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에너지 업계와 일부 분석가들은 이런 조치가 장기적인 석유·가스 투자에 부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다며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석유 가격이 급등하면 생산기업의 수익도 빠르게 늘어난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에서는 예상치 못한 초과이익을 일부 세금으로 환수하자는 압력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에너지 시장 분석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약 100달러 수준을 넘어서면 세계 여러 나라에서 비슷한 정책 논쟁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이번 가격 급등에서도 같은 패턴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는 유가 상승과 함께 의회에서 ‘Big Oil Windfall Profits Tax Act’(대형 석유기업 초과이익세) 법안이 다시 발의됐다.
민주당의 셸던 화이트하우스 상원의원과 로 카나 하원의원이 재추진한 이 법안은 대형 석유기업의 초과이익을 과세해 소비자 지원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목적이다.
법안의 핵심 구조는 다음과 같다.
입법자들은 이렇게 확보한 재원을 미국 소비자에게 환급하거나 유가 부담 완화에 사용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브라질은 기업 이익 자체가 아니라 원유 수출에 직접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을 택했다.
2026년 3월 브라질 정부는 원유 수출에 12% 임시 세금을 도입했다. 이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발생하는 추가 수익 일부를 정부 재정으로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이 정책은 연료 가격 부담 완화 정책과 함께 시행됐다.
브라질 재무 당국은 브렌트유 가격이 100달러 이상을 유지할 경우 이 정책으로 월 약 85억 헤알(약 15억 달러)의 추가 세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유럽에서는 여러 회원국이 EU 차원의 공동 횡재세 부활을 요구하고 있다.
2026년 4월 독일·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오스트리아 등 5개국은 유럽위원회에 공동 서한을 보내 에너지 기업의 초과이익에 대한 EU 공동 과세 체계를 검토하자고 제안했다.
이 제안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도입됐던 ‘연대 기여금(solidarity contribution)’ 제도를 모델로 한다. 당시 EU는 에너지 기업의 초과 이익에 임시 세금을 부과해 약 280억 유로를 확보했다.
다만 유럽위원회는 현재까지 EU 전체 차원의 새로운 세금 도입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며 각 회원국이 개별적으로 결정하도록 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호주에서도 비슷한 정치적 논쟁이 나타났다.
호주 상원에서는 천연가스 수출에 대한 새로운 세금 도입 가능성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이는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 속에서 자원 부국이 초과이익을 더 많이 환수해야 한다는 정치적 압력을 반영한 것이다.
구체적인 세율이나 구조는 아직 논의 단계지만, 에너지 가격 급등이 재정 정책 논쟁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에너지 업계 분석가들은 횡재세가 단기적으로는 정치적으로 매력적인 정책일 수 있지만 장기적 투자에는 부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주요 우려는 다음과 같다.
석유·가스 개발 프로젝트는 보통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친 투자가 필요한 산업이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예측 가능한 세제 환경을 매우 중요하게 본다.
전문가들은 이번 상황이 특별하다기보다 에너지 시장에서 반복되는 정책 사이클의 한 사례라고 본다.
이러한 정책이 실제로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결국 유가가 얼마나 오래 높은 수준을 유지하느냐와 정부가 소비자 보호와 에너지 투자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