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 압력은 ETF 시장 밖으로도 번졌습니다. 기업 비트코인 보유의 상징과 같았던 ‘스트래티지(Strategy, 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조차 보유 물량 일부를 매각하며 시장에 충격을 더했습니다 . 뿐만 아니라 온체인 데이터는 최근 시장 고점 부근에서 비트코인을 축적했던 ‘신규 고래’ 지갑들이 가격이 6만 1,000달러로 미끄러지자 약 20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확정했음을 보여줍니다
. 이처럼 단일 주체가 아닌 ‘팔자’ 흐름이 연쇄 작용을 일으키며, 하루에만 18억 달러 규모의 청산을 촉발했고, 이 중 롱 포지션 청산 규모는 약 13억 5,00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
지난 6월 10일, 시장은 잠시 숨통이 트이는 듯했습니다.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하며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에 부합했기 때문입니다 . 뜨거운 헤드라인 물가에도 불구하고, 트레이더들은 예상에 부합한 수치와 전월 대비 0.2% 상승에 그친 근원 CPI에 주목하며 위험 자산을 사들였습니다. 비트코인은 발표 직후 장중 낙폭을 회복하며 단숨에 약 2.5% 상승, 62,410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
하지만 이 반등은 확신을 주지 못했습니다. 몇 시간 만에 기술적 저항선에 막혀 상승분을 반납하기 시작했고, 애널리스트들은 모든 상승 시도가 “약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 더 근본적인 문제는 CPI 지표가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정체되었음을 확인시켜줬다는 점입니다. 이는 ‘더 오래 지속될 높은 금리’에 대한 우려를 키우며 위험 자산의 발목을 잡는 천장 역할을 했습니다
.
아마도 비트코인에 가해지는 가장 이색적인 압박은 최근 트레이딩 업계에서 힘을 얻고 있는 ‘자금 쏠림 현상’ 이론일 겁니다. 스페이스X, 오픈AI 등 굵직한 IPO들이 유동성 진공 상태를 만들며 비트코인 같은 유동성 높은 위험 자산에서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금융 애널리스트 티에리 보르게아는 이러한 기업들의 주식 발행 규모가 무려 약 3,500억 달러에 달해, 비트코인으로부터 자금을 끌어당기고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그는 “비트코인을 파는 것이 오래 보유한 주식에서 세금 이슈를 일으키지 않고 현금을 확보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노골적으로 지적했습니다 .
그중에서도 스페이스X IPO는 단연 압도적입니다. 6월 12일(현지시간) 티커 SPCX로 나스닥에서 거래를 시작하며, 약 1조 7,80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기반으로 750억~80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을 목표로 합니다. 전체 주식의 약 30%는 개인 투자자에게 배정될 예정입니다 . 수요는 이미 상상을 초월해, 사전 청약 신청액만 2,50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 개인과 기관을 막론하고 IPO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암호화폐 포지션을 정리하면서, 전형적인 ‘포트폴리오 회전 장세’ 템플릿이 작동한 것입니다. 자금 조달 창이 열리면 주식 펀드들은 현금을 확보하고, 이 과정에서 변동성 높은 자산들이 부진을 겪게 됩니다
.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스페이스X 자체도 약 18,712 BTC(약 12억 9,000만 달러 상당)를 재무제표상에 보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상장 시 FASB 공정 가치 회계가 적용되어 장기적으로는 패시브 인덱스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 수요를 불러올 수도 있지만, 당장은 IPO를 위한 자금 확보 목적의 매도세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
비트코인의 차트는 트레이더들을 방어적으로 만드는 수준까지 훼손되었습니다. 주목해야 할 주요 기술적 지표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확실한 바닥 신호를 말하기 조심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신중한 컨센서스는 6만 달러를 ‘생사가 걸린’ 레벨로 지목하지만, 악재가 너무나 많은 상황입니다.
6월 3일 자 마켓펄스의 노트는 62,250달러 위에서 단기 강세 반전 가능성을 제시하며 매수 모멘텀이 돌아올 경우 74,880달러와 82,815달러라는 상단 목표치를 제시했습니다 . 하지만 6월 4일 자 크립토타임즈의 분석은 200주 지수이동평균(EMA)인 약 68,895달러가 역사적으로 반등을 제공했지만, 6월 초 이미 그 아래로 무너졌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번 하락을 고점 대비 50% 하락한 ‘조정 국면’으로 규정했습니다
.
6월 9~10일 기준으로 지배적인 견해는 6만 달러 아래로 떨어질 확률이 여전히 높다는 쪽입니다 . 오는 6월 17일 예정된 FOMC(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점도표 발표는 만장일치로 가장 중요한 변수로 꼽힙니다. 한 소식통이 경고했듯, 연이은 뜨거운 물가 지표는 “2026년 금리 인하 기대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비트코인의 추가 하락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
현재 상황을 비트코인 가치의 ‘근본적 부정’이라기보다는 일시적인 유동성 진공 상태로 설명하는 애널리스트들도 다수입니다 . 이 주장의 핵심은 IPO 수요가 정점을 찍고 자금 흐름이 역전된다면 매도세도 짧을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그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고, ETF 자금 이탈이 계속되는 가운데 연준의 결정을 앞둔 지금, 시장 심리는 극도로 조심스러운 약세 기조를 띠고 6만 달러라는 마지노선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Comments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