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만든 시제품이 곧바로 군이 쓸 수 있는 장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영국 레오나르도의 사이먼 하우드 박사가 소규모 기술기업과의 협업에 적용한 ‘프로토타입 워페어(Prototype Warfare)’도 제작 속도만을 뜻하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을 센서·자율 시스템과 결합해 군의 임무에 도움이 되는지 시험하고, 지속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체계로 발전시키려는 접근이다. 레오나르도는 이 과정에서 여러 기술을 묶는 ‘시스템 통합자’ 역할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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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점은 기술이 아니라 임무
새 센서나 AI 모델이 뛰어나다는 설명보다 먼저 물어야 할 것은 군이 그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느냐다. 위협을 탐지하는가, 서로 다른 센서의 정보를 합치는가, 판단을 돕거나 자율 플랫폼을 운용하는가. 하우드는 영국 의회에서 레오나르도가 데이터를 수집하는 센서와 시스템을 만들고, 그 데이터를 결합해 의사결정에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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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부품의 성능을 보여주는 일과 여러 부품을 연결해 신뢰할 수 있는 전력을 만드는 일은 다르다. 레오나르도의 중소기업 협력 파트너 프로그램이 일회성 행사보다 장기 협력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33 첫 파트너로 발표된 Faculty AI와는 AI 기반 지능형 감지와 전자전 등에서 양사의 전문성을 결합하기로 했다.
30 다만 공개된 발표만으로 모든 참여 기업에 다년간 자금 지원이나 보안 접근 권한, 시험 시설, 투자자 소개가 제공된다고 볼 수는 없다.
시험은 그다음 단계의 판단 근거다. 하우드가 소개한 영국 중소기업 주도 자율 시스템 시험에 이어, ‘소버린 헌터(Sovereign Hunter)’ 사례에서는 레오나르도가 Faculty, VOLANDER, Applied AGI와 함께 여러 드론을 활용한 시연을 진행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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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이는 통합 구상을 시험한 사례지만, 공개 자료만으로 전장에서의 효과나 정식 조달 여부, 대규모 운용 성능까지 독립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다.
투자 규모는 크지만, 배치 성과와는 별개
레오나르도의 2025년 그룹 매출은 195억 유로, 신규 수주는 238억 유로, EBITA는 17억 5천만 유로였다. 회사가 밝힌 전체 연구개발비는 전년보다 20% 늘어난 30억 유로다. 이 금액 전부를 회사 자체 자금으로 조달한 미래기술 탐색 예산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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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법인도 2025년 수주액이 전년보다 36%, 매출이 15%, 영업이익이 7% 늘었다고 보고했다. 수주 증가에는 대규모 타이푼 전투기 관련 주문이 크게 기여했다. 반면 공급업체 지급액이 늘면서 영업활동에서 창출된 현금은 감소했다.
44 이 수치들은 산업적 규모를 보여주지만, 특정 시제품의 실전 배치를 증명하지는 않는다.
하우드의 경력은 기술과 조직을 연결해야 한다는 접근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공개 약력에 따르면 그는 정부·산업계·학계를 거쳐 30년 넘게 일했으며, 레오나르도의 영국 전략과 연구개발·혁신 분야를 맡아 왔다.
5 의회 증언에서도 그는 기술만큼 적절한 자격과 경험을 갖춘 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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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오가는 길은 하나가 아니다
외부의 기술을 방위 체계로 들여오는 것과 반대로, 방위 분야에서 나온 기술을 민간으로 확장하려는 협력도 있다. 레오나르도 UK와 Ploughshare는 방위 분야에서 개발된 지식재산 가운데 민간 활용 가능성이 있는 기술의 사업화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1 라이선스나 분사 기업 설립이 가능한 경로일 수 있지만, 공개된 근거만으로 성사된 계약 수나 수익을 말할 수는 없다.
협력을 중시한다고 인수를 배제하는 것도 아니다. 레오나르도 최고경영자는 우크라이나의 새 사업 거점을 통해 현지 군사기술 기업과의 협력, 투자, 인수 가능성을 살피겠다고 밝혔다.
17 기술을 확보하는 방식이 무엇이든 최종 기준은 실제 고객의 필요에 맞게 통합하고 공급할 수 있느냐다.
빠른 시연 뒤에 남는 질문
우크라이나의 전시 기술 시장은 값비싸고 수량이 적은 첨단 체계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자율 장비를 어떻게 함께 운용할지 묻게 한다.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대체한다는 뜻은 아니다. 단가뿐 아니라 생존성, 손실분 보충, 물류, 지속적인 효과를 함께 따져야 한다. 우크라이나 스타트업 역시 전후 수요와 생산 경로가 이어져야 살아남을 수 있다. 레오나르도의 관심이 개별 기업의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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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축 장비는 당장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여유 생산능력은 소모된 장비를 다시 채울 수 있게 한다. 둘 다 비용이 들며, 위기 전에 생산 여력을 유지하려면 그 대비 태세에 비용을 지불할 고객이 필요하다. 양자기술·광학기술·생명공학 같은 영국의 연구 분야에도 같은 질문이 적용된다. 반복 주문이 있을까, 공급업체는 수요에 맞춰 생산을 늘릴 수 있을까.
레오나르도는 ‘소버린 헌터’가 기술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38 그러나 수상 실적이나 회사의 안전성·검증 설명만으로 독립적으로 확인된 배치 성과를 대신할 수는 없다. 방위 체계의 성능 가운데 공개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겠지만, 공개 자료로 판단할 수 있는 ‘프로토타입 워페어’의 성패는 시연까지 걸린 시간만이 아니다. 반복 시험을 거쳐 고객이 구매하고, 안전하게 운용하며,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전력으로 이어지는지가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