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이 디지털 산업의 성장뿐 아니라 전력 확보 경쟁에도 불을 붙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2025년 485테라와트시(TWh)에서 2030년 약 950TWh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AI 시설만 따로 집계한 수치가 아니라 데이터센터 전체 전망이며, 2030년 세계 전력 수요의 약 3%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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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에너지 기업 셈코프(Sembcorp)는 이 수요를 사업 기회로 보고 있다. 가스 발전과 장기 공급 계약에 재생에너지, 저장장치, 전력 연결 인프라를 더하는 방식이다. 공급 안정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전략이지만,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탈탄소화라는 두 과제를 어떻게 함께 풀지는 여전히 핵심 쟁점이다.
AI 성장 뒤에는 발전·저장·전력망 확충이 따른다
연간 전력 사용량만 늘어나는 게 문제는 아니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은 필요한 전력을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한다. 전력 시스템은 시간대별 수요 변화와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변동도 감당해야 한다. 발전소, 저장장치, 전력망 연결은 서로 대체하는 선택지가 아니라 함께 갖춰야 할 기반 시설이다.
IEA는 향후 5년 동안 데이터센터에 추가로 필요한 전력의 거의 절반을 재생에너지가 공급할 것으로 내다본다. 천연가스와 석탄도 수요 충족에 기여할 전망이다. 또 2030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센터에 20~25기가와트(GW) 규모의 배터리 저장장치가 설치될 수 있으며, 적절한 보상 체계가 마련된다면 데이터센터가 전력망에 도움을 주는 자원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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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발전소·저장장치·전력망 투자에 얼마가 필요한지 보여주는 단일한 세계 총액은 제시되지 않았다. IEA가 집계한 2024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 투자액 약 5,000억 달러는 데이터센터 자체에 대한 투자이지, 전력 인프라 건설비 추정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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셈코프의 싱가포르 전략: 발전 설비와 장기 계약
셈코프가 계획 중인 600메가와트(MW) 규모의 ‘수소 대응형’ 가스 발전소는 2026년 4분기 완공을 목표로 한다. 이 사업은 발전 용량을 늘리기 위한 것으로, ‘수소 대응형’이라는 표현이 처음부터 저탄소 수소로 가동된다는 뜻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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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늘어나는 수요를 공급 계약으로 연결하고 있다. 2025년 데이터센터 및 첨단기술 제조업 고객과 120MW 규모의 신규 장기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2026년 1월 마이크론과 150MW 추가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마이크론과 계약한 공급량은 총 600MW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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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사례는 계약뿐 아니라 실제 고객 시설까지 전력을 전달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도 보여준다. 셈코프는 마이크론과 직접 연결 인프라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지만, 공개된 자료에는 계약 범위에 관한 추가 설명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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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와 저장장치로 넓히는 공급원
셈코프는 2026년 3월 말 기준 총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이 20.4GW라고 보고했다. 다만 ‘총 설비용량’에는 개발 중인 사업 등 아직 전력을 생산하지 않을 수 있는 용량도 포함되므로, 실제 가동 용량과 같지는 않다. 회사는 2024~2028년 재생에너지에 105억 싱가포르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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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장치도 사업 포트폴리오의 한 축이다. 셈코프는 배터리 적층 프로젝트를 통해 주롱섬 에너지저장장치의 용량을 326메가와트시(MWh)로 늘렸다고 발표했다. 저장장치는 전기를 시간대에 따라 옮겨 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발전 설비나 전력망 인프라를 대신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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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투자가 모두 AI 수요 전용인 것은 아니다. 오만에서 수주한 125MW 풍력 사업과 여러 지역의 재생에너지 투자가 그 예다. 셈코프는 호주 에너지 기업 알린타 에너지도 인수해 사업 지역을 넓혔다. 이런 움직임은 회사 전체 포트폴리오 차원의 투자로 봐야 하며, 데이터센터에 배정된 전력 용량으로 간주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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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운영에 AI 활용…효과는 아직 정량화되지 않았다
셈코프와 FPT는 에너지·유틸리티·도시 인프라 분야에서 AI 활용 방안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검토 분야에는 스마트 운영, 예측 정비, 데이터 분석, 자동화가 포함된다. 이는 추진하거나 검토 중인 업무 영역을 뜻하며, 공개된 정보만으로는 AI 도입에 따른 회사 전반의 효율성 향상이나 안전 개선 효과를 수치로 확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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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과제는 공급 안정과 탈탄소화의 균형
셈코프의 전략은 단기 전력 용량 확충과 장기적인 저탄소 전력 확대를 함께 추구한다. 가스 발전과 고객 계약을 재생에너지·저장장치와 병행하는 방식이다. IEA 전망 역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한 가지 발전원만으로 충당하기보다 여러 전원이 나눠 맡는 그림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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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용량과 실제 발전량을 구분하는 것도 중요하다. 재생에너지 총 설비용량이 크다고 해서 특정 시점에 그만큼의 전력이 생산된다는 뜻은 아니다. 발전소가 수소 대응형으로 설계됐다는 사실도 이미 저탄소 수소로 가동 중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실제 공급 전력이 어떤 전원에서 나오는지에 따라 배출량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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