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아무리 주변을 잘 보고 정교하게 계획해도, 첫 번째 현실 문제를 넘지 못하면 실제 배치에 실패한다. 바로 현장에 도착하는 일이다.
중국 로봇 기업 Direct Drive Tech가 내놓은 관점은 분명하다. 엠보디드 AI(Embodied AI·구현형 인공지능)의 초기 병목은 지능만이 아니라 물리적 접근성이라는 것이다. 로봇이 연석, 문턱, 파손된 노면, 경사면, 계단, 진흙길을 통과하지 못하면 그 장소에서 작업할 수 없다. 동시에 로봇이 접근하지 못하는 환경의 실제 상호작용 데이터도 쌓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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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소프트웨어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엠보디드 AI는 물리적 본체, 환경과의 상호작용, 지능이 함께 작동해야 하는 시스템이며, 본체의 능력 한계가 AI의 활동 범위도 제한한다.
19 실제로 업계 분석은 고품질 실세계 데이터 부족, 낮은 일반화 성능, 하드웨어 성숙도, 연산 자원, 신뢰성 문제를 서로 얽힌 장벽으로 지적한다.
41 Direct Drive가 강조하는 차별점은 문제를 푸는 순서다. 먼저 다양한 환경에 들어갈 수 있는 로봇을 만들고, 그다음 지능과 사업 영역을 넓히자는 주장이다.
로봇이 현장에 못 가면 데이터도 없다
대부분의 실내 이동 로봇은 비교적 평탄하고 예측 가능한 바닥을 전제로 설계된다. 하지만 실제 경로에는 낮은 문턱, 연석, 계단, 느슨한 흙, 훼손된 포장도로, 급격한 경사 변화, 실내와 실외의 연결 구간이 등장한다.
이런 경계에서 멈추는 로봇은 통제된 시설 안에서는 충분히 쓸모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임무 전체를 수행하거나, 이동이 실패하는 장소에서 새로운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기는 어렵다.
Direct Drive와 관련 보도는 이를 **‘운반체(carrier) 문제’**로 설명한다. 부족한 것은 단순히 더 큰 저장 공간이나 더 많은 학습 예산이 아니라, 어려운 환경까지 실제로 이동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뜻이다. 평평한 바닥에 머무는 로봇은 계단이나 진흙길에서의 이동 데이터를 만들어낼 수 없다. 시뮬레이션과 영상은 사전 학습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통제된 환경과 역동적인 물리적 상호작용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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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점은 배치 방식도 바꾼다. 로봇을 위해 전용 경사로를 설치하거나, 시각 표식을 붙이거나, 이동 구역을 제한하는 식으로 환경을 로봇에 맞추기보다 로봇이 사람이 만든 일상 공간에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보도, 건물, 서비스 구역, 야외 지형을 오가는 업무에서는 이런 접근성이 중요하다.
바퀴와 다리를 함께 쓰는 이유
바퀴와 다리의 비교는 흔히 ‘효율성 대 적응성’의 선택으로 제시된다. Direct Drive의 해법은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대신 하나의 이동 시스템에 결합하는 것이다.
- 바퀴는 매끄러운 바닥과 도로에서 빠르고 효율적이다. 하지만 계단의 높이, 틈, 울퉁불퉁하거나 무른 지면에 제약을 받는다.
- 다리는 몸체를 들어 올리고 자세를 바꾸며 단절된 지형을 통과할 수 있다. 반면 일상적인 이동에서는 제어·에너지·기계 설계 부담이 커진다.
- 휠-레그 로봇은 평소에는 굴러가고, 턱을 넘거나 자세를 안정화해야 할 때 다리 관절을 활용한다.
NVIDIA도 TITA를 바퀴의 속도와 민첩성에 다리의 적응성을 결합한 로봇으로 설명한다. TITA에는 직구동 관절과 허브 모터 구동 기술이 적용됐다.
1 핵심은 모든 길을 걸어 다니는 것이 아니다. 평탄한 구간에서는 효율적으로 주행하다가, 환경이 요구할 때만 더 복잡한 동작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복도에서는 바퀴로 이동하고, 문턱에서는 다리 관절로 차체를 들어 올리며, 경사면에서는 자세를 조절한 뒤, 실외에서는 다시 주행 모드로 돌아가는 식이다. 이런 설계는 작업이 중단되거나 현장을 로봇에 맞게 개조해야 하는 상황을 줄이는 데 초점을 둔다.
직구동 액추에이터가 더하는 것
이동 전략이 작동하려면 로봇이 자세와 힘을 빠르고 정밀하게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직구동 휠 허브 모터는 바퀴에 직접 추진력을 전달하고, 직구동 또는 준직구동 관절은 자세 변경과 장애물 통과에 필요한 토크를 제공한다. TITA는 직구동 관절과 허브 모터를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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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감속기와 변속 장치에 대한 의존을 줄이면 토크를 더 직접적으로 제어하고 움직임에 빠르게 반응할 여지가 생긴다. 물론 공짜로 얻는 장점은 아니다. 모터, 차체, 열관리 시스템, 제어 소프트웨어가 높은 하중과 반복 충격을 견뎌야 한다. 따라서 직구동은 지능을 대신하는 기술이 아니라, 불규칙한 지면에서 계획한 동작을 안정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물리적 기반에 가깝다.
TITA는 이 요소들의 통합을 보여주는 사례다. Direct Drive가 공개한 사양에 따르면 TITA는 8자유도, 최대 토크 120N·m, 이동 중 10kg 적재 능력, 핫스와프 배터리, NVIDIA Jetson Orin NX 16GB 프로세서, 100 TOPS의 AI 성능을 갖췄다. ROS 2와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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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 구성에는 양안 카메라, 초음파 센서, SPAD 센서가 포함된다.
