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칩 공급망의 병목이 최첨단 웨이퍼와 HBM 메모리에서 첨단 패키징으로 옮겨가고 있다. 여러 칩렛과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하나의 패키지에 묶는 TSMC의 CoWoS는 여전히 가장 널리 자리 잡은 플랫폼이지만, 생산능력이 이미 주요 고객에게 배정된 상황이다. 인텔은 이 틈을 타 EMIB-T를 대형 AI 가속기, 특히 주문형 반도체(ASIC)와 패키지 크기·비용·공급처 다변화가 중요한 설계에 적합한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다만 인텔의 메시지는 EMIB-T가 CoWoS를 모든 용도에서 대체한다는 뜻이 아니다. 두 기술은 서로 다른 패키징 구조를 사용하며, 향후 AI 칩 시장에서는 한쪽이 다른 쪽을 완전히 밀어내기보다 용도별로 공존할 가능성이 크다.
EMIB-T와 CoWoS는 무엇이 다른가
TSMC의 CoWoS 계열은 일반적으로 로직 다이와 HBM 아래에 넓고 조밀한 연결층을 배치한다. CoWoS-S는 전체 실리콘 인터포저를 사용하고, CoWoS-L은 재배선층(RDL) 인터포저와 국소 실리콘 브리지를 결합한다. 이 구조는 로직과 HBM 사이에 높은 대역폭의 연결을 구현하는 데 유리해 고성능 GPU와 HBM 패키지에 널리 활용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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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EMIB는 인접한 다이 사이에 고밀도 연결이 필요한 부분에만 작은 실리콘 브리지를 유기 기판 안에 삽입한다. EMIB-T는 여기에 실리콘 관통 전극(TSV)을 브리지에 추가해, 복잡한 이종 패키지에서 전력과 신호를 수직으로 전달하도록 설계됐다. 전체 패키지를 덮는 실리콘 인터포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핵심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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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방식의 잠재적 장단점은 다음과 같다.
- CoWoS: 패키지 전반에 걸친 넓고 조밀한 배선망을 제공해 최고 수준의 대역폭 밀도와 로직-HBM 통합이 필요한 설계에 적합하다.
- EMIB-T: 필요한 위치에만 브리지를 배치해 실리콘 인터포저 사용 면적을 줄이고, 여러 칩렛과 메모리 스택을 모듈식으로 구성할 수 있다.
- 절충점: EMIB-T는 더 많은 배선과 전력 전달 책임을 패키지 기판에 넘긴다. 반면 CoWoS는 고용량 AI·HBM 패키지에서 오랜 양산 경험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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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승부수는 ‘전체 인터포저 없는 대형 패키지’
인텔은 120×120mm보다 큰 EMIB-T 구성에서 실리콘 면적 9개 이상의 레티클에 해당하는 설계, 최대 12개의 HBM 모듈, 4개의 고밀도 컴퓨트 칩렛, 20개가 넘는 브리지를 통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초대형 AI 가속기와 HBM 중심 설계에 적용할 수 있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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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패키지가 크다는 사실만으로 결정적인 우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CoWoS-L도 현재 약 5.5배 레티클 크기의 패키지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TSMC는 2020년대 후반 14배를 넘어서는 확장 로드맵을 제시했다. 따라서 EMIB-T의 핵심 경쟁력은 모든 규모 지표에서의 우위라기보다 모듈성, 잠재적인 제조비 절감, 그리고 추가 공급 경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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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보고서는 EMIB-T의 비용이 최대 50% 낮아질 수 있고 패키지 수율이 90%에 근접했다고 전한다. 다만 이는 독립적으로 공개된 동일 조건의 양산 실적이 아니라 업계 추정치다. 특히 기판 수율이 여전히 중요한 난관으로 거론되는 만큼, 이 수치를 확정적인 고객 비용이나 생산성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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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EMIB-T를 도입하거나 검토하고 있나
공개적으로 확인된 지지와 업계에서 전해진 관심·검토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현재 검토된 자료만으로는 EMIB-T의 대규모 양산 수주가 공개적으로 확정된 고객은 확인되지 않는다.
