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ve V4는 2026년 3월 30일 이더리움 메인넷에 출시됐다. 이후 예치액은 빠르게 늘어 7월 23일 약 3억970만 달러, 8월 3일 3억5,000만 달러를 넘어섰고, 8월 중순에는 4억 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V4의 숫자 자체보다, 기존 핵심 시장인 V3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이용자와 유동성 공급자가 새 버전을 받아들였다는 사실이다. V4의 성장은 V3를 즉시 대체했다기보다 Aave의 전체 제품 구성을 보완하는 흐름에 가깝다.
V4의 가장 큰 구조적 변화는 ‘허브-스포크(Hub-and-Spoke)’ 방식이다. 공용 유동성 허브(Liquidity Hub)가 자산을 중앙에서 보유하고, 각각의 스포크(Spoke)가 고유한 담보 유형과 위험 매개변수, 청산 규칙을 적용해 이 유동성에 연결된다. 이용자가 자금을 빌리면 대출 재원은 공용 허브에서 나온다.
이 구조가 의도대로 작동한다면, 자산별로 유동성을 완전히 분리하지 않고도 전문화된 시장을 추가할 수 있다. 특히 토큰화된 실물자산의 경우 자산별 위험 특성에 맞는 담보 비율과 청산 기준을 적용하면서도 공용 유동성을 활용할 여지가 생긴다.
V4의 총 예치액과 더 낮게 표시되는 순 TVL의 차이는 주로 측정 방식에서 발생한다. 총 예치액은 프로토콜에 공급된 자산의 규모를 집계한다. 반면 TVL은 분석 서비스에 따라 부채나 기타 차감 항목을 반영한 뒤 프로토콜에 남아 있는 자산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된다.
따라서 총 예치액이 4억 달러를 넘더라도 순 TVL은 그보다 낮게 나타날 수 있다. 차입된 자산, 담보의 재공급이나 반복 활용, 자산 가격 변동, 각 대시보드의 집계 기준이 모두 수치에 영향을 준다.
결국 두 수치는 같은 대상을 측정하는 동일한 합계가 아니다. 총 예치액은 공급 측면의 유입과 처리 규모를 보여주고, 순 TVL은 관련 조정 이후 프로토콜에 남아 있는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로 읽는 편이 적절하다.
Aave의 전체 대출 시장에서 차지하는 규모도 토큰화 금 시장의 우위를 뒷받침한다. Aave의 2025년 결산 자료에 따르면, 연말 기준 Aave는 활성 DeFi 대출의 61.5%, 전체 TVL의 52.4%, 대출 부문 매출의 43.2%를 차지했다.
Aave V3의 TVL을 두고는 집계 시점과 체인 범위, 분석 방법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난다. 2026년 4월 중순 기준으로 194억 달러라는 추정치가 있는 한편, 다른 추적 서비스는 더 낮거나 높은 수치를 제시했다.
이는 특정 시점의 TVL 하나를 영구적인 시장 순위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큰 흐름은 비교적 분명하다. Aave V3는 여러 체인에 깊은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단순히 예치금만 끌어오는 것이 아니라 실제 차입 활동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런 네트워크 효과는 새로운 담보 자산을 추가할 때 강점으로 작용한다. 대출자는 유동성이 풍부한 시장으로 모이고, 유동성이 모이면 신규 자산의 거래와 대출 조건을 설계하기가 쉬워진다. 반대로 규모가 작은 경쟁 프로토콜은 같은 수준의 유동성을 단기간에 확보하기 어렵다.
Aave의 선점이 토큰화 금이나 다른 실물연계자산(RWA)의 대중적인 담보 활용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시장이 커지려면 자산 보유자가 실제로 해당 자산을 담보로 자금을 빌릴 이유가 있어야 한다. 대출 금리와 인센티브가 충분히 매력적이어야 하며, 발행사와 상환 구조, 가격 오라클, 시장 유동성, 법적 취급 문제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토큰화 금은 Aave에 중요한 성과 사례인 동시에 경고 신호이기도 하다. Aave는 해당 범주에서 DeFi 대출 담보의 50% 이상을 확보했고, 금 가격 급락에 따른 청산도 처리했다. 그러나 PAXG와 XAUT의 합산 시가총액 중 실제 담보로 배치된 비중은 여전히 1.5%에 머문다.
Aave의 진짜 경쟁력은 이 두 사실을 연결할 수 있다는 데 있다. V3는 이미 구축된 유동성과 차입 수요를 제공하고, V4는 더 다양한 자산을 온체인 신용시장으로 가져올 수 있는 유연한 틀을 제시한다.
이제 남은 질문은 Aave가 선도적인 대출 시장을 구축했는지가 아니다. 토큰화 자산이 Aave가 마련한 대출 용량을 채울 만큼 충분한 차입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