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보건의료 인력을 단순히 몇 명으로 세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누가 어떤 일을 맡고 있는지, 그 일이 어떻게 평가받는지, 인력 정책의 방향을 누가 결정하는지까지 살펴봐야 한다. 인력 규모가 커져도 숙련 인력을 붙잡지 못하거나 성별·직군별 위계가 고착되면 의료체계의 효율성과 형평성은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
이번 분석에서 ‘부족 인력’은 빈 일자리 숫자를 단순히 합산한 결과가 아니다. 연구진은 UHC 유효 보장 지수 80점 이상을 기록한 국가들을 살펴보고, 그 가운데 가장 낮은 보건의료 인력 밀도를 기준으로 삼았다. 즉, 모든 국가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절대적 배치 규칙이라기보다 실제 의료서비스 보장 수준과 연관된 경험적 기준이다.
이 기준으로 2023년에 추가로 필요한 인력은 다음과 같이 추산됐다.
| 직군 | 추가로 필요한 인력 |
|---|---|
| 의사 | 710만 명 |
| 간호사·조산사 | 2,390만 명 |
| 치과의사 | 180만 명 |
| 약사 | 160만 명 |
| 합계 | 3,440만 명 |
가장 큰 부족분은 간호사와 조산사에서 발생했다. 필요한 추가 인력이 2,390만 명으로, 의사 부족분의 3배를 넘는다. 이는 보편적 의료보장을 위해 의사 수만 늘리는 방식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일차의료, 간호·조산, 구강보건, 약료, 지역사회 기반 서비스가 함께 작동해야 실질적인 보장 수준을 높일 수 있다.
두 결과를 모순으로 볼 필요는 없다. 사용한 자료의 시점과 추정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전 연구는 자체 모델링을 통해 최소 기준 밀도를 산출했고, 새 분석은 UHC 기준을 충족한 국가들에서 관찰된 최저 인력 밀도를 활용했다. 자료가 포함하는 국가, 국가별 성과, 방법론이 달라지면 기준값과 부족 인력 추정치도 달라질 수 있다.
남아시아에서 필요한 추가 인력은 5개 주요 직군을 합쳐 약 1,360만 명으로 추산됐다. 세부적으로는 의사 260만 명, 간호사·조산사 1,000만 명, 치과의사 70만 명, 약사 30만 명이 부족한 것으로 보고됐다.
남아시아의 총 부족분이 큰 데에는 인구 규모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과제는 단순히 인력을 더 배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농촌과 저소득 지역, 의료 취약 지역에 인력을 배치하고 해당 지역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상황은 양상이 다르지만 심각성은 마찬가지다. 2023년 이 지역은 지역사회 보건인력을 제외한 거의 모든 주요 직군에서 가장 낮은 인력 밀도를 보였다. 반대로 고소득 국가는 대부분의 직군에서 가장 높은 밀도를 기록했다.
이 비교는 전 세계 부족 인력 하나의 숫자만으로는 현실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남아시아는 절대 인원 기준의 부족분이 가장 크고,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는 인구와 의료 수요에 비해 이용 가능한 인력이 특히 적다. 두 지역 모두 추가 인력이 필요하지만, 해법은 인구 증가, 질병 부담, 교육 역량, 이직과 이주 양상에 맞춰 달라져야 한다.
3,440만 명이라는 수치는 WHO가 발표한 모든 보건의료 인력 부족 추계와 직접 비교할 수 없다. WHO의 추계는 연도, 직군 범위, 의료 수요의 정의, 계획 기간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WHO의 한 요약 자료는 수요 기반 부족 인력이 2013년 2,000만 명에서 2020년 1,500만 명으로 줄었고, 2030년에는 1,000만 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GBD 분석이 답하는 질문은 다르다. UHC 유효 보장 지수 80점을 달성한 국가들의 관찰된 인력 밀도를 기준으로, 의사·간호사·조산사·치과의사·약사가 얼마나 더 필요한지를 계산한 것이다.
따라서 GBD 추계가 더 크다고 해서 WHO 추계가 틀렸다는 뜻은 아니다. 서로 다른 목표, 직군, 기준연도와 부족 인력의 정의를 측정했기 때문이다. 이런 차이를 확인하지 않고 숫자만 나란히 비교하면 실제 격차를 오해할 수 있다.
교육과 채용 확대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임금이 낮고, 업무가 위험하며, 노동 강도가 높고, 승진 경로가 불투명한 환경에서 인력만 늘리면 이직과 지역 편중이 반복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인력 정책은 다음 요소를 함께 다뤄야 한다.
핵심적인 역설은 분명하다. 세계는 1990년 이후 보건의료 인력을 8,000만 명 넘게 늘렸고, 그 확대의 상당 부분은 여성의 노동이 이끌었다. 그럼에도 많은 의료체계는 중간 수준의 UHC에 필요한 인력 역량에도 미치지 못한다. 격차를 줄이려면 단순한 채용 확대를 넘어, 이미 의료서비스를 떠받치는 직무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인력을 더 공평하게 배치하며, 이들이 현장에 남아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