미디어텍: 두 플랫폼 지원을 공개적으로 확인
대만 팹리스 미디어텍은 TSMC의 CoWoS와 인텔의 EMIB를 모두 지원하며 고객이 두 방식 중 선택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디어텍은 두 기술을 자사 주문형 실리콘 사업의 선택지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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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업계 보도는 미디어텍이 대형 AI ASIC 프로그램에서 CoWoS와 EMIB-T를 병행할 계획이라고 전한다. 따라서 미디어텍이 두 플랫폼을 지원한다는 사실은 공개적으로 확인됐지만, 개별 고객 제품이 어느 방식으로 얼마나 생산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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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컴·메타: 비용과 공급 다변화를 위한 검토
브로드컴과 메타는 비용 절감과 공급처 다변화를 이유로 CoWoS에서 EMIB로 일부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보도됐다. 그러나 두 회사 모두에 대해 공개적으로 확인된 대규모 EMIB-T 양산 수주가 있다는 점까지 입증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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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관심은 크지만 확정 계약은 공개되지 않음
여러 보도는 구글의 차세대 TPU와 인텔 패키징을 연결하며, 구글이 인텔 패키징을 선택했거나 주문했다는 주장을 전한다. 반면 다른 보도는 이를 확정 계약이 아니라 도입이 예상되는 단계로 설명한다. 검토한 자료에서 인텔과 구글이 구체적인 양산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으므로, 구글은 ‘확정 고객’이 아니라 유력한 잠재 고객으로 분류하는 편이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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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관심은 있지만 EMIB-T 수주는 확인되지 않음
CoWoS 공급이 빠듯해지면서 엔비디아가 EMIB-T에 관심을 보였다는 보도가 있다. 하지만 인용된 자료에서는 엔비디아의 대규모 EMIB-T 수주가 공개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엔비디아는 여전히 TSMC CoWoS 생산능력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고객으로 알려져 있어, 최상위 제품에 CoWoS를 계속 활용하더라도 추가 패키징 경로를 검토할 유인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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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EMIB-T 적용 대상으로 거론
아마존의 AWS 트레이니엄 3이 EMIB-T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다만 검토한 자료에서 아마존이나 인텔이 이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으므로, 발표된 양산 프로그램이 아니라 업계에서 거론되는 목표 고객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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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HBM 통합 기술을 시험 중인 것으로 알려짐
SK하이닉스는 자체 HBM을 활용해 인텔 EMIB 기반 2.5D 패키징을 시험하고, 향후 양산을 염두에 둔 소재와 부품 공급업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기술 평가나 협력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SK하이닉스가 인텔의 패키징 서비스를 대규모로 구매하기로 확정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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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공개 자료를 기준으로 한 상태는 다음과 같다.
- 공개적으로 확인된 지원: 미디어텍의 CoWoS·EMIB 동시 지원
- 검토 또는 관심이 보도된 기업: 브로드컴, 메타, 엔비디아, SK하이닉스
- 도입 가능성이 보도된 기업: 구글, 아마존
- 공개적으로 확인된 대규모 EMIB-T 양산 수주: 검토된 자료에서는 확인되지 않음
CoWoS 공급 부족이 인텔에 기회를 만든 이유
시장 전망은 패키징 병목의 규모를 보여준다. KGI는 TSMC의 CoWoS 연간 생산능력이 2025년 약 67만 장에서 2026년 약 100만 장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으며, 엔비디아가 2026년 TSMC 생산능력의 약 6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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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전망은 훨씬 공격적이다. 일부 분석은 2026년 생산능력을 약 127만 5,000장, 2027년을 약 231만 장으로 예상한다. 모건스탠리 보고서를 기반으로 한 업계 수요 전망은 주요 고객의 CoWoS 수요를 2026년 약 138만 4,000장, 2027년 약 268만 2,000장으로 제시한다. 