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가속기와 고성능 컴퓨팅(HPC) 칩은 점점 더 큰 패키지 안에 연산 다이, 고대역폭메모리(HBM) 스택, 고밀도 배선을 함께 넣어야 한다. 중국이 TGV(Through-Glass Via·유리 관통 전극) 유리기판에 투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새 기판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TGV 가공부터 유리 인터포저, 글라스 코어 기판, 전용 장비까지 이어지는 자국 내 첨단 패키징 공급망을 만들려는 움직임이다.
다만 현 단계는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중국 기업들은 샘플 공급, 파일럿 라인, 공정 개발에서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가장 까다로운 AI 패키지에서의 광범위한 상용화는 여전히 수율, 신뢰성 시험, 고객 인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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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V가 바꾸는 것은 무엇인가
TGV는 유리판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미세 홀을 만들고, 보통 구리로 금속화해 양면 회로를 연결하는 기술이다. 이 수직 연결은 유리를 칩 사이의 인터포저로 쓰거나, 패키지 기판의 구조적 중심인 코어로 쓰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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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패키지에서 유리가 주목받는 이유는 전기적 특성만이 아니다. 대형 가속기 패키지는 미세한 배선 간격으로 많은 연결을 수용하면서도, 온도 변화에 따른 뒤틀림을 억제해야 한다. 유리는 치수 안정성이 높고 전기 손실이 낮으며, 열팽창계수(CTE)를 실리콘에 더 가깝게 조절할 수 있다. 이런 특성은 패키지 휨 위험을 낮추고, 더 미세한 재배선층(RDL) 패터닝과 고속 신호 경로 설계에 유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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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연산 다이와 HBM 사이처럼 대역폭이 매우 큰 연결이 필요한 경우 중요하다. 그러나 열팽창 특성의 개선이 곧 방열 성능의 개선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전력 소모가 큰 AI 칩에는 여전히 별도의 효율적인 방열 경로가 필요하다.
유리 인터포저와 글라스 코어 기판의 차이
산업계가 추진하는 제품 경로는 크게 두 가지다.
- 유리 인터포저: 2.5D 패키지 구조에서 활성 다이와 패키지 기판 사이에 놓인다. 칩렛 간, 칩렛과 메모리 간 고밀도 연결을 제공하며, 웨이퍼 크기에 제약받는 실리콘 인터포저와 달리 사각 패널 단위 공정으로 확장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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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라스 코어 기판: 패키지의 빌드업층 아래에 있는 유기물 코어를 유리로 대체한다. 대형 패키지에서 더 평탄하고 치수 변화가 적은 기반을 제공하고, 고밀도 배선을 뒷받침하는 것이 핵심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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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 기판과 비교하면 유리는 평탄도, 치수 안정성, 실리콘과의 CTE 차이, 고주파 특성에서 강점을 가진다. 반면 실리콘 인터포저와 비교할 때는 더 큰 사각 패널 활용도와 잠재적인 비용 이점이 거론된다. 다만 초고밀도 인터포저 생산에서는 실리콘이 여전히 더 성숙한 플랫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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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초점은 ‘기판’이 아니라 전 공정 통합
전략적 가치는 공정 통합에 있다. TrendForce가 정리한 공급망에는 특수 원판 유리와 초단펄스 레이저, 습식 식각 장비, PVD(물리기상증착), 전해도금 장비가 포함된다. 이어 유리 박막화, TGV 형성, 금속화, 구리 충전, CMP(화학기계적 연마), RDL 형성, 최종 패키지 통합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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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단계가 생산능력을 제한할 수 있다.
- 비아 형성: 레이저 드릴링 또는 레이저 변질 후 식각 공정은 깨지기 쉬운 유리에 균열이나 결함을 남기지 않으면서 균일한 홀을 만들어야 한다.
- 금속화·구리 충전: 각 비아에 균일한 전도층을 형성하고 빈 공간 없이 구리를 채워야 한다.
- 평탄화: CMP 등으로 과도한 구리를 제거해 이후 RDL, 범프, 접합에 필요한 평탄한 표면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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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사·인증: 신뢰성, 표면 품질, 정렬 정밀도가 샘플을 양산용 기판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지를 결정한다.
따라서 생산능력 증설 발표만으로 AI 가속기용 기판 준비가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 관문은 수율과 고객 인증이다.
진전의 증거는 있지만, 아직 성숙의 증거는 아니다
중국 생태계에는 유리·기판 업체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패널 기업, PCB 업체, 패키징 전문사, 장비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TrendForce는 2026년 8월 중국 글라스 코어 기판 공급망에 속한 상장사 18곳을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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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E는 유리 기반 첨단 패키징 기판을 중국 내 고객사에 샘플로 공급했으며, 일부 고객에서 개념 검증을 마치고 기술 시험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TGV 드릴링, 심층 구리 충전, 빌드업층 증착을 아우르는 전 공정 통합 역량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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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로 WG Tech는 1.6T 광모듈용 유리기판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한 것으로 보도됐다. 고속 네트워킹 분야가 초기 검증 시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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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움직임은 중국이 기술 개발 단계를 넘어 파일럿과 인증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국산 유리기판이 수입 소재나 실리콘 인터포저를 대규모로 대체했다는 뜻은 아니다.
AI 가속기 밖의 시장도 중요하다
AI·HPC와 HBM은 가장 높은 가치를 지닌 목표 시장이지만, 같은 기술 역량은 1.6T 광모듈, RF, MEMS, 첨단 팬아웃 및 기판 패키징에도 활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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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장의 폭은 상업적으로 중요하다. 네트워킹과 RF 제품은 가장 어려운 AI 가속기 패키지가 본격화되기 전부터 유리 취급, 비아 형성, 도금, 검사 공정의 생산 경험과 물량을 만들 수 있다. 투자 회수와 공정 학습을 특정 AI 칩 고객이나 단일 패키지 구조에만 의존하지 않게 하는 효과도 있다.
2027년은 성과가 아니라 목표로 봐야 한다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는 어센드 AI 가속기 등 첨단 칩에 쓰일 유리기판을 위해 중국 공급망 기반의 2027년 양산 로드맵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진다.
19 업계 보고서들 역시 2027~2028년을 초기 생산이 나올 수 있는 시기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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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는 미래 지향적 로드맵이지 이미 달성된 시장 성과가 아니다. 중국의 TGV 전략은 대형·저손실·고밀도 패키지를 위한 공급망 및 패키징 역량 구축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특수 유리, 비아 수율, 고도 증착·도금, 리소그래피, 계측, 신뢰성, 고객 인증에서의 실행력이 남은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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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칩 구매자와 패키징 업계에 중요한 신호는 명확하다. 유리는 더 이상 소재 단계의 아이디어에 머물지 않고 제조 경쟁의 대상으로 이동하고 있다. 결국 승자는 TGV 라인 개설을 먼저 발표하는 기업이 아니라, 평탄하고 신뢰성 높은 기판을 높은 수율로 반복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