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반복적인 업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반복 업무는 초보자가 더 복잡한 사례를 맡기 전에 연습하고 경험을 쌓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 기회가 사라지면 기업은 신입을 숙련된 인력으로 키우는 경로의 일부를 잃을 수 있다. 해법은 과거의 업무를 그대로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초급자의 일에 학습과 피드백이 계속 포함되도록 설계하는 데 있다.
교육에서 배운 규칙, 실무에서 쓰는 판단력
인스트럭처의 최고고객책임자(COO) 레이철 오스턴은 11월 1일 셰프 하이켄의 포브스 칼럼에서 기업이 직원을 제대로 교육하고 있는지 되물었다. 프레젠테이션을 보고, 제품 정보를 익히고, 정책을 공부한 뒤 퀴즈를 치르면 곧바로 업무를 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방식이 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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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교육은 규칙을 전달할 수는 있지만, 규칙을 기억하는 것과 실제 상황에서 적용하는 것은 다르다. 정보가 불완전하거나 사례가 모호한 상황, 표준 절차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고객 문의를 마주하면 판단이 필요하다. 반복 업무는 패턴을 알아보고 다음 행동을 결정하는 연습을 제공할 수 있다. AI가 그 업무를 더 많이 맡게 되면 신입은 예외 상황을 책임지기 전에 그런 기술을 익힐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 이는 교육 공백이 생길 가능성을 뜻한다. 자동화되는 모든 업무가 가치 있는 학습이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연습에서 판단으로 이어지는 경로 만들기
기업은 적절한 반복 업무를 AI에 맡기면서도 신입이 까다로운 문제에 부딪혀서야 처음 배우는 상황을 피하도록 온보딩을 다시 설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단계가 가능하다.
- 기초를 직접 익히게 한다. AI가 만든 답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신입이 핵심 업무를 직접 해보고 절차와 원리를 이해할 기회를 준다.
- 현실적인 사례로 연습한다. 예외 상황과 상충하는 정보, 상급자에게 언제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지 등을 포함한 시뮬레이션과 역할극을 활용한다.
- 판단 과정을 함께 살핀다. 어떤 근거를 검토했는지, AI의 제안을 왜 받아들이거나 거부했는지, 언제 사람의 판단이 필요했는지를 코칭한다.
- 지원 속에 책임을 늘린다. 신입이 준비됐다는 점을 보여주면 더 복잡한 업무를 맡기되, 경험 많은 동료가 피드백을 줄 수 있도록 한다.
이는 자동화로 줄어들 수 있는 ‘일하면서 배우기’를 구조화된 연습과 피드백으로 보완하자는 실무적 제안이다. 시뮬레이션이나 코칭만으로 문제가 해결된다는 점이 입증됐다는 뜻은 아니다.
인턴십을 넘어 견습형 경험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
바네사 탕은 스트레이츠 타임스 기고에서 초급 업무가 자동화되더라도 신입을 미래의 숙련 인력으로 키워야 할 필요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36 주니어 직무는 당장의 일을 해내는 역할인 동시에, 더 큰 책임을 맡을 역량과 경험을 쌓는 단계이기도 하다는 의미다.
기업이 살펴야 할 것은 프로그램의 이름보다 내용이다. 인턴십이든 견습 과정이든 의미 있는 업무와 감독, 피드백이 있어야 한다. 반복 업무가 자동화된다면 남은 업무를 학습 경로로 설계하는 일은 더 중요해질 수 있다.
싱가포르 사례에서는 초급 업무와 실무 경험이 바뀌는 두 가지 흐름이 보인다. 스트레이츠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신입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AI가 만든 코드 초안을 작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안과 논리, 사업 목적에 맞는지 검토하는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18 한편 채널뉴스아시아는 향후 3년간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 재학생을 대상으로 1년짜리 인턴십 약 3,000개가 제공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17 하나는 졸업생이 맡는 업무를 재설계하는 접근이고, 다른 하나는 현장에서 경험을 쌓을 시간을 마련하는 접근이다.
신입 채용에 관한 연구, 어디까지 말해주나
스탠퍼드대 연구는 젊은 노동자가 겪을 수 있는 특정 위험을 보여준다. 공개된 분석에서는 AI 노출도가 높은 직종 가운데 일부에서 22~25세 노동자의 고용 감소가 두드러졌고,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그 양상이 약해져 결국 사라졌다.
49 스탠퍼드와 연계된 한 연구는 기업 단위의 충격을 통제한 뒤에도 AI 노출도가 가장 높은 직종의 초기 경력 노동자 고용이 상대적으로 13%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52 이는 비교 집단과 견준 상대적 감소율이지, 초급 일자리 전체의 13%가 AI 때문에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다.
인과관계도 중요한 유의점이다. 스탠퍼드는 ‘카나리아 대시보드’가 직업의 AI 노출도와 고용 추세 사이의 상관관계를 측정할 뿐,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자료는 아니라고 명시한다.
51 따라서 특정 연령대와 직종에서 불균형한 변화가 나타났다는 우려는 뒷받침되지만, 그 변화가 AI만으로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포브스가 미국 인구조사국 연구진의 작업을 소개한 별도 보도는 AI 노출도가 높은 전공 졸업생의 초반 분기별 소득이 노출도가 낮은 분야의 동료보다 약 13% 낮았다고 전한다.
58 소득은 고용 인원과 다른 지표이므로, 이 수치를 사라진 일자리 수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스탠퍼드가 정리한 다른 연구들에서는 AI 노출 직종의 채용 변화가 최대 소폭에 그쳤다는 결과도 있어, 엇갈리는 자료를 하나의 단정적인 결론으로 뭉뚱그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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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적으로 유용한 결론은 “AI가 초급 일자리를 모두 없앤다”도, “채용 규모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니 아무 변화도 없다”도 아니다. 초기 경력자의 고용 위험은 직종과 연령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고, 주니어 업무의 성격도 바뀌고 있다. 기업은 두 가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신입을 얼마나 채용하는지뿐 아니라, 입사자가 숙련된 역할에 필요한 기술과 판단력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받는지도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