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최고경영자 세르지오 에르모티(Sergio Ermotti) 역시 중동 확장 전략이 단순한 낙관적 전망이 아니라 지역 경제의 실제 성장 기반에 대한 확신에서 나온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금융업계 전반의 인식과도 맞닿아 있다. 오늘날 중동은 아시아와 함께 글로벌 부의 흐름이 빠르게 형성되는 핵심 지역으로 꼽힌다.
또 하나의 변수는 UBS가 여전히 대형 합병 통합 과정을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대규모 합병은 종종 내부 불확실성을 낳는다. 보상 체계, 보고 라인, 고객 담당 영역, 내부 경쟁 구조 등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도기에는 경쟁 은행들이 성과가 높은 프라이빗뱅커를 적극적으로 스카우트하는 경우가 많다.
UBS의 재무 상황 자체는 안정적이다.
2026년 1분기 UBS는 약 30억 달러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약 80% 증가했다. 또한 CET1 자본 수익률은 16.8%, 글로벌 자산관리 부문에서는 약 370억 달러의 신규 자산 유입을 기록했다.
즉 현재 상황은 실적 부진이 아니라 인재 확보 경쟁이 심화된 결과에 가깝다.
오히려 성장세가 강한 은행일수록 경쟁사들의 타깃이 되기 쉽다. 생산성이 높은 프라이빗뱅커를 영입하면 고객 자산과 수수료 수익을 동시에 확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UBS에게 진짜 위험은 직원 수 감소 자체가 아니라 고객 자산의 이동 가능성이다.
걸프 지역에서는 프라이빗뱅커가 수십 년 동안 같은 가족 기업이나 자산가를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투자 자문, 기업 금융, 글로벌 자산 구조 설계까지 함께 맡는 경우도 흔하다.
따라서 일부 핵심 자문가가 경쟁사로 이동하면 고객 자산 흐름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UBS 입장에서는 특히 중동이 아시아·유럽과 함께 글로벌 자산관리 전략의 핵심 축이기 때문에 이러한 관계 유지가 중요하다.
이번 사례는 UBS가 향후 중동 전략에서 몇 가지 과제를 안고 있음을 보여준다.
첫째, 걸프 지역에서 성장 기회를 유지하려면 지속적인 인재 채용이 필요하다.
둘째, 특정 스타 뱅커에 의존하기보다 팀 기반 고객 관리 모델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셋째, 크레디트스위스 통합 마지막 단계에서 보상 체계와 조직 안정성을 명확히 하는 것이 인재 유지에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UBS의 사례는 하나의 더 큰 흐름을 보여준다.
오늘날 프라이빗뱅킹 경쟁은 단순히 은행 규모나 자본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누가 가장 강력한 고객 관계를 가진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하느냐가 승부를 가르는 요소가 되고 있다.
UBS는 여전히 세계 최대 자산관리 은행이며 재무적으로도 안정적이다. 그러나 걸프 지역의 빠르게 성장하는 부의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브랜드뿐 아니라 고객을 연결하는 인재를 붙잡는 능력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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