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28일 기준, 바이트댄스의 인공지능(AI) 전략은 새로운 기능이나 모델을 먼저 내놓는 경쟁을 넘어 ‘컴퓨팅 인프라를 누가 확보하느냐’의 경쟁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틱톡과 중국판 틱톡 더우인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는 2026년 자본지출로 4000억5000억 위안(약 590억740억 달러)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2025년 약 250억 달러의 두 배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며, 2027년에는 1000억 달러 규모의 시나리오도 거론됐다.
2
7
다만 이 수치는 확정된 투자 약정이 아니라 내부 검토안이다. 반도체 공급, 전력 비용, AI 수요,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계획의 규모만으로도 바이트댄스가 중국과 해외 AI 서비스에 필요한 연산 능력을 직접 통제하려 한다는 전략적 방향은 분명해진다.
소비자 플랫폼에서 AI 인프라 운영자로
바이트댄스의 투자안은 특정 AI 모델 하나의 출시보다 데이터센터와 관련 설비 확충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전해졌다. 생성형 AI의 경제성이 소프트웨어 인재뿐 아니라 가속기, 메모리, 네트워크, 전력, 데이터센터 용량에 점점 더 좌우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금 조달 능력도 이 계획을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다. 관련 논의를 아는 사람들은 바이트댄스가 2025년 약 500억 달러의 이익을 냈으며, 이를 통해 대규모 인프라 확충의 상당 부분을 자체적으로 부담할 수 있다고 말했다.
2 비상장 기업인 바이트댄스가 외부 투자나 대규모 신규 차입에 즉시 의존하지 않고 공격적인 투자를 추진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목표 역시 중국 시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보도된 계획은 중국 AI 시장을 주도하는 동시에 미국 대형 기술기업에 해외에서 도전하려는 구상으로 설명됐다.
2 바이트댄스의 글로벌 이용자 기반은 동영상, 광고, 크리에이터 도구처럼 지연시간에 민감한 서비스의 해외 운영 역량을 확대하려는 투자와도 맞물린다.
맞춤형 칩을 병행하는 이유
퀄컴과의 협력 보도는 인프라 전략에 또 다른 층위를 더한다. 퀄컴이 바이트댄스 AI 데이터센터에 칩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바이트댄스가 AI 확장을 지원하기 위한 자체 중앙처리장치(CPU)를 개발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1
맞춤형 또는 특화 반도체는 특정 기업의 작업 방식에 맞춰 설계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범용 가속기 구매와 함께 비용, 성능, 공급망 위험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현재 공개된 보도만으로는 계약의 최종 물량과 가격, 실제 배치 일정이 확정됐다고 보기 어렵다.
보다 분명한 결론은 바이트댄스가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경로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칩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표준 가속기 구매, 퀄컴과의 협력, 자체 CPU 개발을 병행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각 서비스에 인프라가 어떻게 배분될지는 공개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대만으로 번지는 AI 투자 효과
AI 수요의 파급효과가 가장 선명하게 나타나는 곳 중 하나는 대만이다. 대만은 반도체 제조뿐 아니라 첨단 패키징, 서버, 네트워크 장비, 부품 산업이 촘촘하게 연결된 지역이다.
대만 기술기업들은 2026년 5월 28일까지 총 145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 등 부채 거래를 완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부품업체와 서버 제조업체들이 AI 수요에 대응해 생산능력을 늘리기 위한 자금 조달에 나선 결과다.
26 AI 붐은 컴퓨팅 자원을 사는 기업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공급업체 역시 장비, 공장, 재고와 운전자금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
엔비디아의 대만 투자 계획은 대만의 핵심적인 위치를 다시 보여준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대만에 대한 연간 지출을 약 1000억 달러에서 최대 1500억 달러로 늘리고, 2030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새 본사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 본사는 약 4000명을 수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25
38
이 투자의 의미는 엔비디아의 현지 거점 확대에만 있지 않다. 엔비디아의 주문과 제품 생태계는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 업체, 서버 조립업체, 네트워크 기업, 부품 공급업체를 함께 연결한다. AI 시스템이 설계에서 실제 배치로 넘어가는 전 과정에 대만 기업들이 참여하기 때문이다.
TSMC의 보상 계획도 첨단 반도체 공급능력을 둘러싼 경쟁을 보여주는 신호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 내 TSMC 직원들의 평균 이익배분금은 전년보다 30% 이상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33
35 보너스 자체가 AI 생산능력을 측정하는 지표는 아니지만, AI 하드웨어 공급망의 핵심 기업에서 반도체 수익성이 인력 확보와 보상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메모리 층을 강화한다
AI 컴퓨팅은 프로세서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고성능 AI 시스템은 대용량·고속 메모리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중국의 기술 자립 전략에서도 메모리 생산이 중요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상하이증권거래소의 과학기술혁신판(STAR Market) 상장을 통해 약 295억 위안(약 43억 달러)을 조달하는 계획에 대한 승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달 자금은 D램의 대량 생산과 기술 고도화에 사용될 예정이다.
50
52
CXMT의 상장 추진은 AI 수요가 중국 내 자본 배분에도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대형 반도체 기업의 기업공개(IPO)가 핵심적인 증설 자금을 제공하는 한편, 전체 주식시장 유동성을 상당 규모 흡수할 수 있다는 긴장도 부각한다.
40
관건은 야심보다 실행력
바이트댄스의 계획이 현실화된다면 그 파급력은 상당하겠지만, 큰 예산이 곧바로 지속 가능한 AI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투자금을 실제 가동 가능한 설비로 전환하고, 칩과 메모리를 확보하며, 충분한 전력을 공급받고, 인프라 비용을 정당화할 만큼의 수요를 만들어야 한다.
계획과 확정된 약정을 구분하는 것도 중요하다. 2026년 590억~740억 달러와 2027년 1000억 달러 가능성은 보도된 내부 논의이며, 퀄컴과의 협력 및 자체 CPU 개발 역시 최종 규모와 일정이 아직 불확실한 사안이다.
1
2
7
그렇다고 이 계획의 의미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AI 경쟁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에 가깝다. 앞으로의 승부는 모델을 잘 만드는 기업뿐 아니라 대규모 컴퓨팅 자원을 지속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기업, 그리고 그 자원을 실제로 제조·금융·조립하는 아시아 공급망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바이트댄스의 변화는 단순한 틱톡 기능 업데이트보다 훨씬 크다. 계획이 실행된다면 글로벌 소비자 플랫폼이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민간 AI 인프라 구매자 중 하나로 부상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대만의 하드웨어 생태계에는 추가 수요가 유입되고, 중국은 메모리와 반도체 분야의 국내 대체 역량을 더욱 빠르게 키우려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