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증설은 메모리를 시스템 전체의 병목으로 바꾸고 있다. AI 가속기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고대역폭메모리(HBM), 일반 서버용 DRAM, 기업용 SSD도 함께 필요해진다. 공급업체가 제한된 생산 여력을 이들 고부가 제품에 우선 배정하면 PC·스마트폰 제조사는 더 높은 비용과 경직된 조달 환경을 마주하게 된다. 이는 일시적인 부품 품귀라기보다 장기화할 수 있는 메모리 사이클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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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목은 HBM에만 있지 않다
HBM은 AI 가속기 가까이에 탑재되는 적층형 특수 메모리다. 하지만 AI 서버의 메모리 비용은 HBM만으로 구성되지 않는다. 대형 시스템에는 CPU와 시스템 메모리를 위한 일반 DRAM이 많이 들어가고, 데이터센터의 저장 수요는 기업용 SSD를 뒷받침한다. 트렌드포스는 서버 DRAM과 HBM을 합친 비트 수요가 2028년까지 연평균 37.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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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HBM 생산에 희소한 선단 DRAM 생산능력과 첨단 패키징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제조사가 HBM과 고용량 서버 메모리에 우선순위를 두면 PC와 스마트폰에 쓰이는 범용 DRAM에 배정할 자원은 줄어든다. 트렌드포스는 AI 서버가 일반 DRAM과 HBM 수요를 동시에 키우고 있으며, 생산능력 우선 배정이 PC·스마트폰 시장의 비용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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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가격 압력이 2027년까지 갈 수 있는 이유
공급은 빠르게 늘지 않는다. 팹 증설 발표만으로 출하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클린룸 구축, 장비 설치, 공정 인증, 수율 개선, 첨단 패키징 램프업을 모두 거쳐야 고객에게 의미 있는 물량이 공급된다.
9월 보도에 인용된 TechInsights 전망은 DRAM 가격이 전년 대비 200% 이상 오를 수 있다고 봤다. 이는 확정된 시장 결과가 아니라 이례적으로 강한 전망치다. 별도로 트렌드포스 추정치를 인용한 보도에서는 2026년 서버 DRAM 부품 가격 상승률이 전년 대비 약 270%, 기업용 SSD 가격 상승률은 235%에 이를 것으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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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구매도 시장을 더 조이고 있다. DigiTimes 기반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2027년 DRAM과 HBM 생산능력을 일찍 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는 업계 보도일 뿐, 세 회사가 모든 물량이 실제로 구매 불가능하다고 공식 발표한 것은 아니라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그럼에도 공급 경색의 방향성은 다른 신호로도 뒷받침된다. 곽노정 SK하이닉스 CEO는 2027년이 공급 측면에서 업계 역사상 최악의 해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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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스마트폰 구매자에게 미칠 변화
메모리 가격 상승이 모든 기기의 판매가를 같은 폭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아니다. 제조사는 일부 비용을 흡수하거나, 메모리·저장공간 구성을 조정하거나, 고마진 제품에 생산을 집중하거나, 소비자 가격을 올릴 수 있다. 다만 방향은 분명하다. 트렌드포스는 AI 서버에 공급 우선순위가 주어지고 부품비가 상승하면서 PC와 스마트폰 수요가 둔화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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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할 수 있는 변화는 다음과 같다.
- 평균 판매가격 상승: 가격 전가력이 있는 브랜드는 높아진 메모리 비용 일부를 소비자에게 넘길 수 있다.
- 저가형 구성 축소: 수익성이 맞지 않는다면 보급형 제품의 메모리·저장공간 사양이 낮아지거나, 해당 구성이 사라질 수 있다.
- 저마진 제품의 공급 경색: PC 제조사, 크롬북 업체, 중급 스마트폰 브랜드는 프리미엄 업체보다 부품비 상승을 흡수할 여지가 작다.
- 출하량 압박 가능성: 소비자 수요가 유지되더라도 제조사가 수익성이 낮은 모델의 생산을 줄일 수 있다.
