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수치는 매우 큰 규모다. 90GW가 넘는 전력은 사실상 수십 기의 원자력 발전소를 새로 짓는 수준의 인프라 확장을 의미한다.
하지만 최근 슈미트는 같은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설명한다. 전력 부족 자체보다 더 근본적인 제약은 그 전력과 컴퓨팅 인프라를 누가 돈을 들여 구축하느냐라는 것이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AI의 진짜 한계는 “에너지가 아니라 사실상 현금(cash)”이다.
즉, 전력 문제도 결국은 투자 규모의 문제라는 해석이다.
슈미트가 자주 언급하는 추정치는 다음과 같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규모가 커질수록 비용도 급격히 커진다.
이 비용에는 단순한 서버 구매만 포함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는 다음과 같은 전체 인프라 스택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AI 산업은 점점 소프트웨어 산업이 아니라 국가 인프라 산업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슈미트는 이런 규모의 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주체가 많지 않다고 본다. 그의 분석에서 가장 유력한 두 곳은 미국과 중국이다.
미국은 다음과 같은 강점을 갖고 있다.
이 생태계 덕분에 민간 투자와 정부 지원을 결합해 초대형 인프라 투자를 추진하기 쉽다.
중국은 다른 방식으로 경쟁력을 가진다. 국가 주도의 산업 정책을 통해 자금 조달, 인프라 건설, 기술 배치를 중앙에서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두 나라는 서로 다른 모델—시장 중심과 국가 주도—을 갖고 있지만, 대규모 자본 동원 능력에서는 모두 강력하다는 평가다.
반면 슈미트는 유럽이 AI 경쟁에서 뒤처질 위험을 여러 차례 경고했다.
그는 유럽이 명확한 AI 전략이 부족하며, 자체 모델과 인프라에 충분히 투자하지 않는다면 결국 중국 AI 모델을 사용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지적하는 구조적 문제는 다음과 같다.
이 요인들이 결합되면 수조 달러 규모의 AI 프로젝트를 추진하기가 훨씬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슈미트의 최근 주장과 과거 발언은 서로 모순되는 것은 아니다.
즉, 전력 부족은 실제 제약이지만 이를 해결하려면 발전소 건설, 데이터센터 캠퍼스, 전력망 확장 같은 거대한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프로젝트를 가능하게 하는 요소가 바로 자본이라는 논리다.
이 전망이 맞다면 AI 경쟁은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니라 과거의 철도 건설, 통신망 구축, 우주 경쟁과 비슷한 양상을 띨 가능성이 있다.
승패를 가르는 요소는 알고리즘만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결국 슈미트의 결론은 분명하다. 미래 AI 경쟁의 핵심 질문은 기술이 아니라 이것일 수 있다.
“누가 가장 빠르게, 가장 큰 규모의 AI 인프라를 건설할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