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확대를 위해 DDR5 메모리 모듈과 SSD의 조립·테스트 추가 물량을 외부 후공정 업체(OSAT)에 맡기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핵심은 한정된 사내 후공정 공간과 장비를 HBM4 적층·패키징에 우선 배정하면서도, PC·노트북·서버용 일반 메모리 완제품의 공급 공백은 줄이려는 이원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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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외주 조립 확대가 새로운 DRAM이나 NAND 웨이퍼 생산능력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완제품 조립 병목은 일부 완화할 수 있어도, 업계 전체가 HBM에 더 많은 DRAM 자원을 배분하면서 생기는 근본적인 공급 제약까지 상쇄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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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외주화하나: 칩 생산이 아니라 모듈·SSD 후공정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DDR5 메모리 모듈과 SSD의 추가 증산분에 대한 조립·테스트를 사내에서 늘리기보다 외부 파트너에게 맡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공정은 이미 생산된 메모리 또는 저장장치 부품을 기판에 실장하고, 완제품을 검사한 뒤 출하 준비를 하는 단계다. DRAM이나 NAND 플래시 칩을 만드는 웨이퍼 제조 자체를 외주화하는 것과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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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자 입장에서는 이 구분이 중요하다. 협력사의 후공정 능력이 늘면 삼성 내부 라인이 HBM 중심으로 전환되는 동안에도 DIMM과 SSD 같은 완제품 공급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제품에 들어가는 DRAM·NAND 다이의 공급은 별도의 제약을 받는다.
천안·온양이 HBM4 전략의 핵심인 이유
배경에는 특수 후공정 공간과 장비의 부족이 있다. 삼성전자는 천안 사업장에서 엑시노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패키징 물량 일부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관련 장비를 HBM 패키징용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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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양 역시 HBM 중심의 패키징 능력 확대와 연결돼 있다. 두 거점의 사내 패키징 역량이 확대되면 AI 가속기에 쓰이는 HBM의 적층, 통합, 테스트 같은 고난도 후공정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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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는 삼성이 공개한 완전한 공식 로드맵이라기보다 업계 보도를 바탕으로 한 내용이다. 그럼에도 DDR5 모듈과 SSD 조립은 협력사로 옮기기 비교적 쉬운 반면, 첨단 HBM 후공정은 삼성의 내부 증설 전략에서 중심축으로 남는다는 방향성은 여러 보도에서 일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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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4 수율 80%…물량 확대 가능성 높여
트렌드포스가 인용한 업계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HBM4 수율은 양산 초기 60% 미만에서 약 80%까지 올랐다. 수율은 생산품 중 품질 검사를 통과하는 비율을 뜻한다. 수율이 오르면 같은 생산 투입량에서 출하 가능한 제품 비중이 커지므로 본격적인 물량 확대의 실현 가능성도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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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실적 발표 관련 발언을 통해 2026년 3분기 HBM4 매출이 전 분기보다 3배 이상 늘고, 2026년 하반기 HBM 매출에서 HBM4 비중이 60%를 넘을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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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점유율 전망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HBM 시장 점유율이 2026년 2분기 33%에서 같은 해 4분기 약 40%에 근접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회사의 공식 가이던스나 확정된 결과가 아닌 증권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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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사 확대가 해결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외부 후공정 협력사 활용은 다음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 완제품 생산 유지: 삼성이 내부에서 처리하지 않기로 한 DDR5 모듈과 SSD의 조립·테스트를 외부 라인이 맡아, 출하 가능한 완제품 물량을 보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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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소한 사내 역량 확보: 제한된 내부 패키징 장비와 공간을 HBM 등 고난도 메모리 공정에 집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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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환기 공급 충격 완화: 후공정 거점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일반 메모리 완제품 생산이 곧바로 막히는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그러나 한계도 분명하다. OSAT 증설은 DRAM 웨이퍼를 더 생산하지 않으며, NAND 플래시 출력을 자동으로 늘리지도 않는다. 협력사의 투자와 품질 인증, 부품 조달, 안정적인 양산 전환이 모두 뒷받침돼야 한다.
더 큰 변수는 일반 DRAM 수급
메모리 시장을 움직이는 힘은 삼성의 패키징 재편만이 아니다. AI 인프라 수요가 HBM 투자와 생산 배분을 끌어올리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HBM 생산능력 배정 확대, AI 서버 수요, 서버당 메모리 탑재량 증가가 2027년까지 DRAM 공급을 제약하고 가격 상승 압력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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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생산능력은 공장 건설, 장비 반입, 인증, 양산 안정화에 시간이 걸린다. 트렌드포스는 2027년 계획된 증설도 실질적인 생산 기여는 2028년에야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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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삼성의 외주 전략은 완제품 모듈 조립의 병목을 누그러뜨릴 수는 있어도, 제조사들이 HBM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면서 발생하는 DRAM 공급 제약을 되돌리지는 못한다. PC와 서버 구매 기업에는 DRAM 원가 상승, 공급 배정 강화, 장기 공급계약의 중요성 확대라는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SSD와 NAND는 DRAM 부족과 같은 이야기로 묶기 어렵다
DDR5와 SSD가 함께 거론되는 이유는 두 제품 모두 외부 업체로 넘길 수 있는 조립·테스트 공정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류 공급망은 다르다.
트렌드포스의 2027년 전망은 DRAM은 타이트한 공급이 이어지는 반면 NAND 시장은 상대적으로 완화되는 방향을 제시한다.
46 이는 SSD가 반드시 저렴해지거나 넉넉해진다는 뜻은 아니다. SSD 가격과 공급은 컨트롤러, 조립 역량, 제품 구성, 수요에도 좌우된다. 다만 DRAM 부족을 근거로 전반적인 SSD 품귀까지 단정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PC·스마트폰 제조사가 볼 지점
PC 제조사에는 DRAM이 더 직접적인 변수다. 공급 경색이 이어지면 부품원가(BOM)가 상승하고, 확정적인 공급 물량을 확보하는 계약의 가치가 커진다. 구매 협상력과 재고 운용 여력이 낮은 중소 제조사일수록 물량 배정 국면에서 더 취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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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제조사의 부담은 더 간접적이지만 넓게 퍼질 수 있다. 모바일 DRAM과 스토리지가 곧바로 HBM으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지만, AI 메모리에 쏠리는 공급사의 투자와 생산 우선순위 경쟁에는 영향을 받는다. 단말 제조사로서는 공급이 빠르게 정상화될 것이라고 가정하기보다 재고 관리 강화, 복수 공급사 인증, 메모리 사양의 신중한 설계가 필요해질 수 있다. 트렌드포스는 HBM으로의 생산능력 이동이 모바일 DRAM을 포함한 더 넓은 메모리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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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년에는 풀릴까
2028년에 모든 메모리가 부족해질 것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 더 타당한 전망은 조건부다. AI 수요가 강하고 신규 생산능력의 양산 전환이 느리다면 일반 DRAM의 제약은 2028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의미 있는 신규 생산능력은 그 시기부터 공급 여건 개선에 기여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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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외주 확대는 따라서 범용 메모리를 포기하는 전략이라기보다, 일반 제품의 조립을 협력사에 분산해 HBM4 패키징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운영상 대응으로 보는 편이 맞다. 이 조치만으로 시장의 구조적 문제, 즉 제한된 DRAM 자원이 AI용 메모리로 더 많이 배분되는 흐름을 해결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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