전망치가 크게 다른 것은 생산능력의 정의, 증설 시점, CoWoS 변형 제품의 포함 범위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수치는 확정된 시장 총량이 아니라 분석기관별 추정치로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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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가 생산능력을 늘리더라도 공급 압박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 보고서는 2026년 전 세계 CoWoS 수요가 약 100만 장에 이를 수 있으며, 이 가운데 엔비디아가 약 60%를 차지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다른 전망은 2027년까지 엔비디아가 TSMC CoWoS 생산능력의 약 5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본다. 이 수치들은 TSMC가 직접 공개한 자료가 아니며, 전체 수요·TSMC 생산능력·특정 CoWoS 제품군 중 무엇을 기준으로 삼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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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집중도도 높다. 한 추정에 따르면 엔비디아, 구글, AMD, 아마존은 2025년 CoWoS 패키징 생산능력의 90% 이상을 사용했다. 이 추정이 맞다면 다른 칩 설계업체는 패키징 배정 결정에 크게 노출되며, 추가 첨단 패키징 공급업체를 사전에 인증할 유인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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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두 번째 패키징 경로를 원하는 이유
생산능력과 일정 리스크
계산용 웨이퍼와 HBM을 확보했더라도 패키징 슬롯이 없으면 칩 출하가 늦어질 수 있다. CoWoS 생산능력이 2026년까지 대부분 예약됐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첨단 패키징은 단순한 후공정이 아니라 AI 칩 생산을 결정하는 핵심 병목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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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절감 가능성
국소 브리지 구조는 전체 인터포저에 사용되는 실리콘 면적을 줄일 수 있다. 이에 따라 패키지 비용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 이익은 기판 복잡도, 수율, 조립 공정, 설계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50% 절감’이라는 수치는 보장된 고객 결과가 아니라 목표치 또는 업계 추정치로 해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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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AI ASIC과의 궁합
클라우드 사업자와 팹리스 기업은 컴퓨트 칩렛, I/O, HBM 조합이 서로 다른 맞춤형 가속기를 개발하고 있다. EMIB-T는 대형 패키지 안에 여러 국소 고밀도 연결을 배치해야 하는 맞춤형 ASIC과 추론 중심 설계에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반대로 가장 높은 균일 배선 밀도와 성숙한 HBM 통합이 필요한 설계에서는 CoWoS가 계속 유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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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업체 다변화
인텔을 추가로 인증하면 칩 설계업체는 두 번째 첨단 패키징 생태계를 확보할 수 있다. 이는 미래 생산능력 계획에서 단일 플랫폼 의존도를 줄이고, 장기 공급 협상에서 선택지를 넓혀준다. 그렇다고 고객들이 CoWoS를 포기한다는 뜻은 아니다. 제품별로 CoWoS와 EMIB-T를 나누는 이원화 전략이 현실적인 시나리오다.
인텔의 EMIB-T 매출 일정
인텔은 EMIB-T를 포함한 첨단 패키징 매출이 2027년 하반기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2028년 의미 있는 run-rate 사업으로 자리 잡고, 2029년에 본격적인 규모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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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CFO 데이비드 진스너는 고객 한 곳당 연간 수십억 달러 규모가 될 수 있는 첨단 패키징 계약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고객명, 생산량, 실제 계약 조건은 모두 공개되지 않았다. 결국 사업 기회는 상당하지만, 인텔이 업계의 관심을 실제 설계 채택으로 전환하고 기판·패키지 수율을 안정화한 뒤 예정대로 생산을 확대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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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당분간은 ‘대체’보다 ‘공존’에 가깝다
EMIB-T의 단기적인 역할은 CoWoS를 완전히 대체하는 플랫폼이라기보다 보완재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다. CoWoS는 고성능 AI와 HBM 패키지에서 축적한 양산 경험과 고객 기반을 갖고 있다. EMIB-T는 추가 생산능력, 초대형 이종 패키지, 잠재적인 비용 절감, 공급업체 협상력을 원하는 고객에게 다른 선택지를 제공한다.
진짜 시험대는 인텔이 기술 자료에서 큰 패키지를 시연할 수 있느냐가 아니다. 2027년 매출 ramp가 시작될 때까지 고객이 평가 단계를 넘어 반복 가능한 대규모 양산으로 이동하느냐가 핵심이다. 그 전까지 EMIB-T는 CoWoS에 실질적인 경쟁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대안이지만, 시장 전체를 뒤집은 검증된 대체재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