9 중요한 것은 특정 숫자 하나보다, 환경을 감지하고 판단한 뒤 평탄하지 않은 경로에서 실제로 몸의 위치를 바꿀 수 있는 구조가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Xingtian에서 TITA, D1으로
Direct Drive의 제품군은 휠-레그 이동성을 입증하는 단계에서, 작업에 따라 형태를 바꿀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흐름을 보인다.
Xingtian: 초기 상용 휠-레그 로봇
회사는 Xingtian을 초기 상용 직구동 2륜-레그 로봇으로 소개한다. 후속 회사 자료와 업계 보도에 따르면 Xingtian은 바퀴의 속도와 다리의 장애물 통과 능력을 결합했으며, 개방형 SDK를 통한 개발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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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계보에서 Xingtian의 의미는 분명하다. 모든 구간을 완전히 보행하는 대신, 평소에는 주행하고 기존 바퀴형 차체가 어려워하는 지형에서만 다리를 활용하는 소형 플랫폼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TITA: 개발자 중심 플랫폼
2023년 등장한 TITA는 8자유도 휠-레그 이족 플랫폼으로, 더 강력한 액추에이터와 센서 시스템, 모듈형 장착 레일, 연구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인터페이스를 갖췄다.
공개 사양에는 ROS 2 지원, 핫플러그 배터리, 능동 장애물 회피, 최대 20cm 점프 높이, 초당 3m의 최대 속도가 포함된다. API를 통해 더 높은 속도를 사용할 수 있다고 안내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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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A는 검사, 배송, 물류, 농업, 연구 분야를 겨냥한다. 다만 이는 회사의 제품 포지셔닝과 적용 분야 설명이지, 모든 업무가 상용 수준으로 해결됐다는 독립적 증거는 아니다. 그럼에도 이 제품이 지향하는 방향은 확인할 수 있다. 하나의 이동 플랫폼으로 통제된 시설부터 예측하기 어려운 야외 경로까지 이어지는 업무를 다루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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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 로봇의 형태 자체를 바꾸다
D1은 일부 자료에서 D-Infinite로도 불리며, 고정된 휠-레그 차체를 넘어선다. 하나의 모듈로 직립형 2륜-레그 로봇처럼 운용하거나, 모듈을 결합해 더 낮은 4륜 크롤링 구성으로 전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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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사양 자료는 최대 70cm 장애물 높이와 크롤링 모드 최대 100kg 적재 능력을 제시한다. 직립형 구성에서는 80kg 적재 사양도 제시돼 있다.
24 즉, D1의 모듈 구조는 업무에 따라 기동성과 안정성, 적재 능력 사이의 균형을 바꾸려는 설계다.
혼합 환경에서는 이런 차이가 중요하다. 직립형은 보도나 계단 주변에서 좁은 공간을 통과하거나 접근성을 확보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 반대로 낮고 결합된 구성은 무거운 짐이나 거친 지형에서 더 안정적인 기반이 될 수 있다.
결국 범용성은 하나의 완벽한 형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작업에 맞춰 물리적 구성을 바꿀 수 있는 플랫폼에서 나올 수 있다는 발상이다.
이 전략이 증명하는 것과 증명하지 않는 것
Direct Drive의 구조는 실제 제약 하나를 정확히 겨냥한다. 로봇은 도달하지 못하는 장소에서 일할 수도, 그 장소의 상호작용 데이터를 수집할 수도 없다. 휠-레그 방식은 순수한 바퀴의 효율성과 순수한 다리의 지형 적응성 사이에서 현실적인 절충안을 제시하며, 직구동 액추에이터는 상위 수준의 이동 계획을 빠르게 반응하는 물리적 제어와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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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장 진입은 첫 번째 관문일 뿐, 전체 병목은 아니다. 로봇에는 신뢰할 수 있는 인식, 조작, 내비게이션, 안전 동작, 에너지 관리, 유지보수 체계, 변화하는 조건에 일반화되는 모델이 모두 필요하다. 정부와 업계 분석 역시 고품질 실세계 데이터의 부족과 낮은 재사용성, 실험실과 실제 환경의 간극, 대규모 운영에서의 하드웨어 신뢰성 문제를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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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용화 성과도 신중하게 읽어야 한다. Direct Drive의 제품 페이지와 회사 자료는 특정 구성과 시험 조건에서의 기능, 적용 분야, 성능을 설명한다. 이는 범용 자율성이나 대규모 배치를 독립적으로 입증한 것과는 다르다. 회사의 로봇 사업은 성장하는 관련 제품군과 별개로, 아직 상용화 규모가 제한적이라는 독립 보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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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보디드 AI가 먼저 풀어야 할 순서
Direct Drive가 제안하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 실제 업무가 이뤄지는 다양한 환경에 들어갈 수 있는 몸체를 만든다.
- 현장 접근성을 바탕으로 작업을 수행하고 풍부한 실세계 상호작용 데이터를 수집한다.
- 반복적인 배치와 경험을 통해 인식, 제어, 일반화 성능을 개선한다.
- 특정 적용 분야에서 출발해 더 넓은 사업 영역으로 확장한다.
이 때문에 Direct Drive의 휠-레그 로봇은 단순한 차체 설계의 대안이 아니다. 엠보디드 AI를 어떤 순서로 구축해야 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관점을 담고 있다.
범용 로봇이 되려면 먼저 세상을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그보다 앞서, 이해해야 할 세상에 실제로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Direct Drive가 말하는 ‘물리적 진입’은 바로 그 첫 번째 조건이다.