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텍은 세계 최대 팹리스 반도체 기업 중 하나로, 스마트폰 AP부터 네트워크 장비, 자동차, 데이터센터용 칩까지 다양한 반도체를 설계한다. 중요한 점은 이 회사의 최첨단 칩 대부분이 TSMC 공정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다.
이처럼 미디어텍의 설계 환경과 생산 일정은 TSMC 공정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만약 삼성 파운드리가 일부 물량이라도 확보한다면 상징성과 실질적 효과 모두 큰 ‘전략적 승리’**가 된다.
이번 방문은 최근 이재용 회장이 직접 글로벌 반도체 고객을 만나 협력을 확대하려는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예를 들어 그는 AMD CEO 리사 수와도 만나 AI 칩 협력 및 메모리와 파운드리 동시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삼성이 내세우는 핵심 경쟁 포인트는 바로 **“풀스택 반도체 공급”**이다.
TSMC가 순수 파운드리 기업인 반면, 삼성은 다음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특히 AI 시대에는 GPU나 AI 가속기가 HBM(고대역폭 메모리) 같은 고성능 메모리와 결합되어야 한다. 이런 환경에서는 칩 제조와 메모리를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삼성 모델이 고객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접근을 **“턴키(turnkey) 반도체 서비스”**라고 부른다. 설계 지원부터 제조, 메모리, 패키징까지 하나의 생태계에서 제공하는 방식이다.
삼성이 미디어텍 같은 고객을 적극 공략하는 배경에는 최근 파운드리 사업의 반등 조짐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테슬라와의 165억 달러 규모 계약이다.
이 계약은 삼성 파운드리가 확보한 역대 최대 규모 고객 계약 중 하나로 평가된다.
이 같은 고객 확보는 다음과 같은 효과를 준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삼성 앞에는 여전히 큰 장애물이 있다.
첫 번째는 수율(yield) 문제다.
수율은 웨이퍼에서 생산된 칩 중 실제로 정상 작동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이 수치가 낮으면 생산 비용이 올라가고 고객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커진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삼성의 3nm 공정 수율은 약 50% 수준으로 알려진 반면, TSMC는 90%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두 번째는 TSMC의 강력한 고객 생태계다.
애플, 엔비디아, 퀄컴, 미디어텍 같은 주요 칩 설계 기업들은 이미 수십 년 동안 TSMC의 설계 툴, 라이브러리, 제조 경험에 맞춰 제품을 개발해 왔다.
반도체 설계 주기는 수년 단위로 진행되기 때문에, 파운드리를 바꾸는 일 자체가 큰 기술적·사업적 리스크가 된다.
설령 당장 미디어텍의 대규모 주문을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이번 방문이 보여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삼성이 TSMC와의 경쟁을 최고 경영진 차원에서 직접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영업 조직이나 기술 협의 수준을 넘어 회장이 직접 고객을 찾아 나서는 전략은 반도체 패권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졌음을 보여준다.
결국 이번 미디어텍 방문은 삼성의 새로운 전략을 요약한다.
이 전략이 실제로 TSMC의 압도적 지위를 흔들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