메모리 가격만을 원인으로 한 전 세계 PC·스마트폰 출하량의 단일한 신뢰도 높은 전망치는 없다. 교체 주기, 환율, 관세, 거시경제 수요도 결과를 좌우한다. 다만 비싼 메모리가 ‘합리적인 가격의 기기’를 내세우는 전략을 지속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점은 분명하다.
DRAM과 NAND의 방향은 갈릴 가능성
모든 메모리를 하나의 시장으로 보면 중요한 차이를 놓친다. DRAM, 특히 HBM과 서버 DRAM은 구조적으로 공급이 타이트한 상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반면 NAND는 비트 생산량 확대를 통해 수급 균형에 도달할 경로가 더 뚜렷하다.
| 구분 |
2027년 전망 |
이후 가능한 변화 |
| DRAM·HBM |
AI 수요, HBM 생산능력 우선 배정, CPU 메모리 구매 확대가 공급을 제약하고 가격 상승 압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39 |
신규 생산능력과 수율 개선이 불균형을 완화할 수 있으나, 가격 정상화의 시점과 폭은 불확실하다. |
| NAND·기업용 SSD |
AI 관련 저장 수요로 NAND는 2026년 공급 부족 상태를 보였다. 42 |
트렌드포스는 공정 전환, 비트 생산량 증가, 부진한 소비자 전자기기 수요로 2027년 하반기에 NAND 수급 경색이 완화되고 가격 하락 압력이 생길 수 있다고 봤다. 42 39 |
이 차이는 2027~2028년 전망의 핵심이다. HBM 전환과 AI 서버 DRAM 수요는 NAND와는 다른 방식으로 DRAM 시장을 제약한다. NAND도 변동성은 클 수 있지만, 현재 근거는 HBM과 같은 희소성이 계속된다고 단정하기보다 DRAM보다 먼저 수급이 느슨해질 가능성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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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CXMT·YMTC: 공급 증대가 곧바로 세계 시장의 해법은 아니다
중국의 메모리 증설은 자국 내 공급 회복력을 높일 수 있지만, 기존 선도 업체의 선단 HBM·서버 DRAM을 즉시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 DRAM 업체 CXMT는 자국 AI 칩 개발사를 위한 HBM3E를 소규모로 생산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도됐다. 상용 제품 탑재는 시험 성공이 전제이며, 생산능력 확대 목표 시점은 2027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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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TC는 중국의 주요 NAND 제조사다. CXMT와 YMTC는 중국 내 기기, SSD, 데이터센터 배치를 위한 전략적으로 중요한 DRAM·NAND 생산능력을 보탤 수 있다. 그러나 첨단 HBM과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수출 규제는 중국이 최첨단 메모리 기술과 관련 패키징 생태계를 확대하는 데 제약으로 작용한다. 미국은 2024년 12월 첨단 HBM을 수출 규제 대상에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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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증설이 다른 지역의 부족분을 빠르게 해소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보도에 따르면 CXMT의 추가 생산분은 중국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CSP)에 흡수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규제로 인해 한국 메모리 업체들이 중국 CSP에 첨단 메모리를 직접 공급하기도 더 어려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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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정리
AI발 메모리 경색은 HBM 품절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AI 클러스터는 여러 메모리 제품군의 수요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반면, HBM의 특수한 생산·패키징 구조는 공급 확대 속도를 제한한다. 이 조합은 메모리 제조사의 장기 계약 협상력을 높이고, 소비자 전자기기로 비용 부담을 전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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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근거에서 가장 설득력 있는 기본 시나리오는 2027년까지 이어지는 DRAM 공급 경색이다. 영향은 HBM과 서버 DRAM에 가장 크게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NAND도 단기적으로는 압박을 받을 수 있지만 2027년 후반부터 완화될 경로가 DRAM보다 더 현실적이다. 기기 구매자에게는 전 제품의 일률적인 가격 급등보다는, 더 비싸진 주력 제품, 줄어든 저가형 구성, 저마진 제품군의 빠듯한 공급이라는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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