약 20배라는 기준을 지나치게 기계적으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보여준다. 이 기준은 가스 포획이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는 지점이지, 모든 행성이 반드시 가스 행성이 된다는 경계선은 아니다. 원반의 밀도와 수명, 행성의 성장 시점, 고체 물질의 유입 속도, 이후의 충돌과 궤도 변화가 결과를 바꿀 수 있다.
GJ 523b가 특이하다는 사실만으로 메가 지구가 얼마나 흔한지, 또는 어떤 형성 경로가 일반적인지 결정할 수는 없다. 질량과 반지름에는 측정 오차가 있고, 평균 밀도만으로 행성 내부의 층상 구조나 대기의 정확한 조성을 유일하게 알아낼 수도 없다. ‘두꺼운 수소·헬륨 외피가 없다’는 결론 역시 대기를 직접 검출한 결과가 아니라 질량과 반지름을 바탕으로 한 추론이다.
궤도 기울기 역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현재 결과는 별의 자전 방향을 간접적으로 추정하고 행성이 통과한다는 사실을 결합해 계산한 최소 3차원 궤도 불일치각이다. 천구에서 보이는 투영각을 직접 측정한 결과와는 다르다.
따라서 이번 발견을 두고 ‘행성 형성의 법칙을 깨뜨렸다’고 말하기보다는, 기존 형성 모형이 편안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사례를 제시했다고 표현하는 편이 정확하다. GJ 523b가 드문 예외인지, 대기를 잃은 행성인지, 지금까지 놓친 중요한 행성군의 일부인지는 더 많은 사례가 나와야 판단할 수 있다.
앞으로의 관측은 여러 시나리오를 가려내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현재 GJ 523b는 잘 뒷받침된 흥미로운 가설 사례이지만, 아직 잠정적인 연구 결과다. TESS가 통과 신호를 찾아냈고 NEID가 행성의 질량을 확인하면서, 행성 형성 이론이 다음 질문에 답하도록 요구하는 천체가 등장했다. 어떻게 이렇게 무거운 행성이 가스 행성으로 자라지 않고, 젊은 행성계에서 고밀도의 암석 세계로 남을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