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보면 모순처럼 보인다. ETH 현물을 사면서 동시에 ETH 무기한선물을 공매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ETH 가격 하락에 단순 베팅하는 행위라기보다, **펀딩비와 현물·파생상품 가격 차이(베이시스)**를 수익원으로 삼는 캐리 거래일 수 있다.
9월 3일 온체인 추적업체 Lookonchain은 Abraxas Capital이 ETH 1만6,554개, 약 3,980만 달러어치를 매수했다고 전했다. 같은 시점 Hyperliquid의 이 회사 관련 헤지 계정 두 곳에서는 합산 ETH 12만178개, 약 2억9,140만 달러 규모의 공매도 포지션이 관측됐다.
16
33
다만 새로 확인된 현물 매수량보다 공개된 공매도 규모가 훨씬 크다. 따라서 이 수치만으로 ETH 포지션이 정확히 1대1로 헤지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른 지갑, 중앙화 거래소, 수탁기관, 펀드 구조 안의 현물 보유분이나 파생 포지션은 공개 데이터에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현물 매수·선물 공매도는 어떻게 작동하나
기본 구조는 간단하다.
- ETH 현물을 매수하거나 이미 보유한다.
- ETH 무기한선물 또는 선물을 공매도한다.
- 선물·무기한선물의 현물 대비 프리미엄, 또는 펀딩비를 수익으로 확보하려 한다.
현물 수량과 공매도 수량이 가깝게 맞춰져 있다면 ETH가 오를 때 현물 수익은 공매도 손실을, ETH가 내릴 때 공매도 수익은 현물 손실을 일부 상쇄한다. 이 경우 전략의 목표는 ETH의 상승·하락 자체를 맞히는 것이 아니라, 파생상품 시장에서 발생하는 캐리 수익을 얻는 데 있다.
무기한선물에는 일정 주기마다 롱과 숏 사이에서 펀딩비가 오간다. 펀딩비가 양수이면 롱 포지션이 숏 포지션에 비용을 지급하므로, 현물을 들고 무기한선물을 공매도한 쪽은 펀딩비를 받을 수 있다. 파생상품 가격이 현물보다 높게 형성된 뒤 그 차이가 좁혀지는 과정에서도 수익 기회가 생길 수 있다.
물론 거래 수수료, 슬리피지, 차입·자본 비용, 증거금 유지 비용을 모두 넘는 수익이 나야 한다.
9월 포지션이 보여주는 것과 보여주지 않는 것
9월 스냅샷은 새 현물 매수 ETH 1만6,554개와, 두 Hyperliquid 계정에 공개된 ETH 공매도 12만178개를 보여준다.
16
33 이는 Abraxas가 헤지 또는 상대가치 포지션을 적극적으로 조정하고 있다는 해석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다음은 공개 데이터만으로 알 수 없다.
- 다른 지갑·거래소·수탁기관·펀드 차량에 보유한 ETH 규모
- 현물과 공매도 각각의 진입 시점 및 평균 가격
- 일부 공매도가 다른 가상자산이나 고객 거래를 헤지하는 용도인지 여부
- 무기한선물 포지션에 예치된 담보 규모
- 모든 포지션을 반영한 실제 순방향 노출, 즉 순델타
따라서 공개 무기한선물 거래소에서 큰 공매도가 포착됐다는 사실만으로 Abraxas가 ETH나 암호화폐 시장을 약세로 본다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다.
여름 내내 이어진 대규모 공매도 장부
9월 활동 전에도 Abraxas는 Hyperliquid에서 눈에 띄는 총공매도 익스포저를 유지했다. 8월 24일 무렵 보도에 따르면 ETH·BTC·HYPE·SOL 전반의 공매도 장부는 약 7억8,300만 달러 규모였다. 같은 기간 4일 동안 바이낸스에서 ETH 7만3,872개(당시 약 1억7,300만 달러)를 인출하면서도 공매도 장부를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4
15
8월 29일의 별도 보도에서는 BTC·ETH·SOL·HYPE에 걸친 공개 Hyperliquid 공매도 익스포저가 4억7,200만 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32 수치가 달라지는 이유는 가격, 펀딩비, 유동성, 담보 수요에 따라 총포지션이 빠르게 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 시점의 온체인 스냅샷을 전체 포트폴리오의 고정된 공개자료처럼 읽어서는 안 된다.
‘시장중립’도 무위험은 아니다
이 전략은 방향성 위험을 줄이도록 설계될 수 있지만, 위험을 없애지는 않는다.
- 헤지 불일치: 현물과 무기한선물의 수량, 진입 시점, 거래 장소가 정확히 맞지 않을 수 있다.
- 펀딩비 반전: 펀딩비가 음수로 바뀌면 공매도 포지션은 수익원이 아니라 비용이 될 수 있다.
- 베이시스 위험: 파생상품과 현물의 가격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
- 증거금·강제청산 위험: 가격 급등 시 레버리지가 적용된 공매도 측에서는 즉각적인 평가손실과 추가 담보 요구가 발생한다. 다른 곳의 현물 수익이 있더라도 즉시 활용할 수 없거나 완전히 상쇄되지 않을 수 있다.
- 집행·거래소 위험: 여러 거래소와 온체인 플랫폼을 넘나드는 구조에서는 유동성, 스마트계약, 수탁, 거래상대방 위험도 중요하다.
8월 말의 강세장은 이런 구조에 대한 압박 시험이었다. 당시 비트코인은 한 주 동안 약 23% 올라 약 7만7,500달러까지 상승했고, 8월 19일 이후 BTC 공매도 약 25억 달러가 청산된 것으로 보도됐다.
20 추적된 Hyperliquid 공매도 포지션에서도 상당한 미실현 손실이 거론됐지만, 추정치는 출처와 포트폴리오 범위에 따라 차이가 있다.
6
31
핵심은 헤지가 장기적으로 경제성이 있더라도, 중간 과정에서 심각한 증거금 압박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거래를 읽는 더 나은 방법
Abraxas의 두 Hyperliquid 계정 활동과 현물 매수는 일회성 방향성 거래보다 지속적인 익스포저 관리로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중요한 것은 화면에 보이는 공매도 명목금액이 아니라, 현물 재고·파생 포지션·담보·추적되지 않는 외부 포지션을 합친 뒤의 순노출이다.
현재 확인 가능한 온체인 보도만 놓고 보면 가장 설득력 있는 해석은 다음과 같다. 현물 ETH를 보유하거나 조달하고, 무기한선물을 공매도하며, 펀딩비와 베이시스에서 수익을 추구하는 동적 헤지·캐리 전략이다. 다만 공개 정보만으로는 완전한 헤지 비율, 실제 수익성, Abraxas의 최종 시장 전망을 확인할 수 없다.
16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