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AA의 전망은 2026년 말부터 2027년 초까지 원자재 시장에 상당한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는 강한 엘니뇨를 가리킨다. 다만 이것이 곧 전 세계적인 식량 위기를 뜻하지는 않는다. 엘니뇨는 지역별로 강수량과 기온을 서로 다르게 바꾸기 때문에 어떤 곳에서는 가뭄과 작황 부진을, 다른 곳에서는 더 나은 재배 여건을 만들 수 있다.
핵심은 이상기후 자체보다, 그것이 이미 높은 비료·에너지·해운 비용과 같은 시기에 겹칠 가능성이다. 여러 공급 충격이 동시에 발생하면 지역적인 흉작이 더 넓은 식품 물가와 인플레이션 문제로 번질 수 있다.
NOAA 전망: 가능성은 높지만 결과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기후예측센터는 엘니뇨가 강해지고 있으며, 20262027년 북반구 가을과 겨울에 매우 강한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을 90% 이상으로 제시했다. 특히 2026년 1012월에는 1950년 이후의 과거 엘니뇨 강도를 넘어설 수 있는 역사적 강도 사건의 확률을 75%로 봤다. 엘니뇨는 2027년 35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46월에는 ENSO 중립 상태로 돌아갈 확률이 5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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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점이 중요한 이유는 농산물 가격 충격이 기상 변화 직후가 아니라 파종, 생육, 수확, 운송 과정이 영향을 받은 뒤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망은 교란 가능성을 높일 뿐, 모든 국가와 작물의 결과를 미리 결정하지는 않는다.
가장 먼저 흔들릴 수 있는 곳은 식품 시장
엘니뇨는 주요 생산지의 강우, 고온, 재배 시기를 바꾼다. 이에 따라 쌀·설탕·대두·옥수수·밀은 가뭄, 집중호우, 수확 차질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이 일방적일 가능성은 낮다. 한 수출국의 생산 감소가 다른 지역의 호조로 일부 상쇄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쌀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여러 국가에서 주식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26/27년 세계 쌀 생산량을 5억 5,310만t으로 전망했다. 전 시즌의 사상 최고치보다 1.9% 적은 수준이며, 생산자 수익성 악화와 주로 엘니뇨와 관련된 기상 여건을 이유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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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최악의 시나리오만 볼 필요는 없다. FAO는 2026년 세계 전체 곡물 생산량을 29억 8,000만t으로 전망했다. 2025년보다 2% 적지만 사상 두 번째로 많은 수확량이다. 충분한 공급과 재고는 국지적 기상 피해를 흡수하는 완충 장치가 될 수 있다. 특히 주요 수출국들이 동시에 큰 피해를 입지 않는다면 그 효과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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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가격: 기본 전망과 스트레스 시나리오의 차이
세계은행의 기본 전망은 비교적 온건하다. 2026년 전체 식품 원자재 가격지수가 약 2.5%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는 공급 차질이 완화된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다. 세계은행은 예상보다 강한 엘니뇨, 고공행진하는 에너지·비료 가격, 바이오연료 수요, 무역 제한을 가격 상승 위험으로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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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Morgan의 추정은 위험이 겹칠 때의 파급력을 보여준다. 이 은행은 초강력 엘니뇨만 발생해도 세계 식품 물가 상승률의 정점이 약 0.7%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여기에 유가 충격이 동반되면 영향은 1.3~1.5%포인트로 커지고, 세계 헤드라인 인플레이션도 약 0.3%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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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특정 물가 수준을 단정한 예측이 아니라 조건부 시나리오다. 실제 결과는 기상 재해의 강도와 지역 분포, 작물의 반응, 에너지 가격, 각국의 수출 제한 등 정책에 달려 있다.
비료와 에너지가 작황 충격을 키우는 경로
날씨 충격은 농자재와 운송 비용이 높을 때 훨씬 큰 경제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비료 가격은 수확량이 확정되기 전부터 농가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투입 비용이 지나치게 비싸면 농가가 비료 사용량을 줄일 수 있고, 이는 뒤늦게 수확량 하락으로 나타날 수 있다.
세계은행은 중동 분쟁 속에서 2026년 2월에서 3월 사이 요소 가격이 한 달 만에 거의 46% 급등했다고 밝혔다.
