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인도 IT 서비스 기업과 고객 사이의 오랜 거래 방식을 바꾸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인도 IT 업계는 대규모 엔지니어 인력을 투입하고,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 수와 근무 시간에 따라 비용을 청구하는 방식에 크게 의존해 왔다.
하지만 이제 고객이 원하는 것은 인력 규모가 아니다. 작동하는 플랫폼, 더 빠른 보험금 청구 처리, 낮아진 운영비처럼 측정 가능한 결과를 더 짧은 시간에 더 낮은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문제는 고객이 이를 위해 기술 예산을 크게 늘릴 의향은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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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150억 달러 규모로 평가되는 인도 IT 서비스 산업에서 AI는 거대한 전환 사업의 기회를 열고 있다. 동시에 반복적인 외주 업무를 더 싸고 빠르게 만들면서, 고객이 일부 업무를 직접 수행할 수 있게 하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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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입 시간’에서 ‘성과’로 이동하는 계약
변화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곳은 계약과 가격 책정 방식이다. 고객들은 프로젝트에 몇 명이 배치됐는지, 몇 시간을 일했는지보다 특정 결과를 달성했는지를 기준으로 비용을 지불하려 한다.
예를 들어 기준이 되는 결과는 플랫폼의 실제 가동, 보험금 처리 시간 단축, 운영비 절감 등이 될 수 있다. 타타 컨설턴시 서비스(TCS)는 금융·인사·기타 비즈니스 서비스 부문 계약의 약 80%가 현재 성과 지표를 기반으로 한다고 밝혔다. 이는 생성형 AI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전과 비교해 약 두 배로 늘어난 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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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기반 과금이 공급자의 위험을 없애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위험의 상당 부분을 공급자 쪽으로 옮긴다. 기업은 계약을 시작하기 전에 기존 성과 수준을 정하고,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요소를 구분하며, 성공 여부를 측정할 방법에 합의해야 한다.
AI 생산성에 대한 불확실한 가정을 계약에 그대로 반영하면 목표 서비스 수준을 달성하지 못하거나 수익성이 악화되고, 결국 고객과 분쟁을 벌일 수 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더 많이, 더 빠르게, 더 싸게’
AI는 조달 부서의 기대치도 바꿨다. Persistent Systems의 산딥 칼라 최고경영자는 고객들이 같은 업무를 25~30% 낮은 가격에 제공하면서도 더 빠른 납기와 높은 생산성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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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압박은 신규 계약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고객들은 기존 계약을 다시 협상하고, 계약 규모를 줄이며, 기존 기술 예산을 대규모 증액 대신 AI 프로젝트로 돌리고 있다.
3 Persistent Systems는 기업들이 AI 사업의 상당 부분을 새로운 예산이 아니라 기존 IT 예산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지출이 전통적인 IT 서비스 지출에 추가되는 것이 아니라, 그 일부를 대체하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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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S, 인포시스, 위프로, HCL테크, 코그니전트, 테크 마힌드라 같은 대형 기업에는 복잡한 계산이 필요해졌다. 이들은 AI 플랫폼과 인재, 새로운 업무 수행 방식에 투자해야 하지만, 고객은 생산성 향상분의 상당 부분을 낮아진 요금으로 돌려받기를 원한다.
TCS는 AI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 일부 고객의 기술 지출을 이미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대규모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가 이러한 감소분을 일부 상쇄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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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은 일부 업무를 직접 처리하기 시작했다
생성형 AI는 고객에게 또 하나의 협상 카드를 제공한다. 코딩, 테스트, 문서 작성, 고객 지원, 백오피스 업무를 더 작은 규모의 내부 팀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고객이 아웃소싱을 포기한다는 뜻은 아니다. 복잡한 시스템에는 여전히 산업별 지식, 시스템 통합, 보안 통제, 거버넌스와 지속적인 사람의 검토가 필요하다. 그러나 일부 업무를 내부로 가져갈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도 외부 공급자가 맡을 수 있는 업무량은 줄어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AI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계약 기간이 짧아지고, 경쟁 입찰이 더 자주 진행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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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면 매출 예측이 어려워진다. 공급자가 더 적은 인력으로 같은 사업 성과를 내더라도, 고객은 기존과 같은 인력 규모나 투입 시간을 계속 지불해야 하는 이유를 묻게 된다.
AI 시대에는 중견 기업이 유리할 수도 있다
AI는 대형 아웃소싱 기업이 오랫동안 누려온 전통적인 강점, 즉 막대한 인력을 신속하게 투입할 수 있는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Persistent Systems와 Coforge 같은 중견 기업은 규모보다 전문성, 고위급 인력이 주도하는 프로젝트 운영, 빠른 조직 변화를 중시하는 고객을 공략할 수 있다. 로이터는 AI가 대형 업체의 규모 우위를 좁히면서 민첩한 중견 기업들이 사업을 따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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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보도에 따르면 Persistent Systems와 Coforge는 AI 기반 업무 수행을 통해 매출 증가와 인력 증가의 연결고리를 약화시키고 있다.
