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는 민감하게 반응했지만,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았다. 4월 13일 로이터 전재 보도는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 합의에 이르지 못한 뒤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이란으로 오가는 선박 차단을 준비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트레이더들은 이 조치가 하루 최대 200만 배럴로 거론된 이란의 잔여 수출을 제한할 수 있다고 봤다 .
그러나 다음 날 분위기는 달라졌다. 봉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외교가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되며 기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는 보도가 나왔다 . 시장이 실제 공급 차질만이 아니라 확전 가능성과 완화 가능성을 동시에 가격에 반영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변동성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4월 23일 로이터 전재 보도에 따르면 미·이란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고 호르무즈 교역 제한이 지속되면서 브렌트유는 1.47달러 오른 배럴당 103.38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40달러 오른 94.36달러를 기록했다 . 4월 30일에는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자유를 회복하기 위해 국제적 협조를 모색하고 있으며, 장기 공급 차질 우려로 유가가 4년여 만의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는 로이터 보도도 나왔다
.
시장의 논리는 비교적 분명하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좁은 해상 관문이자, 전 세계 석유·가스 화물의 약 5분의 1이 지나가는 항로로 묘사된다 . 이곳의 접근성이 위협받으면 트레이더들은 공급 리스크 프리미엄을 붙이고, 협상이 가능해 보이면 그 프리미엄 일부가 빠진다.
봉쇄는 이슬라마바드 협상 결렬 이후 시작됐지만, 외교가 완전히 멈춘 것은 아니다. 로이터 전재 보도는 미국과 이란 협상단이 다시 이슬라마바드로 돌아갈 수 있다고 전했고, 파키스탄 당국도 분쟁 해결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
문제는 협상의 ‘순서’다. 한 이란 고위 당국자는 테헤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미국의 이란 항만 봉쇄 해제를 먼저 추진하고, 핵 협상은 그 뒤로 미루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 이렇게 되면 해상 접근권은 부차적 현안이 아니라, 어느 쪽 설명을 따르느냐에 따라 선결 조건이자 양보 카드, 또는 압박 수단이 된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자유 회복을 위해 국제 연합 전선 구성을 추진한다는 보도 역시 이 문제가 더 이상 양자 갈등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 에너지 수입국, 걸프 지역 국가, 해상 물류에 의존하는 경제권 모두 해협이 열려 있는지, 부분적으로 열려 있는지, 혹은 계속 분쟁 수역으로 남는지에 이해관계를 갖게 된다.
현재까지 비교적 확실한 결론은 세 가지다. 첫째, 봉쇄는 이란 항만과 호르무즈 연계 통항을 둘러싼 상업 해운의 불확실성을 높였다. 특히 이란이 “적국 관련” 선박을 문제 삼겠다고 경고하면서 위험 판단 범위가 넓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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