50 또 장기화한 공급 차질이 에너지와 비료 비용을 높게 유지해 식품 가격을 기본 전망보다 끌어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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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가스·운임 상승은 식품 가격에 여러 경로로 동시에 영향을 준다.
- 농업과 가공에 쓰이는 경유·전력 비용 상승
- 질소 비료 생산 비용 및 구매 부담 증가
- 화물 운임·보험료·해상 운송 비용 상승
- 가계 에너지요금 상승에 따른 체감 물가 부담 확대
엘니뇨가 유럽의 가스 공급을 직접 좌우하는 주요 변수는 아니다. 가스 시장 불안은 LNG의 실제 공급량, 저장 수준, 선박 항로, 에너지 공급 차질에 더 직접적으로 좌우된다. 그러나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엘니뇨발 식품 충격의 물가 효과는 더 커질 수 있다.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 신흥국의 선택지가 더 좁다
저소득국과 식량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경제권에서는 가계 지출 중 식품과 연료 비중이 더 큰 경우가 많다. 자국 통화가 약세를 보이거나 국제 식량·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타격도 더 크게 나타난다.
중앙은행에는 전형적인 공급 충격의 딜레마다. 금리를 올린다고 비가 내리거나 비료 가격이 내려가고, 막힌 해상 항로가 열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식품·에너지 물가가 기대인플레이션이나 환율 불안으로 번질 경우 금리를 더 오래 높게 유지해야 할 수 있다. JPMorgan이 엘니뇨와 유가 충격의 조합이 세계 물가를 0.3%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본 이유도 여기에 있으며, 특히 신흥국의 부담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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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중앙은행은 일시적인 식품 가격 급등을 상대적으로 더 지켜볼 여지가 있다. 관건은 충격이 변동성이 큰 품목에 그치느냐, 임금·서비스 가격·장기 기대인플레이션으로 확산하느냐다.
시장과 기업이 주시할 신호
농산물 선물시장은 실제 물량 부족이 확인되기 전부터 기상 위험을 가격에 반영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품목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흐름보다는, 품목과 지역에 따라 급등이 반복되고 변동성이 커지는 양상이 더 현실적이다.
위험이 집중될 수 있는 대상은 다음과 같다.
- 통화가 약한 식량 수입국
- 원재료 비용을 헤지하지 않은 식품 가공·유통업체
- 사료 가격에 민감한 축산업체
- 고가 비료에 의존하는 농가
- 취약한 해상 운송로에 공급망을 의존하는 기업
반대로 강수 여건이 좋아지는 지역의 생산자는 수확량 증가와 가격 상승의 혜택을 함께 볼 수 있다. 세계 전체 수치만으로는 이런 지역별 온도 차를 파악하기 어렵다.
인도주의 위험은 균등하게 퍼지지 않는다
가장 심각한 결과는 이미 분쟁, 흉작, 통화 약세, 높은 부채 부담을 겪는 가계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세계은행은 엘니뇨가 남아시아, 남부 아프리카, 동아시아 일부의 쌀 생산을 위협할 수 있으며, 피해 지역에서는 생산량이 큰 폭으로 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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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 가계에는 식품 가격 상승이 곧 구매력 하락이다. 인도주의 지원기관도 같은 예산으로 지원할 수 있는 인원이 줄어든다. 수출 제한은 지역의 생산 문제를 더 광범위한 부족과 가격 급등으로 키울 수 있다.
충격을 제한할 수 있는 요인
매우 강한 엘니뇨는 위험을 높이지만, 심각한 세계 인플레이션을 필연적으로 만들지는 않는다. 다음 변수들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 충분한 세계 곡물 공급과 재고
- 주요 수출국의 우호적인 날씨
- 농가의 적응과 파종 전략 조정
- 유가와 비료 가격의 하락
- 더 안정적인 해운·무역 흐름
- 2027년 엘니뇨에서 중립 상태로의 전환
이번 전망은 ‘엘니뇨가 곧 세계 식량 위기’라는 선언이라기보다 서로 맞물린 취약성에 대한 경고로 읽는 편이 정확하다. NOAA의 전망은 대규모 기상 교란 가능성을 높였다. 그것이 광범위한 식품·물가 충격으로 이어질지는 에너지, 비료, 해운, 무역 부문의 긴장이 그때까지 완화되는지 혹은 더 악화되는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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