24 클라우드, 데이터, 자동화, 산업별 업무 흐름 같은 분야에 특화된 역량을 구축한 뒤, 단순한 인력 묶음이 아니라 특정 사업 성과에 대한 책임을 판매하는 전략이다.
물론 중견 기업이 대형 업체를 반드시 앞선다는 뜻은 아니다. 대형 기업에는 오랜 고객 관계, 글로벌 서비스 네트워크, 대규모 투자 자금이라는 강점이 있다. 다만 AI가 확산되면서 ‘직원이 가장 많은 공급자가 자동으로 수주한다’는 공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과장된 생산성 약속은 계약의 지뢰가 된다
상업 모델이 바뀌면서 IT 서비스 기업들은 AI가 만들어낼 수 있는 생산성 향상을 경쟁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효과는 업무의 성격, 기존 코드의 품질, 데이터 상태, 보안 요건, 시스템 통합 난도, 사람의 검토 범위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소프트웨어의 첫 번째 초안을 빠르게 만드는 것과 실제 운영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완성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아키텍처 설계, 테스트, 오류 수정, 규정 준수, 배포와 유지보수에 필요한 작업은 여전히 남을 수 있다.
따라서 낙관적인 생산성 전망을 바탕으로 광범위한 성과를 보장한 기업은 계약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그 차액을 떠안을 위험이 있다. 서비스 수준 미달, 수익성 악화, 고객 분쟁, 평판 손상이 한꺼번에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보다 안전한 AI 계약에는 다음과 같은 장치가 필요하다.
- 계약 전 측정 가능한 기준선 설정
- 업무 범위와 제외 항목의 명확화
- 사람의 검토 및 보안 요건 규정
- 전면 도입 전 단계별 파일럿 진행
- 성과에 따른 절감액을 나누는 공동 절감 또는 이익 공유 구조
AI가 모든 비용을 극적으로 낮출 것이라는 무조건적인 약속보다,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성과를 확인하고 확장하는 방식이 공급자와 고객 모두에게 방어 가능하다.
신입 엔지니어 중심의 인력 피라미드도 재설계된다
인도 IT 서비스 업계의 전통적인 인력 피라미드는 다수의 초급 엔지니어가 반복적인 업무를 맡고, 소수의 숙련 인력이 이를 감독하는 구조였다. AI가 코딩, 테스트, 문서 작성, 지원 업무의 일부를 처리하면 이 구조는 이전만큼 경제적이지 않다.
기업들의 대응 방식은 서로 다르다. 민트에 따르면 인도 10대 IT 서비스 기업 가운데 7곳이 2026~2027 회계연도 시작 이후 조직 구조의 변화를 발표했다. 변화의 방향은 신입 채용, 중간 관리자층의 규모, 기술 역량 중심의 인력 배치 등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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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단순한 인력 대체라기보다 ‘사람과 AI의 결합’에 가까운 모델을 시사한다. 초급 직무가 사라질 가능성은 낮지만, 앞으로는 소프트웨어 기초, 데이터, 보안, 결과 검증, 산업별 지식, AI 도구를 책임 있게 활용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채용과 인력 감축이 동시에 일어날 수도 있다. 기업들은 부족한 전문 역량을 가진 인재를 새로 뽑고, 더 높은 부가가치 업무로 이동할 수 있는 직원을 재교육하는 한편, 반복 업무에 집중된 직무는 축소하거나 다른 역할로 재배치할 수 있다.
인도 대형 IT 기업들의 최근 인력 흐름을 다룬 보도에서도 수요 불확실성과 AI에 따른 효율성 향상이 고용 증가를 제약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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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IT 대기업이 풀어야 할 핵심 방정식
결국 핵심 질문은 하나다. 인도 IT 서비스 기업들이 고객의 외주 인력 의존도를 낮추는 AI보다 더 빠르게, 성과 기반의 새로운 매출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AI를 이용해 기존의 시간 단위 업무를 더 적은 시간에 처리하는 데 그친다면, 생산성 향상분은 고객에게 낮은 가격으로 이전되고 공급자의 매출과 수익성은 압박받을 수 있다.
반대로 AI를 자체적인 업무 수행 방식, 산업 전문성, 거버넌스와 결합하고 핵심 사업 성과에 대한 책임까지 맡는 기업은 자신의 가치를 지킬 가능성이 더 크다.
인도 IT 서비스 산업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운영 모델의 가격표가 다시 매겨지고 있다. AI가 무엇을 바꿨는지 입증하고, 결과를 측정하며, 단순히 투입된 노동시간을 넘어 사업 성과에 책임지는 공급자가 다음 시장의 승자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